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판을 보면 회원들은 갑자기 진지해지기 시작하는 데...
그 숙연함을 종교적 신앙심에 빗대면 무리일까?
토요일 어김없이 강사님의 등장과 함께 커뮤니티 분위기는 열공 모드로 돌입한다.
강사님 등장하기 전까지 이러저러한 얘기로 웃고 떠들던 분위기가 갑자기 휙 돌변하는 게 참 신기하다.
이러한 배움에 대한 열정이 조금만 더 일찍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신중년이 되어서도 열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100세 시대, 우리에게 남은 인생은 아직도 창창하기 때문이다.
바둑은 참으로 심오한 사상과 원리를 담고 있어서 예로부터 선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흔치 않는 취미,
여가생활이었다. 현대인들은 이렇게 부동석한 자세로 한 자리에 오래 머물지를 못한다. 조급함이 앞서고
그래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바둑이야 말로 현대인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여가생활이 아닐까?
매우 진지한 바둑 커뮤니티 회원들 때문에 이러저러한 생각이 들었다.
이 춘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