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설계아카데미- 숲학교(5차)


 

                           일시  2020년 7월 16일 14:00~17:30

                          장소  백사실계곡

                          강사  이여송 (사)숲연구소 부소장 및 생태사업위원회 위원장

                                 박순희 (사)숲연구소 전문생태강사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숲길을 걸으며, 잠시 삶을 돌아보고,

인생의 여정의 순간마다 마주치는 삶의 다양성에 대한 생각해 보는 것은,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이나, 인생이 즐겁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누구에게나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약속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여름 더위를 상징하는 복더위 초입, 오늘은 초복,

지난 며칠 장마 비로 좀 선선했다고 싶었는데, 다시 기온이 30도까지 올랐습니다.

이마마다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힌 사람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얼굴이 밝습니다.

 

오늘은 다섯 번의 교육일정 중 마지막 날로

숲에서 새로운 삶의 시작을 선언한다는 주제로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것입니다.

 

그동안 네 차례의 숲탐방을 함께하였기에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구동성

“아쉽다”

너무 빨리 끝나서 서운하다고들 합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암울했던 마음을 달래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어 정말 고맙다고 합니다.

발열체크와 출석부 정리에 바쁜 김규리피엠의 얼굴에도 미소가 감도는 군요.

 

 

이름 이여송보다는 곰솔에서 따온 소곰선생으로 불리우길 좋아하는 강사님 인솔아래

두 시 정각 길을 떠납니다.

아니, 출발하는 듯 하더니 이내 멈춰섭니다.

오늘의 행선지 백사실 계곡 일대에는 공중화장실이 없어 미리 용변을 보고 가도록 합니다.

슈퍼마켓에서 손님들을 위해 개방한 화장실을 이용했습니다.

골목길을 따라 계곡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화단에 핀 꽃들을 소재로 설명이 이어집니다.

이 꽃의 이름은 범부채~~~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문화사적(백석동천, 사적 제462호)과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자연생태지역으로 1급수에서만 사는 도롱뇽을 비롯해, 개구리, 버들치, 가재 등

다양한 생물체들이 서식하고 있답니다.

백사(白沙) 이항복의 별장터가 있어 백사실계곡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던 길 멈추고 반대편 인왕산을 바라보며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 말씀해 주시네요.

재미있어 나중에 써먹을려고 적어봤습니다.

 

[원두막]을 소재로 한 삼행시입니다.

 

                                           smiley원~, 원숭이 똥꼬는 빨~개.

                                           smiley두~, 두 짝 다 빠~알~개~~

                                           smiley막~, 막~ 빠~알~개~~~~

 

이를 배운 할머니가 너무 재미있어 집에 가자마자 손주에게 들려 주었답니다.

 

"원~, 원숭이 똥꼬는 빨~개"

이렇게 시작을 하기까진 좋았는데,

원두막은 생각이 안 나고 원숭이만 자꾸 입에 맴돌아, 결국

'숭'과 '이'로 운을 떼어

 

"숭~, 숭하게 빨~개,

이~, 이게 아닌데..."

이랬답니다.

 

laughlaughlaugh

모두들 '빵' 터졌습니다.

smiley

이렇게 소곰 선생님은 수업시간 내내

유머, 해학, 울림이 있는 말씀을 적시에 터뜨리며 길을 인도하였습니다 .

 

백악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세 개가 있는데,

삼천동천, 백운동천, 백석동천이랍니다.

삼천동천, 백운동천은 청계천을 이루어 동쪽으로 흘러가 한강으로 합류하고,

백석동천은 홍제천을 거쳐 불광천과 합류하여 한강, 임진강, 예성강을 만나 서해바다로 흘러갑니다.

 


 

고인 물은 썩기 쉽지요.

물은 흘러야만 깨끗해진다고 합니다.

이런 물의 속성으로 물은 명사가 아닌 동사로 볼 수 있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데,

나름 일리 있어 보입니다.

여기 백사실 계곡물은 1급수로 도롱뇽이 살고 있답니다.

 

무자천서(無字天書)

자연은 글자가 없지만 하늘이 쓴 책이라는 뜻이지요.

소나무류 잎의 생존기간은 4년, 계속 후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답니다.

나무에게서 다시 삶의 윤회를 배웁니다.

 

 

나무 잎을 살펴보며 자연의 삶과 인간의 삶을 비교해 봅니다.

녹색의 잎은 애벌레에게 안식처이자 먹이로, 애벌레는 잎 전체를 먹지 않고 조금만 갉아 먹는다는 군요.

나무가 살아야 자신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죠.

싹쓸이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인간과는 다른 삶의 방식입니다.

자신을 지키고

자식을 낳기위한 양분이 되는 꽃과 열매,

다른 생명을 위해 기꺼이 내어주는 잎을 보며

상념에 빠집니다.

 

백사실계곡 이름의 유래가 된 백사 이항복의 별서 터에 왔습니다.

초석만 남아 있지만 4백 여 년 전의 인문을 생각합니다.

흉지에 서봐야 길지가 보인다는 이치를 배웠습니다.

비온 뒤 여름 날 저녁, 시원한 솔바람과 함께 맞은편에 월암동천 각자바위가 달빛에 반짝이는 듯합니다.

 

산모퉁이 돌 때마다 마주치는 돌탑들, 여기에도 있네요.

돌탑은 일종의 비오톱이라는 선생님 말씀에 모두 고개를 끄덕입니다.

맞아요, 곤충들의 아파트이자 다양한 생물체의 서식지입니다.

자연의 섭리를 생각하며 돌맹이 하나 올립니다.

 

 

'생각할 거리'들을 주시네요,

젊음과 늙음

여성성과 남성성

파괴와 창조

애착과분리

 

숲을 체험하고 생태적인 마인드를 갖추어 갑니다.

바위라는 무생물이 있었습니다.

먼저 의류, 이끼, 양치류 순으로 자리를 잡고 

솔 씨가 날아와 뿌리를 내리는 신비한 생태계를  보며

생명의 다양성을 보고 느끼고,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오늘 마지막 수업이라고 책거리로 떡을 준비했군요.

넘치는 정, 배려하는 마음들이 아름답습니다.

떡과 과일, 음료를 나누어 먹으며 

[나의 새로운 삶의 로망] 실천 계획을 세워봅니다.

 

 

'어떤 멋진 여행에도 마지막이 있다'고 시작한 강사님의 마무리 말씀에 이어  

돌아가며 계획과 소감을 나누면서 마무리 합니다.

 

다시 별서터에 돌아왔습니다.

 

부강사이신 들콩님의 멋진 오카리나 연주에 연이은 앵콜로 마지막 숲학교의 아쉬움을 달랩니다.

 

숲에서 읊어 주신 박노해 시인의 도토리 두 알을 떠올리며 오늘의 여정을 마감합니다.

 

 

도토리 두 알 / 박노해

  ​

 

산길에서 주워든 도토리 두 알

한 알은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

한 알은 크고 윤나는 도토리

나는 손바닥의 도토리 두 알을 바라본다

 

너희도 필사적으로 경쟁했는가

  내가 더 크고 더 빛나는 존재라고

땅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싸웠는가

진정 무엇이 더 중요한가

 

크고 윤나는 도토리가 되는 것은

청설모나 멧돼지에게나 중요한 일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건 참나무가 되는 것

 

나는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를

멀리 빈숲으로 힘껏 던져주었다

울지 마라, 너는 묻혀서 참나무가 되리니

 

학습지원단 신동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