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노년을 위해 품격있는 대화를 익히는 사람들
-수강생과 강사가 대화를 통해 대화하는 방법을 익혀
▲ ‘우아한 노년을 위한 품격있는 대화’ 강좌 안내 (출처 : 성동50플러스센터)
노인이 존경받지 못하는 시대에 노인들
농사를 짓고 살았던 시대에는 노인은 존경받았습니다. 오랜 세월 살아온 경험이 사람들에게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은 어떤가요. 노인은 젊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사회생활이 가능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시대 흐름을 따르는 데 급급한 분들입니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키오스크 때문에 곤란을 겪습니다. 오늘날 현실의 노인은 이렇습니다.
이런 시대를 한탄하며 세월만 원망하고 지내야 할까요. 노인은 노인대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품격을 지닌 노인으로 살아가려면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노년으로서 품격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서 성동50플러스센터에서 ‘우아한 노년을 위한 품격있는 대화’라는 강좌가 열렸습니다.
어떤 강좌인지 알아보기
▲ 이 안내를 보시면 강좌 내용을 엿볼 수 있어요. (출처 : 성동50플러스센터)
이 수업은 5회차로 진행됩니다. 1회차에 2시간 동안인데 수요일 오전입니다. 성동50플러스센터 배움터에서 이가령 강사가 진행합니다. 수업 안내에서 이가령 강사의 약력을 보니까 강의 경험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취재는 3회차 수업이 진행되는 날, 배움터에서 수강생과 함께 취재했습니다.
수업 모습을 대강 그려보겠습니다. 동심원 서클 대화하기’라는 수업이 있습니다.
1 연결하기, 2 우리들의 약속, 3 충전놀이, 4 동심원 서클 –자기존중, 5 마무리 순입니다. 수강자와 강사가 둥글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대화하기 좋은 좌서 배치입니다.
참가자가 중심이 되어 대화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
▲ 수업하는 모습, 수강생과 강사가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강사가 강단에서 강의하면 수강생을 듣기만 하는 게 일반적인 강의입니다. 하지만 이 강좌는 달랐습니다. 강사가 주도적으로 발언하지 않고 수강자가 중심이 되어 얘기했습니다. 그러니까 강의라기보다 대화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람이 처음 만나면 인사를 나누듯, 일주일 만에 만났으니까 근황을 얘기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수업은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노년의 부부들이 어떻게 상대방을 대하는 지, 에피소드를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수강생 한 분이 강사님에게 지난 시간에 들었던 노래가 무엇이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노래를 다시 들었습니다. 노래 가사는 옛날의 부모를 회상하는 내용이었습니다.
2회차 수업에서 과제가 있었습니다. 그 과제를 발표하는 것으로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미리 생각하고 조사를 했으니까 할 얘기가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사는 수업 진행에서 대화 소재를 제시하면 수강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자기의 생각을 얘기합니다. 그러면 또 다른 수강생이 자기 생각을 보태어 말을 이어갑니다.
라디오 방송 중에 ‘여성시대’라는 프로그램이 있고 여기에 청취자가 사연을 보내면 소개해 줍니다. 수업은 방송에 소개된 사연을 듣고 얘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두 시간을 이어서 도란도란 진행했습니다.
▲ 수업 자료 중 하나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은 책 제목입니다. 부제는 ‘-현명하고 우아한 인생 후반을 위한 8번의 지적 대화’입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마사 누스바움·솔 레브모어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내용이 궁금합니다. 두 저자가 대화를 나눴나 봅니다.
지혜롭게 나이 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취재를 하면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가령 강사 인터뷰
▲ 수업하는 이가령 강사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이 강좌는 어떤 분들이 수강하나요?
“사람은 누구나 말하고 싶어하잖아요. 다만 다른 사람이 말할 때 집중해서 듣고 공감해야 하거든요. 이 시간에 엄청나게 어려운 철학적 주제를 가지고 얘기하고 그런 건 아니에요.”
“사는 얘기를 나누죠. 기쁜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고 그렇잖아요. 어떤 날은 몸도 마음도 가뿐하네요, 이렇게 시작하기도 하고, 오늘은 기분이 찌뿌듯하네요, 이렇게요. 강좌 제목에서 나와 있듯이, 품격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수강하고 있어요.”
- 강좌 제목에서 ‘노년의 대화’라고 한 까닭이 있을까요?
“노년이라고 했지만, 반드시 노년을 위한 강좌는 아니에요. 다만 젊은 분들은 일하느라 바쁘니까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분들이 강좌를 들었으면 해서 붙인 제목이에요.”
- 품격있는 대화가 필요한 까닭은 무엇인가요?
“왜, 품격있는 대화라고 했느냐 하면, 모든 품격을 대화에서 나와요. 말을 부드럽게 하고, 말하기와 듣기가 제대로 되면 관계가 안정이 되고, 마음도 안정이 되죠. 우리나라는 노년에 살아가려면 돈이 얼마쯤 있어야 된다고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잖아요. 돈 중요해요. 그런데 좋은 관계를 맺는 게 더 중요해요. 그러려면 대화를 잘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른들에게 배운 대로 대화하기 때문에, 내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곤 해요. 그런 것을 좀 비껴가면서 따뜻한 말을 해보자, 이런 방법을 배우고 해보는 시간이에요. 그런 모임이고요.”
-다른 강좌와 다른 게 있을까요?
“강의라기보다는 참여식이에요. 자기 얘기를 하게 되요. 첫날은 서로 서먹하잖아요. 첫날 끝나고 소감을 얘기할 땐데요, 한 분이 이러셨어요. 치유와 상담을 받은 기분이었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냥 진행하는 사람이에요. 치유와 상담은 참여자 간에 일어난 일종의 화학작용이었어요. 그것은 그때마다 달라요. 감동의 크기도 달라요. 감동의 컬러도 그렇구요. 굉장히 매력있는 시간이에요.”
-수업의 형태가 연결하기, 우리들의 약속, 충전놀이, 하고 싶은 이야기, 마무리, 대부분 이렇게 되어 있던데요.
“수업틀거리는 그렇게 정해놨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요. 참여하는 사람이 이야기를 하면 듣는 사람들이 마음을 포개서 진정을 다해서 들어드려요. 그래서 수업 틀거리대로 가기가 어렵죠.”
-시니어 강좌에서 어려운 점은?
“이 강좌를 들으려 오시는 분들은 내가 변화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어서 마음이 열린 분들이에요. 그래서 강좌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은 조금도 없어요.”
이가령 강사 약력(출처 : 성동50플러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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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인재개발원 등지에서 공무원 업무능력 향상 연수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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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육연수원 외 전국연수원에서 초·중등교사직무연수 담당
● 국립국어원 글쓰기 강좌 담당(~2016)
● 경희대 글로벌미래교육원 출강(~2019) (끝)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itt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