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과 함께하는 신중년의 도전
- ‘해리포터’를 만나다!
여러분은 마술을 믿으시나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운이 좋았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술 쇼도 여러 차례 가보고, 공개하기 꺼린 다른 마술사들의 공연 모습도 촬영한 적이 있었다. 요즘도 대한민국에서 1, 2위를 다툰다는 마술사와 인터뷰도 했었는데, 연예인급 마술사와의 취재이다 보니 과연 그가 어떤 마술을 보여줄지 기대와 흥분이 교차하던 그 순간에 마술사는 덤덤하게 주머니에서 카드 더미를 꺼내며 ‘기자님은 마술을 믿으시나요?’ 하며 물었다. 어렵지 않은 질문인데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마술을 믿었던가? 신기해하기는 했는데…?” 마술사가 그런 내 반응 역시 당연하단 듯이 웃으며 말하길 “한국 사람들, 특히 어른들은 마술을 믿는 분이 별로 없어요. 공연장에 오시면 정말 눈이 뚫어지게 제 손동작과 장치들을 보면서, ‘네가 나를 속이려고? 내가 네 마술의 비밀을 반드시 밝혀내리라!’라는 표정으로 보시니까요. 우리는 마술을 속임수라고 생각하며 속으면 바보 같다고 생각해서 안 넘어가려고 애쓰지만, 외국 사람들은 Magic이나 Trick이라 부르며, 마술사의 기술과 과학적 장치를 하나의 공연 기법으로 인정하고 하나의 공연, 쇼처럼 같이 즐기거든요.”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우리는 마술 공연을 볼 때 ‘카드는 어디에 표시를 한 거지? 비둘기기는 어디에 숨기는 걸까?’ 하며 의심하기에 더 집중하니 마술의 즐거움에 빠지지 못하는 것 아닐까?
▲ 마술은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공연 예술’이다 〈출처 : 픽사베이〉
영등포50플러스센터를 ‘호그와트’ 마법 학교로 만든 ‘해리포터’!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는 25개가 넘는 커뮤니티와 소속 회원들이 학습과 연구, 문화 창작과 사회공헌 그리고 경력계발과 일 탐색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센터와 이용자, 지역주민들에게까지 활기를 심어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토리텔링이 있는 마술을 배우고 익혀서 본격적인 공연 활동을 시작한 마술 커뮤니티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신중년 마술사들과의 수리수리~한 만남을 기대하며 공연 준비에 한창인 ‘해리포터’ 회원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했다.
▲ ‘해리포터’는 영등포50플러스센터를 ‘마법 학교’라 부른다 〈출처 : 픽사베이〉
Q. 커뮤니티 ‘해리포터’의 탄생과정은?
-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로 일상이 단절되었던 2021년 3월,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는 마술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이 주 1회씩 총 10회 동안 실시간 웹엑스 강의로 진행되었고, 작년 8월에는 오프라인으로도 수업이 진행되어 함께 실습하고 서로 실시간 피드백을 해주며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코로나로 인해 집안에서만 갇혀 지내는 손자들과 놀아 주기 위해 마술 수업에 참여했었고요. 그러다 과정이 끝나면서 ‘우리, 이렇게 헤어지지 말고 계속 마술 활동을 해보자!’라는 제안이 있었고 뜻을 같이하는 11명이 모여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Q. 창단 후,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한 지 일 년 정도라 많은 활동을 했다고 말씀하기는 그렇지만 거의 매주 금요일에는 소모임을 가지면서 연습과 도구 만들기를 계속하면서 서부캠퍼스 행사의 오프닝 공연과 커뮤니티 데이와 버스킹 공연 등 센터의 행사에 부지런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영등포구의 다른 행사나 기관에서 마술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봉사 공연 등 사회공헌 활동을 더 많이 펼쳐 볼 계획입니다.
▲ 커뮤니티 공연 연주회 행사의 오프닝 마술 중인 정상택 님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Q. 해리포터 마술단의 매력은 뭘까요?
- 제가 직접 마술을 주제로 공부하고 연습해보니 이전과는 생각이 달라진 점이 마술은 단순히 눈속임임이 아니라 문화이고 예술이라 생각합니다. 더 잘 배워서 사람들에게 선물처럼 보여주고 싶어요. 마술은 굉장히 창의적인 분야이고 사람들을 즐겁게 웃을 수 있게 해준다는 매력이 있는데 노력 없이 그냥 되는 건 없으니까 무대 뒤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Q. 우리 50플러스 세대에게 마술이 주는 장점이 있다면?
- 우선 이렇게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회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죠. 함께 모여 마술을 연습하는 과정이 마치 노는 것과 같이 재미가 있어서 시간 보내기도 좋고요. 대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기 위해선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만큼 쉽지 않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우리 손자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꼭 배워보라고 합니다. 머리를 써야 하니까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연습을 많이 하니까 손동작도 많이 하게 돼서 중장년층에게도 도움이 되는 면이 많다고 생각해요.
▲ ‘해리포터’의 미소 천사, 민평순 님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Q. 연습 분위기가 전문가 같으시던데, 혹시 전직이 마술사셨나요?
- 저는 물론이고 ‘해리포터’ 회원들은 모두 마술사 출신이 아니라 영등포50플러스센터의 교육을 통해 마술을 좋아하고 연구하게 된 아마추어 마술사입니다. 저는 은퇴 전에는 정보통신업계에서 일을 했었고요. IT 재능기부를 하려고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활용법 강의에 참여했는데, 수강하는 어르신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마술이 아주 좋은 도구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직접 하실 수 있는 마술 종류는 몇 가지가 있으신지?
-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마술하려면 숙달이 된 상태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흔한 말로 버벅거리게 되니까요. 그런 기준으로 자신 있게 보여드릴 수 있는 마술은 10가지 정도이고, 숙달되기 위해 연습하고 있는 것까지 합하면 30여 종류라고 말할 수 있어요. ‘해리포터’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은 마술에 과학적 요소가 대단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마술 도구를 많이 활용하는데 처음에는 대부분 구매하게 되잖아요. 잘 모르니까? 그래서 저는 그 마술의 과학적 원리를 분석해서 필요한 도구들을 직접 만드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데, 도구를 만들어서 응용하는 것도 숙달되는데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 ‘해리포터’의 브레인, 최정인 님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Q. ‘해리포터’ 커뮤니티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 저는 ‘해리포터’에 들어온 지 진짜 얼마 안 된 막내라고 할 수 있어요. 손자와 같이 놀아 주려고 지난해부터 함께 배웠는데, 정작 손자는 레고에 빠져서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마술 얘기를 할 사람도 없고, 상대적으로 시간은 많아져서 다른 수업 활동을 들어갔는데 거기서 우리 정 회장님을 만난 거죠. 얘기하다 보니 커뮤니티가 만들어졌으니 함께 해보자고 제안해 주셨고, 저도 마술에 관심은 있었는데 같이할 사람이 없어 잊어버렸다가 이렇게 ‘해리포터’ 회원분들과 만나서 다시 배우고 연습할 수 있어서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Q. 사람들 앞에서 공연할 때, 떨리지 않나요?
- 지난 9월,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버스킹 공연할 때 저도 출연해서 잘은 못하지만 버벅거리면서 마술 시범을 했었고요. 10월에는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공연 연주회에도 출연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관객분들께 즐거움을 준다는 것도 굉장히 보람이 있어서 매번 떨리는 가슴을 꽉 부여잡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해리포터 마술단의 웃음 요정, 윤현숙 님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Q. 앞으로의 ‘해리포터’의 활동 계획이 궁금한데요?
-. 신중년 세대들이 은퇴 후 한가한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게 되는데 저희는 마술을 통해 만나고, 배우고, 연습하고 그 결과인 마술 공연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더 많은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팀이 더 발전해서 마술 공연 재능기부 활동을 전개해서 영등포구를 중심으로 시니어 마술 단체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 ‘해리포터’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하며….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vpos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