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3시간의 마음 여행
- 컨설턴트와 함께하는 영등포50플러스센터의 집단프로그램 참관기
당신의 MBTI는 무엇입니까?
본 기자의 혈액형은 A형이다. 이 말에 여러분 중 몇 분은 ‘아! A형이라면 소심한 성격이겠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게 알파벳 몇 글자로 분류된 혈액형만으로 내 성격을 판단 받는 일은 그다지 유쾌하거나 신뢰감이 드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기자에게 몇 해 전부터 새로운 스트레스가 또 하나 생겼는데, 바로 MBTI였다. MBTI란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어로 미국의 마이어스와 브릭스 모녀가 카를 구스타프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성격 유형 검사로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검사자를 16가지 심리 유형 중에 하나로 분류하여 성격을 표시한다는데, 요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거나 모임에 가면 ‘당신의 MBTI는 뭐냐?’, ‘I형 같다.’, ‘아니다! E형 아니냐?’ 하는 뜻 모를 질문과 추궁을 받는 통에 나 혼자만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아재’가 된 듯해서 그간 기자에게 MBTI는 공부해야 할 숙제이자 친해지기 어려운 존재였다. 마침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MBTI 성격유형 검사로 알아보는 가족관계’ 강좌가 열린다는 제보를 접하고 ‘MBTI’와의 한판! 승부를 위한 취재를 기대하며 강의실로 향했다.
성격이란 뭘까요?
강의 시간에 맞춰 입실한 영등포50플러스센터 301호 교육장에는 3개의 그룹으로 나눠서 자리한 수강생(참여자)들과 15년 경력의 MBTI 전문 강사이자 영등포50플러스센터 상담 컨설턴트인 최은희 강사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강의를 시작하고 있었다.
▲ 기자가 생애 처음으로 접한 MBTI 검사지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여러분은 왜 성격에 대해 알려고 이 강의에 오셨나요?’ 최은희 강사의 첫 질문에 수강생들은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본인들의 생각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타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빨리 파악하고 싶어서….’, ‘노후 생활에 도움을 얻고자….’ 등등의 구체적이며 솔직한 답변들이 이 수업에 대한 참여자들의 높은 관심과 흥미를 대신하고 있었다.
‘그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격이란 뭘까요?’ 이 질문에는 선뜻 답변을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강사의 답은 명쾌했다. ‘성격이란 환경에 대하여 특정한 행동 형태를 나타내고, 그것을 유지하고 발전시킨 개인의 독특한 심리적 체계로 쉽게 말해 사람들이 보여주는 모습, 행동, 태도’라는 것이다.
▲ 참여자들에게 교육 내용을 소개하는 최은희 강사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이제 수업은 본격적으로 MBTI 오리엔테이션 검사 및 채점 과정으로 이어졌다. 그간 기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진행되는 MBTI 검사만 했기에 오랜만에 학창 시절 시험 보듯 종이와 펜으로 풀어가는 검사 방식이 주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렇게 총 6부 93개 항목에 표시하고 채점과 결과까지 함께 풀어가는 1교시를 마치며 알아낸 기자의 성격유형은 ‘ENTJ’ - 이거 좋은 성격인가요?
▲ 오랜만에 시험을 치른 심정으로 알아낸 기자의 MBTI 유형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우린 달라도 너~무 달라’ – 다름을 인정할 때 관계가 달라진다!
오늘 강의의 하이라이트는 이어지는 2, 3교시에서 진행한 MBTI 검사의 핵심 내용 설명이었다고 힘주어 말하고 싶다. 자유 발표 형식으로 알아보는 “스트레스 푸는 방법”를 통해 외향형 VS 내향형 성격의 차이와 여행 사진을 보고 느낌을 나눠보는 그룹 작업으로 파악해 보는 감각형 VS 직관형의 차이, 참여자들의 숨은 연기력까지 발견할 수 있었던 ‘역할극’이 알려주는 논리형 VS 감정형, 끝으로 그룹별로 여행계획을 짜보고 발표하면서 알게 된 판단형 VS 인식형의 차이까지…. 일반 강좌라면 짧지 않았을 3시간의 수업은 열정 넘치는 최은희 강사의 재치 있는 진행과 ‘이분들이 오늘 처음 만난 사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서로의 경험과 의견을 나누는 수강생들의 참여로 말 그대로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갔다.
▲그룹별 발표에서 역할극까지 흥미롭게 진행된 수업 모습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그리고 마지막까지 수업을 참관한 기자가 느낀 결론은 “이런 MBTI 수업, 정말 50플러스 세대에게 필요하다!”였다. 젊은 시절에는 적성에 맞는 직업과 직장을 찾기 위해 MBTI가 필요하다면, 3~40대에는 결혼과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고, 5~60대들에겐 가족 구성원과 은퇴 이후의 인간관계를 위해 나를 알고 또 상대방을 이해하는 도구로서의 MBTI와 같은 심리분석에 올바른 결과와 개선 방향을 알기 위한 전문가와의 상담이 중장년 세대에게 꼭! 필요하다는 깨달음에 이르면서 강좌를 준비하고, 뜨거운 박수갈채로 3시간의 심리 여행을 마친 최은희 상담 컨설턴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 MBTI 상담 500회 이상의 상담전문가 최은희 컨설턴트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Q. 오늘 강의 주제인 ‘은퇴 후 부부 및 가족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 제가 이전에는 생애설계를 기반으로 강의를 진행했었어요. 진행하면서 부부관계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찾아보게 됐고, 특히, 상담자 중에 직장생활을 오래 하셨던 분들이 은퇴 후 가정에서도 외롭고, 집에 있는 부인들은 늘 나가 있던 남편이 계속 집에 계시니 또 힘들어하시고요. 그렇게 은퇴 후 3년 이내인 상담자가 가족과 부부관계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는 관련 데이터와 제가 실제 상담에서 만났던 분들의 사례를 접목한 이런 수업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고요. 실제로 강좌 신청접수를 시작한 지 30분 만에 마감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 50플러스 세대의 상담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은희 컨설턴트 ⓒ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Q. MBTI 검사법과 상담이 50플러스 세대에게 어떤 점에서 필요하고 도움을 줄까요?
– MBTI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에요. 나와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이기 때문에 저는 상담을 진행할 때 무조건 MBTI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나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고 하실 때 사용합니다. 50플러스 세대의 중장년분들도 취업하고 싶은 분도 있고 또 나에게 맞는 취미를 찾고 싶다고 하시면서 그런데, 나를 잘 모르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중장년 생애 설계의 4가지 요소가 일, 가족, 여가, 사회적 관계인데 모두다 성격과 관련이 있어요. 요즘 MBTI가 젊은이들에게 유행한다고는 하지만, 연륜과 사회 경험을 통해 많이 둥글둥글해진 중장년층에게도 MBTI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오늘 수업의 참여 분위기와 호응도를 볼 때 50플러스 세대들도 여전히 나와 타인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 하고 상담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50플러스 상담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 현재도 상담받고 계신 50대 초반의 남성인데요.(사례 공개는 내담자의 허락을 받았음.)
내담자분은 퇴사 후 3일 만에 상담을 신청하셨는데 늦게 결혼해 자녀도 어려서 계속 일을 해야 입장이라 취업이 급해 몇 군데 이력서를 내신 상태였어요. 그런데 상담 과정에서 검사를 통해 성격과 적성, 그리고 직업적 가치를 알게 되면서 내담자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분은 유아교육과를 진학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와 조언으로 전기과를 진학했는데 적응이 어려웠다고 해요. 사람을 돕고, 가르치고 돌보는 것에 가치와 의미를 두는 성격인데 단순 노무직이었던 직장에서도 힘들어 퇴사한 거죠. 다행히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계셨기에 상담을 통해 사회복지 분야 취업처를 찾았고 ‘서울주택공사(SH)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상담사’를 추천해서 합격하셨어요. 반지하에 살고 계시는 분들을 찾아가 여름 장마가 오기 전에 그분들의 불편함을 조사하는 일인데, 출근 후 잘하고 계시는지 연락을 드렸더니 내담자께서 “이런 일은 몇 년을 해도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 하면서 행복해하셨어요. 미루고 미루어온 자기 적성을 상담과 경험으로 확신을 갖게 된 사례죠. 요즘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회복지사 1급을 준비 중이세요. 유아교육학과를 원했거나 사회복지사 공부를 한 것도 누군가를 돕고 싶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고 싶은 끌림이었고 그 바탕에 잠재해있던 사례자의 성격, 흥미, 직업을 선택할 때의 가치와 적성을 50플러스재단의 중장년 상담을 통해 찾았고 컨설턴트가 필요한 이유인 것 같아 보람 있었습니다.
상담은 첫걸음이 중요하다!
50플러스 세대는 그간 자신보다 가족과 자녀를 위해서 살아 온 시간이 많은 세대라 할 수 있다.
이제는 해 보고 싶었던 일, 배우고 싶었던 공부, 하고 싶은 취미, 생각만 했던 사회공헌과 봉사
활동하면서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며 사는 중년의 삶도 그려보는 것이 어떨까?
‘지난 50년의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50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상담하고 실천하고
싶은 분들은 영등포50플러스센터 최은희 컨설턴트와의 생애설계 상담을 추천하는 바이다.
(상담 신청 링크 : https://50plus.or.kr/counsel.do)
우리의 성격과 인생의 방향을 파악하기에는 3시간의 특강은 너무 짧기 때문이고, 나 자신과 우리 부부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은 상담 전문가와의 만남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시민기자단 김기연 기자 (vpos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