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카페 운영하던 전직 은행맨
상담 경험 살려 아예 회사 차려
미국 은퇴자 30%가 봉사활동
국내 60대 참여율 7.8%로 낮아
재능기부 활동비 지원 늘려야
이병철(50)씨도 봉사활동을 하다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됐다. 2007년 저축은행에서 퇴직하고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그는 포털사이트에 이혼카페를 운영했다. 자신의 아픔도 달래고, 다른 사람에게 상담도 해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뜻밖의 직업아이템이 됐다. 그는 2011년 아예 이혼(divorce)에 현재진행형 접미사(ing)를 붙여 디보싱사를 차렸다. 2년 뒤 직업개발원에 이혼플래너라는 이름을 정식 등록했다.
은퇴 뒤 경력이나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봉사나 재능기부는 또 다른 인생의 즐거움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직업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봉사 자체도 보람된 일인데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서울시도심권 50+센터가 예비 은퇴자에게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재취업(50.9%) 다음으로 사회공헌활동(20.6%)이 많았다. 봉사의 개념이 가미된 사회적 기업이나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사람도 11%나 됐다. 서울시도심권 50+센터 고진수 센터장은 “어느 정도 노후 준비가 된 은퇴자들은 재능기부를 하거나 사회봉사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 1~5월까지 이곳에서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한 은퇴자는 1469명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도 은퇴자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낮은 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0대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14.5%, 60대는 7.8%에 그쳤다. 반면 미국은 은퇴인구의 30%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이효남 부연구위원은 “50~60대의 자원봉사 참여율이 미국보다 낮은 것은 전문성이나 연속성이 없어 일회성으로 끝나는 봉사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저소득 고령자에게 봉사와 생계비를 접목한 새로운 복지제도도 시행 중이다. 55세 이상 저소득층 은퇴자는 노인동료프로그램을 통해 몸이 불편한 장년층 노인의 가사 보조, 쇼핑, 세금 납부, 병원 예약과 같은 봉사를 하고 활동비를 받는다. 일본의 단카이 노블레스 오블리주(DNO)는 지역 결속을 다지는 최상의 봉사단체로 꼽힌다. 지역주민·상인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창업을 지원하는 한편 지역사회의 지도자도 육성한다.
한국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의 사회공헌활동이 대표적이다. 전문성을 갖춘 은퇴자가 재정 구조가 열악한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단체에서 재능을 기부하면 식비와 교통비는 물론 활동수당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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