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카이브는 50+세대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온갖 정보를 정리해 차곡차곡 쌓아두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언택트(untact), 온택트(ontact), 비대면과 같은 단어가 일상어가 되었습니다. 당장의 위기가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의 대전환이 이뤄지리란 사실이 조금씩 실감 납니다. 이런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50+세대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대면 문화에 익숙한 만큼, 사람 사이의 접촉이 줄어드는 일상이 우울하게만 느껴집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다룬 지난 글에서 전반적인 사회상의 변화와 기본소득, 원격 근무 및 협업에 관한 정보를 소개했습니다. 이번 글의 주제는 50+세대의 디지털 역량 강화입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비대면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기술이나 지식은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습니다. 잠깐만 인터넷 검색을 해도 줌(Zoom)과 같은 온라인 툴의 활용법을 쉽게 찾을 수 있죠. 그러나 욕구가 있어야 배우고 변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낯설고 불편한 것으로만 치부한다면 계속 움츠러들 수밖에 없죠.
50+세대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식과 태도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50+세대가 지금의 변화를 좀 더 자연스럽게 당위로 인식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줄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정말 변할까
서울연구원이 6월 말에 발표한 정책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74.7%가 비대면 소비를 하고 있습니다(1,200명 대상 조사). 시민들은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는 등 평균 주 2.3회 비대면 소비를 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현재 비대면 소비를 하는 시민의 80%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비대면 소비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는 점입니다. 비대면 소비가 갖는 장점(시간 및 장소의 제약에서 자유로움 등) 때문입니다. 비대면 소비의 증가는 오프라인 상점의 매출 감소로 이어집니다. 서울시 소재 상점 매출액은 4개월간(2020년 2~5월) 약 3조 2천억 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론 조사 업체들도 코로나19와 관련된 시민의 사회적 인식과 행동 양태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한국리서치가 8월 28일~31일, 시민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응답자의 절반이 외출을 '매우 자제했다'고 답했으며, 배달 음식 주문이나 홈쇼핑, 인터넷쇼핑을 늘렸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80%가 긍정 대답(그런 편이다+매우 그렇다)을 들려줬습니다.
이 업체가 5월 초 '디지털 사회 전환'과 관련해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격 영상 시청, 배달 음식 주문, 온라인 쇼핑 등을 더 많이 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절반을 넘었고, 60세 이상 응답자도 실시간 원격 영상 시청(60%), 비대면 은행·증권 계좌 개설(51%)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많이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더해,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계속 비대면으로 할 의사가 있는 행위로 온라인 보험 청구(82%), 드라이브 스루 쇼핑(74%), 온라인 강의 수강(72%), 온라인 도서관 이용(70%), 원격 병원 진료(64%)를 꼽았습니다.
가족·친지 모임, 지인 모임, 경조사와 같이 인간관계에 관련된 행위를 제외하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여러 일상 행위에 대해 비대면으로의 전환을 긍정적인 변화로 인식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굳이 오프라인에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해야 할 필요가 크지 않다면, 온라인과 같은 비대면 채널의 활용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빠르고 편리한 비대면 문화의 장점을 체험하고 공감했습니다.
단순히 사람들이 느끼는 효용 때문만이 아니라, 정부를 출발점으로 파급되는 사회 자본의 쏠림 현상도 변화를 가속할 것입니다. 정부가 7월 14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 정책의 한 축은 디지털 뉴딜입니다. 교육 인프라와 사회 간접 자본의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 육성 등을 골자로 하는 정책 기조가 공공 영역과 기업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영향은 시민의 일상에도 파급될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사회 각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한편에서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로도 불리는 디지털 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요. 세대나 교육 수준 등에 따라 디지털 기기와 기술 활용 능력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디지털 격차는 이에 따라 생기는 정보 격차와 사회·경제적 불균형을 의미합니다. 작년 말 발표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스마트폰 보유율 및 미디어 활용 능력이 다른 세대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격차의 문제가 한층 선명하게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미디어 활용과 정보 검색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공적 마스크 판매 정보를 파악하고,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에 비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안전한 실내에서 생필품 구매, 은행 업무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일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때,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은 위협을 무릅쓰고 외출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최근 일상에서 경험하는 상황 하나하나는 디지털 격차가 한 개인의 안위에까지 연결된 문제임을 잘 보여줍니다.
즉,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춰 일하고, 비대면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으려는 사람에게만 디지털 활용 능력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점차 확산할 비대면 문화에서 일상에 필요한 행위를 무리 없이 수행하고,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한 정보를 제때 얻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역량 강화는 피할 수 없는 숙제입니다. 이런 사실을 외면한다면, 타인과 비교해 큰 핸디캡을 안고 생활하거나, 타인의 도움 없이는 원활한 일상을 보내기 어려운 상태에 직면할지도 모릅니다.
다르게 보기
몇 년 전부터 회자되기 시작한 디지털 에이징(Digital Aging)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노년의 삶을 더 건강하고, 더 즐겁게, 더 주체적으로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마트 기기와 각종 온라인 서비스의 발전은 여러모로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고, 이런 발전의 혜택이 꼭 젊은 세대에게만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도 지난해 말 발행한 50+리포트에서 디지털 에이징을 비롯한 50+세대의 디지털 역량 문제를 조명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디지털 역량은 새로운 기회와 변화의 동력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단지 코로나19 사태로 더 전폭적으로, 더 급격하게 그 중요성이 부각된 것뿐입니다. 당장 동의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할 시점입니다.
최근 스타 강사로 유명한 김미경 씨의 인터뷰가 한 일간지에 실렸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여러 생각을 밝혔는데, 50+세대가 흥미와 자신감을 안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데 도움이 될 내용도 있습니다. 그의 주장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행동 전략으로 생각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변화를 기회로 바라보고자 하는 인식의 출발점으로 참고할 만합니다.
"요즘처럼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낀 적이 없다"는 청년도 있습니다. 타인과의 물리적인 만남이 제한되는 시대에 오히려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일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동료와의 소통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더 자세히 설명하고, 더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예전이 좋았지'라고 말하기보다는, 더 잘 연결되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찾자고 제안합니다. 현실에 대한 불만이나 부정적인 감정에 잠식되기 쉬운 요즘, 관점을 달리해 생각할 지점을 짚습니다.
어떤 이들에게 비대면 문화는 단순히 오프라인 세계의 대체재가 아닙니다. 기존의 세계에서는 미처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관계 맺기가 가능한 영토이기도 하죠.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더 민주적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활동가들의 조직입니다. 이들은 2016년 설립 당시부터 원격 근무 조직을 지향해왔는데요. '하루 8시간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만이 일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더 자율적으로, 더 민주적으로 협력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원격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5년간 빠띠가 어떻게 일해왔는가를 소개하는 글에서 이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일과 조직, 관계의 문제를 고민해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빠띠는 조직 내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사회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 부처, 지자체와 협력해 커뮤니티나 공론장을 운영하고, 각종 데이터를 공공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합니다. 처음 접하는 용어들로 글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디지털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사람들을 연결하고,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 디지털 문화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움직임이 먼 곳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꼭 민주주의와 같은 커다란 주제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당장 필요한 것은 조금만 시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변화한 일상의 조건들을 강제로 부과된 한계가 아니라, 새로 설정된 게임의 법칙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빨리 익숙해질수록 게임은 더 즐거워집니다.
시작하기
다행인 것은 스마트 기기와 각종 온라인 툴의 사용법이 점점 편리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IT 기기나 소프트웨어 제조사들은 새로운 기술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어려움 없이 기술을 이용하도록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튜토리얼(tutorial, 사용 설명서) 콘텐츠 제작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유튜브나 블로그에서도 쉽게 교육 콘텐츠를 찾을 수 있습니다. 50플러스캠퍼스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 기관에서는 다투어 스마트 기기, 온라인 툴 활용, 빅데이터, IT 트렌드 등 디지털 역량 강화를 돕는 교육 과정을 개설합니다.
화상 회의, 온라인 강의에 널리 쓰이는 줌(Zoom)과 같은 서비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필수적인 도구가 됐습니다. 줌 외에도 웹엑스(Webex), 구글 미트(Google Meet),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와 같이 비대면으로 타인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도록 돕는 서비스가 많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제약을 받게 된 행위입니다. 그렇다고 일과 학습, 교류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우선 이런 서비스들에 익숙해지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적응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밖에 없죠.
지난 글에서 비영리IT지원센터에서 정리한 원격 근무 팁을 소개했는데요. 센터는 줌,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같은 개별 서비스 활용법에 대해서도 별도의 가이드를 작성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50플러스캠퍼스에서 온라인 교육을 위해 활용하는 서비스는 웹엑스입니다. 회원 가입 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50+포털에서 설치와 활용법을 차근차근 안내하는 '웹엑스 기초 활용법'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콘텐츠를 마스터했다면, 조금 더 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간을 두고 하나의 서비스 활용법을 꼼꼼하게 숙지하게 되면, 다른 서비스 활용법을 배우는 시간은 훨씬 단축됩니다. 유튜버나 블로거가 올린 콘텐츠도 좋지만, 각 서비스 제공사 홈페이지도 방문해보세요. 업체가 직접 제작한 교육 콘텐츠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기능이 있는지, 요금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무료와 유료 서비스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종합적으로 해당 서비스와 관련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MS 팀즈(클릭)
앞서 소개한 비영리IT지원센터의 가이드 자료를 만든 분은 50+세대입니다. 서울뉴딜50+인턴십에 참여해 비영리IT지원센터에서 50+인턴으로 근무하고 계신 고두석 님이 줌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가이드를 직접 작성했습니다. 기술, IT, 디지털과 같은 단어가 꼭 청년 세대의 전유물일 이유는 없습니다. 조금만 마음을 열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