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장난감 코디네이터 실전과정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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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 심화과정을 넘어 이제부터 실전이다
지하철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10분 거리에 「목재문화진흥회」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목재 문화와 교육에 관한 조사, 연구, 교육, 홍보 등을 담당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가 주관하는 나무 장난감 코디네이터 실전 과정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예정된 일보다 2주 늦게 9월 17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실전 과정에는 「나무 장난감 코디네이터」입문 과정과 심화 과정을 이수한 1, 2기 모두 10명이 참석했고, 교육은 목재문화진흥회 교육사업실장인 황의도 박사가 담당했다.
실전과정은 입문, 심화과정을 이수한 수강생만 대상이다
■ 나무를 다루는 기술을 배우는 과정
9월 24일, 2일 차 교육과정을 보기 위해 목재문화진흥회 2층 교육 장소에 들어서니, 아직 교육 시간 전인데, 실습장에서는 나무공예와 관련있어 보이는 첨단기계들을 사용하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한쪽에서는 띠톱(band saw)으로 잘라내는 소리, 전기톱으로 나무를 일정 크기로 잘라 내는 소리 등 3인이 제각기 내는 소리이건만 왠지 계속 들으니 화음처럼 들렸다. 수업 시작 전에 미리 준비물을 챙기는 소리였다.
띠톱을 이용, 곡선 부위 등을 잘라내고 있다
나무를 일정 크기로 잘라내고 있다
교육 장소에는 많은 첨단 장비들이 있었고, 오늘 교육생들은 이 장비들을 직접 사용하면서 나무 다루는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볼 생각들이다. 황의도 실장은 교육 2일차를 맞아, 첨단 장비인 CNC를 이용해서 다양한 문양 만들기, 조각칼로 스푼 모양을 만들고 여러 기계들을 사용해서 완성하기, 그리고, 지난 1일 차 교육 시간에 만들어 보았던 <도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왁스로 마무리할 것을 주문했다.
실전에서 쓰는 조각칼은 종류도 다양하다
조각칼 사용방법 시범을 보이는 황의도 박사
■ 조각칼 사용(우드 카빙)과 기계장비로 스푼 만들기
조각칼은 나무공예에 있어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제각기 다른 모양의 조각칼은 당연히 용도도 다르다. 다양한 종류의 조각칼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나무를 다루는 세심한 기술도 용도에 따라 다양하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황의도 박사는 조각칼 사용방법을 얘기하면서 체중을 이용하고, 방향조정을 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야 나무가 잘라지는 소리와 소위 손끝에서의 칼맛을 느낄 수가 있다고 한다. 달리 말하면 잘라지는 소리가 좋고, 손 끝에서 칼맛을 느낄 때 조각칼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하겠다.
각자가 원하는 크기의 스푼을 연필로 그리고 스푼의 파인 부분을 조각칼로 떠내고 있다
수강생들은 제각기 원하는 모양의 스푼을 연필로 디자인한 후 조작칼을 이용, 스푼의 파인 부분을 원하는 만큼 파낸 뒤 원목의 측면과 필요 없는 부분 손질 등을 위해 각종 기계장비들을 직접 사용해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띠톱(band saw)으로 스푼의 곡선 부분 등을 원하는 방향과 깊이로 잘라낼 수 있는 장비다. 모두들 신중한 자세로 긴장된 표정들이다. 방향을 한번 잘못 잡으면 전체가 망가질 수가 있으니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닌 것 같았다. 다음으로 많이들 사용한 장비는 사포의 기능을 갖는 것으로 보이는 벨트 샌더(belt sander)였다. 돌출된 부분을 다듬어 주고 매끄럽게 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는 듯했다.
띠톱(band saw)을 사용하고 있는 수강생
황의도 박사의 원 포인트 레슨은 구세주와 같다
내가 만든 스푼 멋있죠? 이것으로 뭘 먹지?
■ 첨단장비 CNC로 다양한 문양 만들기
이날 교육의 하이라이트는 CNC로 다양한 문양 만들기. 수강생들에게는 다소 낯설어 보이는 장비였던 CNC는 조그만 크기였지만, 컴퓨터와 함께 연결되어 나무공예에서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는 첨단 장비다. 기능상으로 볼 때 언뜻 3D 프린터를 연상할 수 있는데, 3D 프린터는 무언가 더해져서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이 CNC는 나무를 주문에 맞게 깎아내는 장비다. 3D 프린터가 더해주는 장비라면 CNC는 빼내는 장비다.
황의도 박사가 CNC 사용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CNC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첨단장비다
컴퓨터로 연결된 CNC는 일정한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어 프로그램이 지시하는 대로 따라 하면 원하는 문양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즉, 컴퓨터에 x,y,z 3방향 축을 조정하고, 원하는 문양을 선택한 후, 나무를 갈게 되는 날도 선택하고, 작업의 깊이 및 방향 등 디테일을 입력시킨 후 저장하고, 저장한 파일을 불러내서 작업지시를 하면 자동으로 문양이 만들어져 나온다. 수강생 모두 한 명씩 교대로 실습하면서 원하는 문양을 만들어 냈다. 수강생들은 첨단 장비를 나 혼자 스스로 이용해서 무언가 만들어 냈다는 뿌듯한 기분 때문에 장시간에 걸친 이날 실습교육(5시간)도 전혀 피곤하지 않는 듯한 모습들이다.
문양이 CNC에서 만들어지고 있는것이 신기하다
CNC가 만들어 낸 다양한 문양들
■ 첫째 날 교육에 만들던 <도마> 완성하기
9월 17일 강좌가 개설되면서 처음으로 함께 만들어 본 나무공예는 <도마> 만들기였다. 단단한 오크 소재 나무를 자르고, 곡선 모양내고, 갈아서 촉감을 부드럽게 하고, 마지막에는 왁스를 칠해서 완성하는 공정이다. 대부분 거의 마무리 공정에 있었던 <도마>들로 그렇게 긴 시간 필요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완성해 나갔다. 마지막 마무리를 위해 일시에 갈아대고, 잘라 내는 소리들이 처음에는 전쟁난 것처럼 소음으로 들렸으나, 왁스칠을 할 때 곧 조용한 평화가 찾아 왔다.
마지막 공정을 기다리고 있는 도마들
오늘 마지막 마무리는 도마에 왁스 칠하기
■ 목수 카펜터즈(Carpenters)의 작은 꿈을 위해
나무장난감 코디네이터 실전과정(1기)은 추석 연휴 한 주를 쉬고, 10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수강생들의 실력도 몰라보게 좋아질 것이다. 나무장난감 코디네이터 2기로 들어와 이번 실전교육에 참여한 종로구에 사는 김태정 님은 “나무를 만지는 게 너무 좋고 재미있다.”고 한다. 그는 “나무공예를 하면서 집중력도 몰라보게 좋아진 것 같고, 생각해 보지 못한 좋은 경험을 하는 것 같다.”면서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아무쪼록 남은 교육과정이 잘 끝나고, 수강생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목수 카펜터즈가 되고 싶은 작은 꿈도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