< ‘선한 일’ - 중장년 경력전환 컨설턴트

(서초50플러스센터) >

[인터뷰] 서초50플러스센터 중장년 경력전환 컨설턴트 (유경연 / 배문주)

남태평양에 뉴브리튼이라는 섬이 있다. 그곳에서는 일은 힘든 것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열심히 일하면 좋은 마음이 우러나고, 좋은 일은 좋은 생각에서 생겨난다는 마음가짐으로 산다. 일은 인격을 수양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노동의 결실인 수확을 통해 자신의 인격이 높고 낮은지 평가된다고 믿는다. 농사를 잘 짓고 밭의 냄새가 좋은 사람, 즉 일을 제대로 한 사람은 인격적으로 높은 사람이라 평가된다. 반면, 서양에서의 일은 책임이자 짐이다. 구약성서에서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일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즉, 원죄는 노동이라는 관념이 우리 일상에 깊숙하게 박혀있는 이유기도 하다.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쓴 <왜 일하는가?>란 책에서 나온 내용인데 우리네 중장년들에게 ‘일’에 대해 곰곰이 되새겨볼 만한 생각이다. 치열한 삶 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력을 탐색하는 중장년에게 ‘일’은 무거운 짐이기보다 보람이고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그런 좋은 일자리를 연계해주는 ‘선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바로 서초50플러스센터의 ‘뉴딜 일자리 중장년 경력전환 컨설턴트’ 유경연 님과 배문주 님이다.

Q. 뉴딜 일자리 중장년 경력전환 컨설턴트가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뉴딜 일자리 중장년 경력전환 컨설턴트는 전문자격을 갖춘 동년배 전문 컨설턴트들이 상담자들의 적성과 능력, 재무상태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여 원스탑으로 가장 적합한 일자리를 매칭시켜줍니다. 작년까지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파트타임의 보람 일자리로 운영했으나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근무로 전환되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상담을 심도 있게 지속해서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더불어 올해부터는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인 서울런 4050과 관련하여 “미네르바 직업전환 지원 멘토단”으로서의 역할이 추가되었습니다. 40대의 직무전환 및 전직 교육훈련을 안내하고 학습 멘토로서 상담하는 일을 함께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50플러스재단 및 서초50플러스센터에 대한 홍보사절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내실 있고 신뢰성 높은 구조화된 컨설턴트를 진행하기 위하여 사전에 <50+생애설계 진단지>를 활용하여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일자리를 분석하여 연계시켜주고 있습니다.

Q. 그러면, 생애설계 진단지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잠깐 소개해주실 수 있습니까?

<50+생애설계 진단지>는 생애에 관련된 제반 사항을 일, 활동, 재무, 관계의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설계되어 있습니다. 중장년의 일자리 분야 상담과 경력설계에 관련된 ‘일’ 영역과 사회공헌활동 등 ‘활동’과 관련된 영역, 그리고 체계적인 노후 준비를 지원하기 위하여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연계한 ‘재무’, 마음건강센터와 연계한 ‘관계’ 영역입니다. 진단지는 세부적으로는 각 영역별 8~9개의 항목에 체크 후 영역별 점수 합계를 평균값과 비교하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컨설턴트는 내담자의 진단지 작성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상담 영역을 1개 또는 2개로 좁혀서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진단지는 짧은 상담 기간이나 횟수 동안 내담자의 요구 및 문제를 신속히 파악하고 밀도 높은 상담을 위한 사전자료로써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Q. 저도 컨설팅을 꼭 받고 싶은데 상담 신청은 어떻게 하나요?

너무나 간단합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나 서초50플러스센터에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하시고, 상단 배너에서 생애설계 하단에 있는 ‘상담신청’을 클릭하시면, 창이 뜨고 여기에 내담자 인적사항과 4개 영역 중에서 상담이 필요한 영역을 선택하고 희망 상담센터와 시간, 기타 참고할만한 경력사항을 적으시면 됩니다. 기자님의 상담 신청을 꼭 기다리겠습니다.(^^)

Q. 올해부터 “찾아가는 생애설계 상담”이라는 신개념 이동 상담을 진행해서 매우 호응이 뜨거웠다던데 한번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서초50플러스센터에서는 올해 5월 31일에 양재근린공원에서 “찾아가는 복지상담” 행사를 처음으로 진행하였습니다. 200여 명의 주민이 홍보부스를 방문하셨는데 50플러스재단에서 중장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인근에 위치한 서초50플러스센터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접하고 대단히 놀라워하셨습니다.

▲ 유경연 컨설턴트(사진 좌측)가“찾아가는 복지상담”에서 방문하신 내방자를 대상으로 생애설계상담 내용을 홍보하고 있다. ⓒ 서초50플러스센터 제공

그래서 6월부터는 인근 서초구 내 주민센터 중 몇 곳을 방문하여 “찾아가는 생애설계상담”을 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바로 일대일 생애설계상담과 취업컨설팅을 할 수 있어서 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집 근처 주민센터에서 상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매월 셋째 주와 넷째 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내곡동 주민센터, 양재 1, 2동 주민센터에서 “찾아가는 생애설계 상담”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이 일을 지원하신 동기와 계기가 있으신가요?

(유경연 컨설턴트) 중장년층이 구직 의욕은 높고 열의가 남다르지만, 관련 정보에 취약하고 자신이 기존까지 했던 경력과 상관없이 단순노무직으로만 일자리를 이어가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웠습니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용노동부 장년인재은행에서 취업 지원업무를 하다가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연계형 중장년 인턴십과 사회공헌 일자리, 4050 중장년 이직 지원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생애전환을 앞둔 중장년에게 자신의 경력과 강점을 활용한 다양한 일자리 정보를 제공해 드릴 수 있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배문주 컨설턴트) 외국계 항공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하여 경력전환을 위해 서초50플러스센터의 보람 일자리에서 4개월여 파트타임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전문자격은 아직 미흡하지만 제가 지금껏 겪어온 경험과 열정으로 인생과 일에 대한 멘토로서 컨설턴트를 하면 누구보다 잘할 거라는 자신감으로 지원하였습니다. 선배이신 유경연 선생님께 많은 조언을 받으면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Q. 이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기억과 힘들었던 기억 하나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유경연 컨설턴트) 가장 보람 있었던 기억은 40년 넘게 홈스쿨 학원 대표로 계셨으나 취학아동이 줄고 홈스쿨 선생님 구인이 어려워 올해 4월 폐업하신 72세 여성분에 대한 상담입니다. 평생 일해오신 분이라 ‘은퇴’란 단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업에 실패했다는 좌절감에 빠져있었습니다. 이제 죽을 날만 남았다는 우울감에 젖어 혼자 집에 있기가 괴롭다고 하시며 어디라도 일할 곳이 있으면 연결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보유하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활용하여 시니어 일자리 관련하여 “독거노인 말벗” 일자리를 매칭시켜 드렸습니다. 임대아파트에 거주 중인 독거노인의 안부와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는 일이었는데 고령임에도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감사해하셨습니다.

비록 50플러스재단이 제공하는 일자리가 4060대를 주 대상으로 하다 보니, 70대 고령인 경우 일자리 연계가 현실적으로 제한사항이 많아 구직자들이 기다리다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구직 의욕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다른 내담자들에게 희망을 드리는 좋은 사례였고 보람 또한 있었던 일로 기억됩니다.

(유경연 컨설턴트) 특별히 힘든 점은 없지만, 내담자 중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서울이 아닌 경우 취업 지원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많이 아쉬운 점입니다. 서초센터는 위치상 분당구, 성남시와 가까워서 상담 오신 분 중 50플러스재단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일자리 사업에 대해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정보를 제공해드릴 수 없다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깝고 힘든 점이었습니다.

Q. 내 삶에 뉴딜 일자리 중장년 컨설턴트는 000이다?

(유경연 컨설턴트) 내 삶에 뉴딜일자리 중장년 컨설턴트는 “소중한 만남을 가능하게 한 직업”이다. 뉴딜 일자리 중장년 컨설턴트에 합격한 후 제공된 120시간 동안의 직무 전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때 함께 활동하게 될 전문성과 인품을 두루 갖춘 45명의 컨설턴트분들을 알게 되었고, 서초센터에 배치되어 센터장님 이하 관리자, 젊은 20~30대 사회복지사, 매일 구내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준비해주시는 영양사와 조리사, 시설의 안전관리자 등 모든 분에게서 열정과 무한 긍정 에너지를 받습니다. 또한, 상담하고 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더없이 뿌듯한 마음을 느낍니다. 특히 그들에게서 작은 희망과 열정을 느끼며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지닌 좋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중장년 컨설턴트라는 직함은 그래서 “좋은 인연의 통로”입니다.

Q. 앞으로 이 일을 하시면서 추가적인 계획과 목표가 있습니까?

(유경연 컨설턴트) 서초50플러스센터에서 중장년 경력전환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모든 직업이 비슷하지만, 특히 정보에 민감하고 지속해서 자기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직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직업상담사 1급 취득을 포함하여 필요한 관련 교육과정 이수를 통하여 전문성을 더욱 높여서 전직지원 컨설턴트 경력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동년배 중장년세대에게 경력전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돕는 역할이 제게 너무나 어울리고 딱 맞는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우리나라에서 본인이 원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경력전환을 통해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일터의 현자>의 저자 칩 콘리는 왜 세계 최고의 핫한 기업들이 시니어들을 모셔 오는가란 질문을 던지며, 그들은 ‘멘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터의 현자는 젊은이들의 멘토이자 경력전환으로 인해 새로운 분야에서는 인턴이라는 의미이다. 서초50플러스센터의 중장년 경력전환 컨설턴트들이 수많은 일터에 현자(賢者)인 멘턴을 공급해주는 선한 일들을 신명 나게 하길 소망해본다.

시민기자단 서상록 기자(qmsss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