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라는 슈퍼 공기청정기

-

중부캠퍼스 커뮤니티데이를 찾아


 

 
뿌연 매캐한 미세먼지가 얼굴에 달라붙어 희멀거린다.

중장년 건강에 애를 먹이는, ‘미세먼지 심함’의 일기예보 주의보 속에 공덕동 서울시 50플러스 중부캠퍼스 언덕길을 오른다.

공사장 곳곳에서 흩어져 뿜어내는 먼지까지 더해져 숨이 가빠지고, 목도 쎄하다. “도와줘요, 슈퍼 공기청정기!”
 

캠퍼스 1층 문을 열고 들어서자 펼쳐진 소품에 눈이 맑아지고 민트차를 마신 양 목의 매케함도 가신다.

중부캠퍼스 ‘커뮤니티’라는 공기청정기가 힘차게 돌아가며 맑고 상쾌한 공기를 쏟아내고 있다.

바로 오늘, 12월 10일. 중부캠퍼스 커뮤니티데이가 펼쳐지고 있다.

50플러스세대의 열정과 커뮤니티의 노력, 중부캠퍼스 선생님들의 지원이 더해진 결실,

‘커뮤니티’라는 슈퍼 공기청정기의 맑은 공기, 커뮤니티데이.

 

 

 

 

 1층 50+의 서재엔 중부캠퍼스 12월의 마스코트인 크리스마스 트리가 자리하고,

그 앞엔 여러 커뮤니티 선생님들의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서로 자태를 뽐내며 눈길 받기를 원한다.

그 어느 하나만에 눈을 더 주었다가는 시샘의 눈총이 따갑게 쏟아질 듯하다.

살포시 웃고 있는 다정한 신랑 신부 쿠션, 예쁘장한 알록달록 봉제 인형들,

펼치면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 듯 싶은 그림책 속의 늑대, 한품한품 정성이 보이는 정교한 나무 인형들.

어느 하나 예쁘지 않은 게 없다.

 


- 1층 50+의 서재 한편에 자리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여러 커뮤니티의 작품들

 

 

 

4층 모두의 강당 앞에선 걱정없는 행복인형 만들기 체험이 펼쳐지고 있다.

저기 걸린 저 옷들은 뭘까? 인형을 만드는 재료인가?
이럴 때 ‘변신은 무죄’란 말을 쓰나? 헌 옷가지가 예쁜 인형으로 바뀌는 마법이 펼쳐진다.


 

 

 

강당 안에선 속삭이듯 잔잔하게, 토해내듯 우렁차게 색색의 목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온다.

들려오는 목소리를 찾아 살며시 문을 열어 본다.

연극인가? 나란히 앉아 있는 게 마치 라디오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스튜디오가 연상된다.

커뮤니티 ‘햅번’의 공연, ‘빨래방 소동’ 낭독극. 퓨전 연극인가 보다.

 


- 몸짓 없는 연극이면 나이 있는(?) 50플러스세대에겐 조금은 수월할 듯도 하다.

 

 

 

다시 1층으로 발길을 돌린다. 많은 공연이 줄이어 이어진다.

춤과 연극(탄츠테아터), 대금연주(심향회), ‘오카리나인’의 오카리나 연주와 ‘시니어모델친구들’의 런웨이 공연이 펼쳐졌다.

대금으로 듣는 ‘어메이징 그레스’는 정말 어메이징하다.

오카리나의 ‘연가’ 연주엔 옛적 바닷가의 추억에 가사를 오물거린다.

 

- 서서하는 시체놀이인가? 커뮤니티 탄츠테아터의 공연

 

 

 

 


- 대금연주와 오카리나 연주는 현대와 전통의 훌륭한 콜라보레이션이 되었다.

 

 

 

준비 기간이 많지 않았고 자발적인 행사여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 못한 듯하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참여하면야 더 바랄 여지가 없겠지만 커뮤니티의 결속과 웃음과 노력의 결실만으로도 ‘그 아니 행복하지 않은가?’ 
오늘의 커뮤니티데이는 커뮤니티의 자발적인 준비와 노력의 결과물이다.

비록 많지 않은 커뮤니티가 참여했지만 행사가 계속될수록 더욱 많은 커뮤니티가 참여할 것이고 내용도 알차질 터이다.

그리 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현재 114개의 중부캠퍼스 커뮤니티가 있고 열성적인 커뮤니티 회원들이 있고

무엇보다도 중부캠퍼스라는 포근한 공간이 있고 캠퍼스 선생님들이라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는데.
 

무엇보다도 커뮤니티 지원단의 김명희 선생님 말처럼 규모보다는 알찬 내용과 의미 있는 의미가 더해진 행사여서 더욱 뜻깊다.

“올해 처음하는 행사이고 또 많지 않은 커뮤니티가 참석해서 규모는 작지만 커뮤니티의 노력과 성심의 결과라는 의미가 있고요.

거기에 더해서 더욱 의미있는 것은 여기 전시한 모든 작품들을 기부할 거라는 거죠.”


올 한해도 저물고 있다.

매년 이 맘 때면 등장하는 친숙한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거기서 빛나는 전등처럼,

중부캠퍼스라는 트리에서 커뮤니티와 사람들은 전등처럼 항상 빛날 것이다.

함께 친숙하고 빛나는 어울림을 이루어 하나의 메아리 되어 50플러스세대의 등대가 될 것임을 믿는다.

중부캠퍼스의 모든 사람들,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 뉴 이어’

 

 

- 커뮤니티데이 행사를 마치고 커뮤니티 회원들과 지원단 선생님, 중부캠퍼스 선생님들이 하나가 되었다.

- 마지막 공연인 런웨이에서 커뮤니티 회원과 중부캠퍼스 교육실 선생님들이 워킹하고 있다.

 

 

 

글 및 사진: 중부캠퍼스 커뮤니티 ‘시민기자단 U’ 대표 김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