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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6일 강남구민회관에서는 극단 토티의 뮤지컬 ‘새 허생전’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2시, 6시 2회 공연 모두 500석가량 되는 객석이 만석이 될 정도로 성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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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준비한 극단 토티는 (사)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산하 7개 단체 중 하나로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인큐베이팅 활동 중인 그룹이기도 합니다. 이날의 공연을 위해 아마추어 배우 30여 명이 1년여를 연습했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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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상상 이상으로 퀄리티 높은 무대를 보여줘서 놀랐습니다. 생업이 따로 있는 중장년 아마추어 배우들이 연기와 노래는 물론이고 절도 있는 군무까지 멋지게 해내는 모습에서 정말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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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바대로 허생전은 17세기 조선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를 비판한 연암 박지원 선생의 한문 소설입니다. 조선의 정치, 경제의 나약함과 예법만을 내세우는 사대부들을 냉소적으로 풍자한 시대적 기록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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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극단 토티에서 뮤지컬로 무대에 올렸습니다. 원작이 가진 주제 때문에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무대를 춤과 노래, 그리고 익살스러운 연기로 적당히 심각하고 적당히 즐겁고 유쾌한 밸런스 좋은 뮤지컬로 풀어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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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흥겨운 음악과 함께 주인공 허생이 집안의 빈곤함 때문에 스스로 결심한 10년간의 글 읽기를 접고 이웃에 사는 변 부자에게 만 냥을 빌려 장사에 나서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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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사에 성공하여 큰돈을 벌고 가난 때문에 도적이 된 산적들과 유리걸식하던 유민들을 살기 좋은 섬으로 데려가 생활을 안정시키는 경세가적인 허생의 풍모를 보여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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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떠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허생은 변 부자에게 빌린 돈을 열 배로 갚고 변 부자의 소개로 이완 대장을 만나 나라를 구할 계책을 제안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위선적인 사대부들의 행태를 일갈한 뒤 고향을 떠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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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전 출연자들이 어울린 군무로 뮤지컬이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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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는 동안 현실은 어렵지만 유쾌하게 얽히고 설키면서 서로의 절망을 보듬고 다시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슬프면서도 가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허생이 가진 문제의식과 당시의 현실이 전혀 낯설지 않음에 놀라고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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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생전의 배경인 17세기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당시 사람들의 고민이 여전히 그대로 우리들의 고민으로 남아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기도 했지요. 허생은 고향을 떠나는 것으로 탈출구를 찾았지만, 현실의 우리에게는 어떤 길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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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는 않습니다. 허생과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이름 모를 사람들이 그러했듯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희망을 찾는 게 우리네 소시민들의 운명이자 특기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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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이켜봐도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멋진 뮤지컬이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 극단 토티의 무대를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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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시민기자단 최용석 기자 (choiys19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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