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 달간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는 역사 강좌 ‘역사 속 동북아시아의 전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총 4회차로 진행되는 이번 강의는 임진왜란부터 태평양전쟁에 이르기까지 동북아에서 벌어졌던 전쟁사를 돌아보고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찾아보는 시간인데요.
강의를 진행하는 조복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부교수는 중국 관료들의 경제생활, 한국과 중국의 문화교류사, 중국 북방 민족의 역사 등을 연구한 중국사 전문가입니다.
강의는 총 4회로 나누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아편전쟁’,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태평양전쟁’ 등 동북아 질서에 큰 전환을 가져온 전쟁에 대해 살펴봅니다.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정치사, 경제사, 문화사, 생활사 등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면서 각각의 전쟁이 어떤 의미가 있으며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총 4회 강의 중 1강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제외한 나머지 세 주제 모두 19~20세기 전쟁을 다루고 있는 것이 인상적인데요, 아마도 근현대에 일어났던 저 세 가지 전쟁들이 우리 민족의 운명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이후 한국전쟁과 분단 현실까지 당시를 넘어 현재까지도 우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저 4개의 전쟁 중에 유독 중세전쟁인 임진왜란과 병자호란만 다루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당시 중세 동북아 질서를 뒤흔든 엄청난 사건이었다는 이야기도 되겠지요.
우리는 역사를 왜 배워야 할까요? 또 역사를 배우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의 사실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령에게 존경과 숭배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는 아베 전 일본 총리가 신사참배를 정당화하면서 한 말이었습니다. 말 자체만 놓고 보면 백번 맞는 말이지요.
그러나 평화롭게 사는 이웃 나라를 침략하여 학살을 저지르고 차마 사람으로서 못할 온갖 못된 짓을 다 해놓고서 사죄하지 않고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면서 그들을 ‘존경하고 숭배’하겠다면 그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지요.
이처럼 역사를 배운다는 일은 전후 사정을 살펴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고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깨달아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가기 위함일 것입니다. 물론 어느 것이 더 나은 길인지를 아는 것조차 역사에 맡길 일일 것입니다만.
50+시민기자단 최용석 기자 (choiys198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