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가 가르치고 50+가 배우는 사람품학교
<사진과 쓰기가 있는 나를 찾는 여행>강좌 현장스케치
치유와 힐링이 있는 사진과 글쓰기
월요일 오후 2시. 한여름 무더위 속에 50+세대들이 강동50플러스센터 4층 강의실에 모였다. ‘50+가 가르치고 50+가 배운다’는 기획 아래 개설된 사람품학교 <사진과 쓰기가 있는 나를 찾는 여행> 강좌의 2차 수업이 있는 날. 주 1회 2시간 수업으로 진행되는 강좌는 총 6회차로 기획되었는데 강의를 맡은 강경희 강사는 ‘사진과 글쓰기’를 통해 삶의 전환점에 선 50+세대들이 진정한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40대 시절 경력 단절과 여러 관계갈등 등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사진과 글쓰기를 하면서 치유와 힐링을 경험했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한 강경희 강사는 자신의 성장 경험을 동년배인 50+세대들과 나누고 싶다는 바람으로 강단에 섰다고 밝혔다. 수강생들 역시 1주일에 2시간 수업이 있는 날은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쉬는 시간이라며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다.
▲ 사람품학교<사진과 쓰기가 있는 나를 찾는 여행> 수업 풍경 ⓒ 시민기자단 이정선 기자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
강경희 강사의 표현을 빌자면 대부분의 50+세대들은 ‘자기 얘기하는 것에 낯선 사람들’이다. 돌아보면 그동안 우리는 살면서 성적, 성과, 성취, 성공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는 많았을지 몰라도 내 마음이 어떤지, 내가 좋아하고 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또 내가 불편하고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누구에게 질문을 받아보지도 못했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기회도 많지 않았으며, 공감이란 걸 받아본 적도 많이 없지 않았던가.
따라서 이번 수업은 삶의 전환점에 선 50+세대들이 사진과 글쓰기를 통해 진정한 나를 찾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혼란이 없고, 타인과의 관계가 좋아지며, 일상의 소소한 행복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절에 말 걸기
수업은 지난 1회차 리뷰로 시작되었다. ‘지난 시절에 말 걸기’라는 주제 아래 간단한 자기소개시간을 통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좋았던 일과 아쉬웠던 일에 대해 돌아보고, 옆자리 사람과 짝을 이뤄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자신을 함께 보고 그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닌, 삶이 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소중한 것과 중요한 것
2차시에는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수강생 전원이 참여하는 오픈 채팅방에 미리 올려둔 사진들을 함께 보면서 그 사진에 얽힌 에피스드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어머니의 유품으로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는 낡은 재봉틀, 애견과 함께하는 공원 산책길, 친구의 소중함을 확인시켜준 밤의 공원 전경, 평소 꽃 사진을 찍지 않는데 축 늘어진 모습이 순간 자신의 모습 같더라는 길가에 핀 시든 꽃 한 송이, 키운 지 10년 만에 꽃을 피우는 모습을 밤새 지켜 본 후로 20년째 보물처럼 가꾸고 있다는 선인장 화분, 어두운 밤 골목길을 밝혀주는 가로등 불빛사진까지...
각자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진에 깃든 이야기들을 나누며 ‘소중한 것과 중요한 것의 차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경희 강사는 “보통은 소중한 것보다 중요한 것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보다는 소중한 것에 가치와 의미를 두고 살아갈 때 더욱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각자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담은 사진을 함께 보며 이야기하는 시간 ⓒ 시민기자단 이정선 기자
성공보다 중요한 건 성장
성공과 성장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성공을 좇느라 행복을 미루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성공만을 목표로 달리다 보면 목표를 이룬다 해도 행복보다 허전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성공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공보다 중요한 건 성장입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는 것, 즉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내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잊고 살았던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먼저 비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집착하는 마음을 비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집착을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으로 표현합니다. 탐을 내고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노여움 그리고 어리석음이야말로 우리의 마음과 몸을 해치는 독입니다. 이러한 집착을 버리는 순간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존감이 오르면서 내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집착하는 마음을 비워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 시민기자단 이정선 기자
소중한 것을 대하는 방법! 사랑보다 존중
<사진과 쓰기가 있는 나를 찾는 여행> 2차시 강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마지막으로 소중한 대상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경희 강사는 “가족이든 친구든 애인이든 소중한 이를 대할 때 흔히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집착하거나 상대를 옭아매기도 하며, 애정을 강요하기도 하는데, 중요한 것은 사랑보다는 존중하는 마음이며, 내가 남을 존중할 때 남도 나를 존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진찍기가 일상이 된 요즘, 직접 촬영한 사진에 짧게나마 한두 줄의 글을 쓰다 보면 마음에서 통찰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 ‘사진과 글쓰기’라는 매체로 좀 더 쉽게 자신을 찾는 여행을 할 수 있음을 알아가는 시간 ⓒ 시민기자단 이정선 기자
에필로그
조종래 작가는 <소설 창작, 나와 세계가 만나는 길>이라는 책에서 ‘통찰’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통찰은 어떤 일이나 사물의 앞, 뒤 관계를 한꺼번에 살핀다는 뜻이다. 성찰은 눈으로 바라 ‘보는’ 것이 아니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며, 오로지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성찰은 마음으로 이루어내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삶에서 깨달음을 가질 때 자기가 행복한 길을 찾을 수 있다. 깨달음이란 나의 가장 솔직한 내면을 만나는 것이고, 구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구하는 것이다.”
사진과 쓰기를 통해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한 50+세대들이 이번 사람품학교 강좌를 통해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 ‘나이답게’ 보다는 ‘나답게’, 인생 후반기를 멋지게 보낼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얻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기대한다.
시민기자단 이정선 기자(writerj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