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50+수어 학교(기초과정)-손으로 만나는 따뜻한 세상'의 수강생들이 제23회 서대문구 장애인의 날 행사「나의 봄 너의 봄 우리의 봄」이 열린 홍제천 폭포마당에서 자원봉사와 함께 현장 체험 교육을 가졌습니다. 학습지원단 계선주 선생님께서 훈훈한 소식을 전합니다(편집자 주).
지난 4월 18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수어(手語) 수업 ‘손으로 만나는 따뜻한 세상’이 홍제천 폭포마당에서 현장 학습 형태로 열렸다. 수강생들은 이날 서대문구 수어통역센터 부스를 운영하며 행사장을 찾은 구민들에게 수어를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수어 교실이 4월 9일 개강했으니 고작 세 번 수업을 듣고 현장에 투입된 셈이다. 우리 모두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과 우려 속에서 다양한 체험자들을 맞았다.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수어 체험을 하기 위해 부스를 찾았고, 그 사이 우리는 왕초보라는 사실도 잊은 채 수어를 알려주며 소통하기 바빴다. '수어는 마음으로 듣는 언어' 라고 하신 장수정 선생님(50+수어학교 강사)의 말씀을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50+ 수어 학교의 강사인 서대문수어통역센터 사무국장 장수정(왼쪽) 씨와 문석진 서대문 구청장(오른쪽)
이날 체험은 먼저 은행과 관련된 단어 ‘은행’, ‘카드’, ‘저축’ 등을 수어로 표현하기, 지문자를 사용해 이름 표현하기, 지문자 도장을 찍어서 이름을 종이에 표현하기 등의 순서로 진행했다. 지문자는 철자의 자음과 모음을 손과 손가락 모양으로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지난 세 번의 수업을 통해 우리 모두 가장 열심히 익힌 부분임에도 자칫 체험자들에게 잘못 알려줄까 봐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체험이 끝날 때마다 그만큼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다.
체험자 가운데 나이가 지긋한 한 어르신은 ‘한 동네에 농인이 살고 있는데, 만날 때마다 의사소통이 안 돼서 답답하다’며 은행 관련 수어 외에도 다른 기본 인사 방법까지 열심히 배우셨다. 시각 장애인분도 수어를 배우고 싶다며 부스를 찾아와 손과 손가락의 모양을 손으로 만져가며 수어를 익히고 돌아갔다. 또한 농인과의 만남을 통해 현장에서 실제로 회화수업(?)을 하기도 했다.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자원봉사와 현장 체험을 함께 한 서대문 50+수어 학교 학습자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화’는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시행되면서 국어와 같은 자격을 가진 언어로 공식 인정받았고 ‘수어’라는 명칭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아직 ‘수어’라는 명칭이 우리에게 낯설 듯, 수어가 필요한 곳은 많지만 사회적 관심 또한 부족한 편이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50+수어 학교 역시 이제 겨우 출발선 상에 올라섰지만, 비장애인과 농인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 믿는다.
유난히 쌀쌀한 날씨 속에 치러진 장애인의 날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나서준 수강생 들과 장수정 선생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글 사진 계선주 서대문50플러스센터 학습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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