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결정의 시간

 

乾坤一擲(건곤일척), '루비콘 강을 건널 것인가?' 2006년 여름에 작성한 글의 제목이다.

 

고대 로마공화정 시대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는 총독으로서 갈리아 전 지역을 정복했다. 그 뒤에 자신을 두려워하며 제거하려던 로마 원로원에 대항해 싸울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그는 '주사위는 던져졌다(Pass the Rubicon / Cross the Rubicon).'며 루비콘 강을 건넜고, 로마 공화정을 붕괴시켰다. 기원전 491월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이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작년(2005)의 경우 15건이 체결되었다. 현재(20067) 37건이 진행 중에 있을 만큼 국가들 간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가속이 붙고 있던 시기다. 산업별로 관세 협정에 대해 관심도가 매우 높았다. 미국의 관세가 조기 철폐되어야 하고, 개성공단 생산품의 원산지를 한국산(Made in Korea)’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며 작성한 칼럼 도입부였다. 어느새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채 자료실에서나 볼 수 있는 기록이 되어버렸다.

 

먼지를 털어내고 꺼낸 이유가 3가지다. 루비콘 강은 얼마나 클까? 그리고 시저가 한 말의 전문은 무엇일까? 끝으로 지금 50+세대 구성원인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것은 무엇인가 알고 싶어서다.

우선 루비콘 강. 한강(1.2Km) 규모는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라는 공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로마제국 당시 무장을 하고선 건널 수 없는 일종의 전통과 법규가 있었던 루비콘 강. 아드리아해로 흘러들어가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아주 조그마한 강이었다.

한 블로거의 올해 6월에 방문한 기록. “폭이 불과 50미터 정도다. 그것도 물이 실제 흐르는 범위는 길면 10미터, 작은 곳은 5미터에 불과하다. 강물은 황토색이다.”

이 정도면 시냇물 아닌가! 파리 센 강은 폭 200M, 로마 테베레 강 폭 88M, 런던 템스(Thames) 강 폭 265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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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콘 강 yujinlucia 

 

 

두 번째 The die is cast. 건곤일척 전문은 이 강을 건너면 인간 세계의 비참함, 건너지 않으면 우리들의 파멸. 진군하자! 신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우리들을 모욕한 적()이 기다리는 곳으로, 주사위는 던져졌다.”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리스 희극작가 메난드로스의 작품 구절 "주사위를 던져라!(ἀνερρίφθω κύβος)"를 인용했다.

 

세 번째,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50+ 퇴직 세대.

직장생활을 하며 달리던 속도는 퇴직 뒤에도 관성이 사라지지 않아 내쳐 뛰게 만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였고, 다양한 모임과 각종 행사는 제약을 받아야 했다. 덕분에 속도는 줄일 수 있었다. 다만 계획과 목적성 없는 잡식 독서를 했다.

 

얼마 전 마흔, 인문고전에서 두 번째 인생을 열다의 저자 송은섭 작가를 만났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이력이 있다. 직업 군인이었던 그가 전역을 하고 5권을 쓴 작가로 큰 변신을 했다. 그가 특정 주제를 설정하고 독서하기를 권한다. “지금까지의 독서 내용을 들어보면 목적지를 입력하지 않고 이륙하는 비행기와 같다. 가야할 곳이 없으니 공중을 선회하다 다시 그 자리로 내려오게 된다.” 그러면서 우선 관심을 갖고 있는 또는 좋아하는 한 분야를 정하고 그 주제의 책을 10권 선정해 읽는 독서법이 좋겠다.”고 말했다.

 

퇴직한 50+ 세대는 카드 사용과 먹고 싶은 계절 음식 앞에서 예전과 달리 자유롭지 못하다.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지남철은 자신에게 지워진 사명을 잊지 않고 있는 거다. 만일 불안스러워 보이는 이 떨림을 바늘 끝이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50+세대가 떨고 있는 것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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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방법 중 한가지... 시민기자단 김인수 기자 

 

 

떨고 있어야 한다는 말은 깨어 있으라는 말이다. 자신의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시간을 세분화해 분초로 나눈 세상에 40여 년이 펼쳐져 있다. 루비콘 강을 건널 의지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천력을 갖추도록 지혜와 역량을 길러야 한다. “천권의 도서를 읽어서 자신이 지혜를 얻는 게 아니라, 천권의 도서를 읽는 동안에 지혜를 얻는 거다라고 송길영 박사는 말한다. “각각의 책에서 작가의 입장과 주인공 입장에서 고민하다 보면 조금씩 현명해져 간다.” 40여 년을 살아가기 위해 무계획적 건곤일척하기보다 특정 주제의 책 10권을 먼저 정하고 읽어보자. 목적지가 분명해질 수 있게.

 

 

 

 

 

시민기자단 김인수 기자(kisworl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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