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업연계 중장년 취업지원
「중장년 경비원 양성사업」현장에 다녀오다.
▲중장년 경비원 양성사업 참여자 모집공고 : https://50plus.or.kr/detail.do?id=34385859
(현재는 모집 종료 상황 임)
중장년 일자리. 경비원 취업 !!!
대부분 사람들의 의식 속에 경비직은 전통적인 고령친화직업이었다. 고령노동자가 생계를 위해 선택하는 ‘마지막 일자리’로 인식되기도 했다. 직업에 귀천(貴賤)이 없다지만 여전히 경비원이라고 하면 하대하며 진상갑질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어도 당사자가 아닌 바에는 남의 얘기에 불과했다.
기자가 경비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가졌던 시각도 위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2023년 기업연계 중장년 취업지원 「중장년 경비원 양성사업」에 대한 취재 임무를 부여받고서야 관심 있게 경비직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막연하게 아파트 경비원 정도로 생각했던 기자의 얕은 생각은 이미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국민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안전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증가하였고, 안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보안업의 확장과 관련 인력의 고용 또한 증가하고 있었다.
중장년 일자리, 경비원 취업을 위한 일반 경비원 신임교육 이수
수요 증가에 따라 지금은 경비원도 하고 싶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경비원으로 취업하려면 국가에서 지정한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을 갖춰야 하는데, 바로 일반 경비원 신임교육 이수다. 지정된 교육시간에 교육과목을 이수해야 경비원으로 취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 자체 경비의 경우 일부 예외는 있음)
일반 경비원 신임교육 이수를 위해서는 (사)한국경비협회와 같은 전문 기관에서 3일간 경비업법, 범죄예방론 등 이론교육과 장비사용법, 신변보호, 시설경비 등 실무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보통 수강료로 12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팀은 중장년 일자리 창출의 주요 분야로 이 시장을 주목하고 (사)한국경비협회와 공동으로 2023년 기업연계 중장년 취업지원 「중장년 경비원 양성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시작했다. 1차 서류전형에서 통과된 83명이 면접을 거쳐 24명이 최종 선발될 정도로 경쟁률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8월28일 소양교육을 시작으로 경비 직무교육(8월29일~8월31일)에 들어갔는데, 직무교육 중에 구인기업과의 현장면접을 통해 일반경비, 귀금속 운송, 기계경비 등의 일자리도 알선한다. 또한, 교육 수료 후에는 (사)한국경비협회 취업상담사 배치를 통한 개인 상담 및 맞춤형 취업 정보를 제공해 준다. 수강료 등 제반 비용은 무료다.
「중장년 경비원 양성사업」소양교육 이모저모
기자는 8월28일,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소양교육 현장에 다녀왔다.
엊그제(23일) 처서(處暑)가 지나 조금은 선선해진 날씨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언덕길을 숨가쁘게 걸어 4층 대강의실에 도착하니 이민지 선임이 본 사업의 담당자 소개를 위해 기자를 맞이했고, 안내받아 교육장에 들어서니 구면의 반갑고 반가운 정미선 선임이 담당자로서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정미선 선임은 기자가 50플러스재단에 입문했던 2018년에 처음 만나 중장년 생애설계의 첫발을 떼게 해준 귀한 인연이다.
소양교육의 시작은 9시 30분부터 인데, 기자가 도착한 9시쯤에 이미 많은 교육생들이 자리를 채운 가운데 교육의 시작을 기다리며, 배포된 교육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대충 훑어봐도 참여자들의 연령대는 바로 짐작이 되었다. 정미선 선임이 참여자의 주요 연령대가 50대 중후반에서 64세까지(모집 제한연령)라고 확인해 주었다. 고령 친화 직업이라는 징크스는 깨어지지 않았고, 주된 일자리에서 벗어나 나이로 인한 중장년 재취업의 어려움의 결과인 것 같아 묘한 여운이 남았다.
□ 「중장년 경비원 양성사업」오리엔테이션
첫 시간은 중부캠퍼스팀 정미선 선임이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였다. 준비된 동영상으로 재단 및 사업을 소개하고, 소양 및 직무교육에 대한 제반 사항에 대해 안내했다.
▲ 서울시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팀 정미선 선임이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시민기자단 구세완 기자
중간에 어느 참여자가 사설 경비교육과 50플러스재단 경비교육이 어떻게 다르냐고 질의한 것에 대해 정미선 선임의 명쾌한 답변이 인상에 남는다. 답변 내용은 이렇다. “3일간 실시하는 경비 전문기관의 법정교육 내용은 동일하다. 다만, 50플러스재단에서는 (사)한국경비협회와 협력하여 소양교육을 1일 추가하여 경비직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함께 취업역량강화 교육을 제공하고 참여자 대상의 취업 상담 및 연계지원 그리고 50+상담센터를 통한 부가적인 상담 및 사업 등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사설기관에서 지불하는 교육비가 무료다.” 그렇다. 다시 상기해 보니, 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의 일자리, 사회공헌, 직업교육, 생애설계를 지원하는 핵심 수행기관이라는 점을 부각한 답변이었고, 이후 재빠른 참여자들은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컨설팅 상담 절차 등을 문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였다.
□ 민간경비 이해
다음 시간은 (사)한국경비협회 고만영 교육부장의 ‘민간경비 이해’ 라는 제목으로 경비의 정의, 시설, 호송, 기계, 신변, 특수 등 경비업무의 형태상 분류와 수행업무, 그리고 참여자들이 궁금해하는 경비원의 전망, 경비원의 현실, 경비원에 대한 오해 또는 진실 등 민간경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소개가 이어졌다.
▲ (사)한국경비협회 고만영 교육부장이 ‘민간경비 이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 시민기자단 구세완 기자
현행 경비업법에서는 방법 상 ‘자체경비'와 '위탁경비'로 구분하는데, 자체경비의 경우는 경비업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경비업법은 도급 형태의 경비원과 경비업체에 적용되는 법률이기 때문에 자체 경비원에서 경비업법 적용을 받는 경비원으로 이직할 때는 경비원 신임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 주목할만했다.
경비원과 경비지도사 자격의 차이를 설명할 때는 참여자들의 관심이 특히 집중되었는데, 참여자 중에도 이미 경비지도사 자격증에 도전했던 경험자들이 있는 듯했다. 경비지도사는 경비원을 지도, 감독 및 교육하는 위치에서 근무할 할 수 있으니,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중장년 은퇴자라면 당연히 자격증 취득을 시도했을 법도하다. 그러나, 제한된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거의 만점을 맞아야 합격할 정도로 어려운 국가자격증이라는 얘기에 실망의 빛이 스쳐간다. 아마도 일부 국가자격증의 경우처럼 전관예우 성격의 관련 업종에서 은퇴한 자들을 위한 자격증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참여자들이 관심 있는 경비원의 일자리와 취업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일반적으로 시설경비업체, 기계경비업체, 호송경비업체, 특수경비업체, 신변보호(경호)업체 등의 전문 업체에 소속되어 활동한다. 또한, 직영경비라 하여 경비업체를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빌딩이나 아파트, 호텔, 학교 등에 취업하는 경우도 다수 있다.
무인경비시스템의 증가에 따라 경비원의 취업자 수가 감소할 가능성은 있지만, 안전에 대한 수요 및 시설경비 수요 증가, 은퇴자들의 직업 귀천 개념이 줄어들고 경비원에 대한 직업선호도 증가 등에 따라 현재의 중장년이 왕성하게 활동할 향후 최소 10년간은 경비원의 취업자 수는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위는 시설경비, 기계경비, 호송경비, 특수경비, 신변보호(경호) 등
경비업무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출처 : Pixabay〉
경비원의 현실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직업과 달리 격일제 근무이면서 동시에 대인접촉 빈도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직무 스트레스와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간과되곤 한다며 특히 아파트의 경우,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입주민의 요구에 대응해야 하므로 경비원의 스트레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도둑 하나 못 잡는 경비 없어도 문제없다.”는 식의 경비원에 대한 오해도 있으나, 민간 경비원의 법적 지위도 일반시민과 같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찰을 뛰어넘는 역량을 보여주길 바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인기업과의 현장면접
29일, 30일 경비 직무교육 중에 5개 구인기업과의 현장면접이 진행된다. 급여조건은 228만원에서 285만원 수준이다. 근무조건은 격일제 또는 3교대다. 현장면접 간접 참여업체 7개 기업도 순차적으로 면접 일정이 잡힐 것으로 예상한다. (아래 표 참조)
▲ 현장면접 참여업체(5개사) 및 간접 참여업체(7개사) List ⓒ 시민기자단 구세완 기자
쉬는 시간을 이용해 교육 참여자인 이 모씨(64세)에게 조심스럽게 경비원을 지원하게 된 동기와 각오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모씨는 2년 전 산재 관련 업무를 끝으로 퇴직하였다. 퇴직 후 재취업을 시도했지만, 나이 때문에 딱히 취업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앞으로 활동기간은 길어야 10년, 그 기간 동안 할 일 없이 놀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돈이 문제가 아니고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했다고 했다. 경비직에 대한 진상 갑질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충분히 감당할 내공이 갖춰져 있다고 말해 일에 대한 절박함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중장년 경비원 양성사업’ 참여자 분들 모두의 행운을 빌며, 활기찬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
시민기자단 구세완 기자(swkoo02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