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만 한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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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사회공헌단] 50+사회적경제사진지원단을 통해
사진으로 사회공헌 활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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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 50+라면 한 번쯤 다 해본 고민일 거다.
이제껏 못 해봤지만 꼭 해보고 싶은 것이나, 하긴 했는데 좀 더 잘해보고 싶은 것들을 해볼까 하는 생각.
거기에 이왕이면 그동안 사회에서 받은 것이 많은데 사회에 나눠주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
적지 않은 기간 잘은 못하지만 사진 찍기를 취미로 해온 내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진을 좀 더 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우선은 잘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개설한 한 강좌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주기중 사진 작가가 진행하는 ‘사진활동가 2기’ 과정.
제품 사진 촬영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특히 이 과정을 개설한 목적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지만 재정이 충분치 못해서 제품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회적 기업체를 돕기 위한 것이라는 데에 더 마음이 갔다.
알고 보니 이 과목 개설은 중부캠퍼스의 더 깊고 넓은 고민의 첫 단추로 끼워진 것이었다.
단순히 취미생활 지원 차원의 과목을 개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강생이 고급의 기량을 습득하도록 교육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서
이들과 유관기관들이 협력하여 사회적 기업체에 직접 도움을 줄 방안까지의 폭넓은 구상의 일환이었다.
이제까지 내가 찍어온 것은 주로 풍경이나 사람 사는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의 자연 상태로 담은 것이었다.
그래서 제품의 특징을 잘 살리고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명과 구도를 조절하는 것을 익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한 미진했던 촬영 지식을 채우니 그 보람은 적지 않았다.
한 학기를 마치고 제품 사진 작품으로 전시회를 개최했고 열두 명의 수료생이 모여 ‘포토랑’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역시 목적은 사회적 기업체의 제품 홍보사진이나 행사 매체 홍보용 사진 촬영을 지원하는 것.
몇 명 정도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 회원이 모두 충분한 기량을 갖춰
포토랑 전체가 50+ 사회적경제사진지원단의 역할을 감당하게 된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사전교육 등의 준비 기간을 거쳐 9월부터 11월까지
모두 13개 사회적 기업체의 제품을 촬영하고 몇몇 현장을 촬영하는 강행군이 시작되었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사회적경제사진지원단이나 중부캠퍼스나 다른 협력 기관들이 모두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시작했으나
최선을 다한 결과 의의로 큰 성과를 얻은 좋은 사례가 된 것이 기쁘다.
지난 3월부터 올해 말까지의 긴 여정을 돌아보니 참 숨 가쁘긴 했다.
그러나 모두가 가진 것이 적지만 나눠주고 또 받는 분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힘들었다기보다는 그저 신나기만 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더 신나는 것은 돕고 싶은 이와 도움을 받고 싶은 기업 사이에
이런 사정을 잘 아는 50+재단,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경기도사회적기업협의회, 바라봄사진관과 같은
전문적인 기관들이 협력하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교육‧봉사‧복지 협치기제’가 작동된 것과 이 일에 아주 작지만 보탬이 된 것이다.
좀 더 개인적으로 들여다보니
50+를 어떻게 지내나 하는 데에 대한 개인적인 바람, 이 아주 작은 바늘 하나만을 꽂았을 뿐인데
이 바늘만 한 바람들이 이미 준비된 여러 기관의 도움으로 꿰어지고
도움이 필요한 기업체들의 꿈을 수놓아 심는 일에 쓰였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이 작은 바람이 돕고 도움 받는 일이 전혀 이상하지 않도록 턱이 없고 자연스러운 세상을 짜내는 일에 함께한 보람만으로도
50+ 인생 후반전, 충분히 아름답고 살만하다 싶고 그래서 큰 힘을 얻은 올 한 해였다.
* 더욱 생생한 이야기는 ‘마포FM 송덕호의 마포속으로’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뷰한 내용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2019. 11. 29. 금 방송 / 해당 사회공헌단에 대한 내용은 35분부터 약 15분간 방송됩니다.)
방송 들으러 바로가기
글 및 사진: 윤정주 대표
‘50+사회적경제 사진지원단’ (중부캠퍼스 커뮤니티 ‘포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