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행복한 관계 맺기에 대하여
강서50플러스센터 ‘인생과 문화가 함께하는 인생문화살롱 8기’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규과정 ‘인생과 문화가 함께하는 인생문화살롱 8기’. 이 과정의 세 번째 강좌에 기자가 함께했다. ‘마흔 이후, 나에게 집중하기 좋은 지금!’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 강좌는 5명의 강사가 8주에 걸쳐 각자 다른 주제로 50플러스 세대의 인생과 문화에 대해 강의하는 특별한 과정이다.
10월 12일, 세 번째 강좌에서는 강서50플러스센터 전 센터장이자 50플러스 세대 전문가인 최상태 강사가 ‘관계 회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관계 회복’은 세부적으로 ‘인생 동반자 찾기’와 ‘나의 행복 조건은? 인간관계 키워드, 가족관계, 사회관계 회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 다양한 강좌를 접할 수 있는 강서50플러스센터. 1. Ⓒ 시민기자단 홍기훈 기자
▲ 인생과 문화가 함께하는 인생문화살롱 8기 세 번째 강좌 ‘관계 회복’. Ⓒ 시민기자단 홍기훈 기자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온 강사는 인생 후반전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는 사회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어서 시니어 세대를 가치관에 따라 4개로 구분 지어 설명했다. 4개는 Active Senior, New Active Senior, Senior, Potential Senior이며 ‘전통/보수’와 ‘변화/자극’을 X축으로 하고, ‘적극적’과 ‘신중/검토’를 Y축으로 하여 구분한다. ‘적극적’이며 ‘전통/보수’를 추구하면 Active Senior, ‘적극적’이며 ‘변화/자극’을 추구하면 New Active Senior에 속한다. ‘신중/검토’ 성향에 ‘전통/보수’ 성향을 함께 갖고 있으면 Senior, ‘신중/검토’ 성향과 ‘변화/자극’을 함께 갖고 있으면 Potential Senior에 속한다. 그리고 이 4가지는 더 세분되어 총 6개의 그룹으로 나뉜다. 6개 그룹의 이름은 아래와 같다.
- 담담한 보수파
- 안분지족 현실파
- 액티브 전통파
- 러브 마이라이프파
- 사회적 독립파
- 세컨드라이프 모라토리엄파
강사가 6가지 시니어 유형을 설명한 뒤, 수강생들이 각자 본인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말해보는 시간도 함께 마련되었다. 강사와 수강생들이 끊임없이 서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이 인상적인 강좌였다.
▲ 인생 후반전의 행복에 대해 강의하는 모습. Ⓒ 시민기자단 홍기훈 기자
강사는 우리가 인생 전반전을 가족과 직장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 인생 후반전은 그 시선을 나한테 돌리고 나한테 의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인생은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인생 후반전은 더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을 설명하며 강사가 보여준 행복 곡선 U자형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결혼 이후 남자와 여자의 행복 곡선을 살펴보면, 행복도는 신혼기와 자녀 출산 시기에 가장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때부터 자녀 독립기에 이르기까지 행복도는 지속해서 하락한다. 그 후 반등 시기에 이르면 행복도가 다시 급격하게 올라간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강사는 조너선 라우시의 저서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에 담긴 내용을 예로 들어 ‘나이 들면 더 행복해지는 이유 10가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우리의 됨됨이와 세상을 보는 눈은 행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변한다.
2. 50세 무렵부터 스트레스가 감소한다.
3. 감정 절제력이 좋아진다.
4. 나이가 들면 후회를 덜 느낀다.
5. 나이 든다고 우울증에 더 잘 걸리는 것은 아니다.
6. 긍정성이 더 강해진다.
7. 정서 건강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8. 나이 들면 가치관이 재정립된다.
9. 인생 후반기는 ‘짐’이 아니라 ‘선물’이다.
10. 인생이 ‘나빠졌다’기 보다는 ‘달라졌다’
인생 후반기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강사는 이탈리아 로제토에서 이주해온 광부들이 정착한 미국 펜실베니아 산골 마을 주민들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로제토 효과’라는 말로 잘 알려진 이 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살펴보면, 이곳은 55세 이하의 심장마비 사망자가 없고 65세 이상 심장마비 사망률도 미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낮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럼 이들은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술·담배를 하지 않으며 몸에 좋은 운동을 하는 걸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이들은 오히려 건강에 좋은 올리브유 대신 돼지기름으로 요리를 하고 단 음식을 연중 내내 먹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별다른 운동도 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 마을에는 여러 개의 모임이 있었다. 또한 부유한 이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기꺼이 도와주고 있었으며 이웃들끼리 서로 자주 방문하고 있었다. 사회적인 유대관계가 이들을 건강하게 해주고 있던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회적 유대관계가 우리의 행복과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인생 후반전의 키워드는 바로 인간관계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로제토 효과에 대해 강의하는 모습. Ⓒ 시민기자단 홍기훈 기자
인생 후반전의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부부관계이다. 강사는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특성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했다. 남성은 목표 지향적이고, 여성은 관계 지향적이라고 한다. 또한 남성은 공간을 중요시하고, 여성은 공감을 중요시한다고도 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부부가 인생 후반전에 이르면 서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퇴직 남편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남편이 퇴직 후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뜻한다.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왔지만, 그동안 미처 알고 있지 못했던 면을 이제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덧붙여 강사는 무연사회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느슨한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서로 많은 것을 기대하기에 실망할 가능성이 많은 집착형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기대감을 놓고 편하게 관계를 맺는, 말 그대로 ‘느슨한 관계’를 뜻한다. 강사는 느슨한 관계를 많이 맺음으로써 가질 수 있는 행복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했다.
▲ 다양한 강좌를 접할 수 있는 강서50플러스센터. 2. Ⓒ 시민기자단 홍기훈 기자
인생과 문화가 함께하는 인생문화살롱 8기는 11월 16일 종강 때까지 오페라, 평생 현역, 중년 패션, 와인, 라이프 전환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가 진행된다. 이 과정을 수강하는 수강생들이 인생 후반전을 행복하고 풍성하게 설계하길 응원하며, 앞으로 진행될 강좌도 기대해본다.
시민기자단 홍기훈 기자(artgih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