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평(66)씨는 2015년 하반기에 약 석달 동안 경기도 양주시 장흥에 있는 가나아트파크에서 도슨트를 했다. 1주일에 4~5번씩, 한번에 4시간씩 근무했으며 시간당 1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도슨트의 주 관객은 영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의 어린이들이다. 가나아트파크에 있는 가나어린이미술관, 피카소어린이미술관, 에어포켓 등의 여러 가지 다양한 전시공간과 체험공간을 방문하게 되면 김씨 같은 시니어인턴들이 도슨트 겸 안전요원으로 활동한다. 겨울방학 기간이라 도슨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김씨를 가나아트파크에서 만났다.
미술관 도슨트라면 어떤 일을 하는 것인가?
“적게 오면 칠팔십명이고 많으면 800명도 오고 그러는데 아이들이 예술작품을 둘러볼 때 작품 설명을 해주는 일을 했다. 또한 동시에 아이들의 안전을 돌보는 활동도 중요하다. 미끄럼틀, 계단, 설치된 미술품들과 부딪치거나 넘어지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늘 조심하고 긴장한 상태로 아이들을 맞이한다.”
어떻게 준비를 했는가?
“서울시어르신취업훈련센터에서 교육을 석달 정도 받았다. 그리고 미술관에서도 교육을 받았다. 집에서 따로 인터넷을 통해 미술작품에 대해 공부도 했다. 어린아이들이니 전문지식보다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적정 수준의 해설이 필요하다. 피카소어린이미술관엔 피카소의 판화 작품이 있는데 단순화시킨 여체 그림이 많다. 아이들 눈에도 그게 여자로 보였는지 ‘피카소는 (작품 속에) 왜 여자가 많아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피카소 할아버지는 여자친구가 많았어’라고 답해주었다. ‘얼굴이 왜 두개가 있어요?’라고 묻는 아이도 있었다. ‘피카소는 상상력을 끌어내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했는데 깊이 보고 생각을 해보라는 뜻이다’라고 답했다.”
도슨트 일이 만족스러운지? 그 밖에 하는 일은?
“수입도 되고 즐기면서 일할 수도 있어서 만족한다. 내가 방송통신대학 영문과에 다니다 말았는데 복학해서 졸업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서 기타 연주로 밴드 활동까지 했었다. 지금은 ‘전자올겐이 좋은 사람들’ 같은 사이트에서 기타 등 악기 수리, 노래방 기기 설치 판매 등의 일도 간간이 하고 있다. 말기암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4년 정도 하다 잠깐 쉬었는데 올해엔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바쁘겠다고? 하하, 움직일 수 있을 때 열심히 활동해야지.”
김씨는 현재 서울 도심권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에스엔에스(SNS) 교육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스마트폰 사용법뿐만 아니라 새로 나온 구글 카메라도 배우고 있다. ‘이모작 열린학교’ 프로그램은 간혹 20대, 30대 젊은이들도 배울 정도로 내용이 알차다고 김씨가 적극 추천했다.
[2016.1.12 한겨레] 글·사진 곽윤섭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