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뭘 좋아하는 사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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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생애설계상담소 (여가편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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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의 서정이 가득한 북한산 자락, 불광동에 자리한 서부캠퍼스에서는 코로나 대응 1단계 전환 뒤 대면 강의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10월 30일(금) 오후. 만추의 양광이 가득 내리쬐는 피아노 숲을 지나 기록원 옆에 자리한 서부캠퍼스 건물이 새삼스러워 보입니다. 3층 모임방에 모이신 수강생분들은 생애설계상담소 여가편 1, 2 강의를 이미 들은 터라 서로 안면이 있고 조금은 가까워진 모습으로 수업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친밀함. 온라인 수업에서는 느끼기 힘든 인간관계의 결과물이죠. 대면 강의를 보니 금방 비교될 만큼 차이가 나네요. 얼른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주 동안 수강생 여러분들은 ‘난 뭘 좋아하는 사람이지?’라는 주제를 가지고 자기를 들여다보며 자기 이해 시간을 가졌다 합니다. 수명 연장과 패러다임의 변화로 ‘나의 여가’를 진단해 보고 나에게 맞는 여가를 디자인해보는 시간으로 오늘은 특별히 ‘전문적인 여가로 진화하기’라는 주제로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난영(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컨설턴트)님의 질문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여가는?’ TV 보기라는 답이 먼저 나옵니다. 그러면 ‘하고 싶은 여가는?“ ”사람들과 더불어 하는 활동”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옵니다. 사람들의 주말 여가 활동을 조사해본 결과, 1) TV 시청 2) 휴식 활동 3) 컴퓨터, 인터넷 사용 4) 취미, 자기 계발 5) 스포츠, 문화예술 활동 순으로 조사 결과가 나옵니다.
여가는 재미와 의미와 일거리의 조화를 균형 있게 이루는 것이 바람직한데 보통 3가지 종류로 나눈다고 합니다. 첫째. 일상적인 여가. TV 시청이나 독서, 등산 등 원하면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여가. 둘째는 프로젝트 여가. 일회적이며 일시적 노력이 가미되어야 하는 생일 파티나 여행 등의 여가가 되겠죠. 셋째는 진지한 여가. 마라톤이나 자격증. 자원봉사 등 지식을 쌓고 노력을 해야 하는 여가로 전문적인 여가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만족도가 오래 지속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진지한 여가, 전문적인 여가입니다.
수명이 길어지고 다중 경력이 요구되는 시대에 평생학습은 어쩌면 당연한 방향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액티브 시니어, 뉴노멀 중년이라고 불리는 오팔세대(58년생. 베이비부머세대)부터 현재의 40~50대에 이르기까지 소비패턴을 분석한 자료 중 (출처:BC카드) 2015~2016년 지출 증가율을 보면 1) 헬스클럽 2) 피부미용 순입니다. 자기관리의 시대라는 말의 반증이죠. 4050세대 아재들의 소비패턴(출처:옥션)을 봐도 레포츠 용품. 건조기. 스타일러. 드론. 이런 취미 용품의 증가율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예전엔 등산 간다면 친구 따라 등산 간다. 하지만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고 뒤풀이가 제맛이야~ 이랬다면 요즘 중년들은 산 전문 유튜버. 백두대간 종주. 100대 명산 등반. 사찰 순례. 야생화 전문가. 이런 식으로 프로의 냄새가 많이 난다는 게 좀 달라진 점입니다. 등산의 즐거움이 국립공원관리공단 입직이나 걷기지도사, 산행 교육 강사 등의 일거리로 이어지기도 하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등산뿐 아니죠. 본인의 전자책 출간 경험을 바탕으로 전자책 만들기 강사가 되신 분도 있고,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걸 취미로 하다가 책을 내거나, 여행을 즐기면서 여행작가가 되신 분들도 다 이런 전문적인 여가를 즐기신 분들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 세대는 아니지만 정낭자블로그를 운영하시던 분 역시 비슷한데요. 빵을 즐겨 먹어 빵집을 찾아 다니다보니 서울 지하철 빵 지도를 만들고 정낭자의 빵생빵사라는 사회적 기업의 대표까지 되신 분도 있습니다.
전문적인 여가에 이어 중요한 두 번째 이야기는 시간을 관리하라는 얘기입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 얘기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얘긴데요, 앞으로 우리에게 30년의 세월이 더 있다면…. (웃음) 하루 3시간씩 하면 10년이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하루 6시간씩 투자한다면 5년이면 됩니다. 물론 하루 10시간씩 빡세게 하면 3년이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죠. (웃음) 하루 3시간씩만 투자한다 해도 3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시간이 우리에게 남아있는 겁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는 사회 공헌으로 의미를 더하라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남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마더 테레사 효과라고도 하는 ’헬퍼스하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심리적 만족감으로 인한 엔돌핀 생성으로 면역반응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나눔은 남을 위한 일일뿐 아니라 곧 나를 위한 일이 되는 거죠. 내 작은 힘으로 사회에 무엇을 환원할 것인가 생각하는 일 자체가 갖는 선행의 치유력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사회 공헌은 어디서 어떻게 할까요?
사회 공헌은 사회 변화를 위한 작은 첫걸음입니다.
영유아보육원에 신생아 안아주기 봉사. 벽화 그리기 봉사. 중증 독거 치매노인 후견인 봉사뿐 아니라 ‘힘내요택배기사님’ #해시태그 운동 역시도 그런 봉사의 일종이죠. 워크온 같은 앱으로 걷기를 통해 기부한다던가, 요양원에 가서 노래 봉사를 하거나 이발 봉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 서부캠퍼스에 있었던 모델반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모델 워크를 가르쳐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일을 하는 것도 다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는 거죠.
이난영 선생님의 열강이 끝나고 구체적으로 ‘나의 전문적인 여가 계획’을 세워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종이에 나의 희망 여가 활동에 대해 적어보고 다른 수강생들의 아이디어를 보태 ‘나의 전문적인 여가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시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퇴직 후에 막막했습니다. 여기 이 강의가 저에게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첫 인연이에요.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아요. 여기 재단을 보니 전문적인 여가에 대한 교육이나 취미에 관한 강의도 많은 것 같은데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더 살펴보겠습니다. (수강생 빈향자님)
시간이 남아 하는 게 이제까지의 여가였다면 거기에 조금만 더 진지함을 보태고 시간을 잘 관리해 우리에게 남아있는 나날들을 재미와 의미와 일로 연결될 수 있는 “자신만의 멋진 여가”를 찾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글/사진:50+시민기자단 임영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