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천에서 살고 있는 새들의 생태를 이해하며
새들의 모습을 스케치하며 힐링하는 시간
▲ 왜가리를 그리기 전에 왜가리의 특성과 스케치 순서 등 개요를 설명하고 있는 윤영아 강사 ⓒ 50+시민기자단 이은영 기자
나이 들어 선호하는 취미 중의 하나가 그림 그리기인 듯싶다. 자녀들을 다 키우거나 은퇴 후에는 해야 할 일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것, 나만의 취미를 갖기 위해 선택하는 여럿 중에 그림 그리기는 거의 들어가는데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는 특이하게 생태화 그리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년 동안 여러 기관에서 수채색연필과 물붓으로 표현하는 생태화(생태 드로잉) 강의를 진행 중인 윤영아 강사는 동양화를 전공하고 교육농장인 고양몽글정원에서 생태화 강의를 담당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Q. 생태화 그리기 강의 개설 의도는?
-주변에서 접하는 자연으로부터 매주 한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동식물에게 다가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수강생분들이 강의 시간에 그림으로 그려본 동식물들을 다음에 마주치면 더 친근하더라고 얘기하시더라.
식물부터 곤충, 조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동식물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새로운 동식물을 탐구하면서 그들의 생태적인 포인트를 공유하고 그림으로 기록하는 시도에 중점을 둔 강의이다. 두 시간 동안 동식물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함께 스케치하면서 힐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음은 홍제천의 새들 중 왜가리를 스케치하고 채색할 때 강사가 얘기하는 주의점과 포인트에 대한 설명이다.
▲ 왜가리
Q. 왜가리 스케치를 할 때 주의점과 포인트는?
-새를 그릴 때 머리를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다르게 보인다. 부리와 눈의 크기 그리고 둘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전체적으로는 머리와 목, 몸통의 비율을 잘 파악해서 스케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가리는 투박한 듯하면서도 뾰족한 긴 부리와 날카로운 노란 눈 그리고 눈 옆에서부터 뒷머리까지 이어지는 댕기깃이 인상적인 새이다.
Q. 채색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색연필로 색을 올릴 때는 나중에 물붓(워터브러쉬)으로 풀어낼 것을 생각해서 되도록 곱고 고르게 색을 올리는 것이 좋다. 반점이나 얇은 선, 무늬나 털 등 섬세하게 표현할 부분이 있다면 이것은 바탕색을 칠한 뒤 물칠로 풀기 전에 표현하지 않는다.
스케치가 끝나면 바탕이 될 색들을 색연필로 채색한 뒤 물붓으로 풀어내고 종이가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 종이가 완전히 마르면 더 진하게 채색하고 싶은 부분을 색연필로 덧칠해도 된다. 이후 덧칠한 부분을 물붓으로 물칠 해도 되고 더 이상 물붓은 쓰지 않고 완성해도 된다. 세부적인 표현도 이 과정에서 하면 된다. 채색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붓의 물 농도 조절과 터치이다. 터치와 농도 조절에 익숙해지려면 간단한 형태도 좋으니 다양한 그림을 그려서 채색하고 물붓을 사용해보는 것이 좋다.
Q. 물칠의 효과는?
-유성색연필을 쓴다면 물붓을 쓸 필요가 없지만, 색연필로 색칠하고 물붓도 쓰는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서 수채색연필이라는 재료를 택했다. 수채색연필은 수채화와 색연필화 두 가지의 특성을 담아낼 수 있는 재료다. 색연필로 채색한 뒤 물을 풍부하게 쓰면서 풀어내면 수채화에 가까운 느낌, 그 위에 색연필로 덧칠하거나 전체적으로 물을 적게 사용하면 색연필화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같은 주제로 그림을 그려도 완성된 그림은 수강생마다 다양한 느낌을 준다.
다음은 수강생 중 몇 분의 작품이다.
▲ 이진화 님 작품 ⓒ 50+시민기자단 이은영 기자
▶ 이전부터 그리기를 좋아하는 이진화 님은 수채화색연필과 물붓으로 수채화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한다. 일단 좋아하는 일이라 관심도 많이 가서 그런지 물에 발 담그고 있는 가오리의 물 표현에 대해 선생님께 물어 하천의 물 표현을 녹색과 파란색으로 하는 스킬 또한 배워 풍부한 그림 표현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 유정희 님 작품 ⓒ 50+시민기자단 이은영 기자
▶ 취미로 그리기를 시작하셨다는 유정희 님은 바쁘지만 그림 그리는 이 시간만큼은 행복하고, 수채화 색연필과 물붓으로 수채화 느낌을 나타낼 수 있어서 그리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 조원서 님 작품 ⓒ 50+시민기자단 이은영 기자
▶ 올해 말 은퇴 예정인 조원서 님은 공학으로 해야 할 일만 했던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퇴 후에는 안 해본 예체능 계열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10월부터 생태화 그리기 수업을 듣고 있고 동시에 오일파스텔화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수강생 중 유일한 남자분이라서 그런지 왜가리 스케치를 보니 확실히 힘이 느껴졌다. 그래서 사람마다 화풍이 있다고 하나 보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는 11월 매주 수요일마다 4회에 걸쳐 홍제천에서 살고 있는 왜가리, 물까치, 딱새, 청둥오리를 스케치하고 수채색연필 그림으로 기록해 보는 수업이 진행 중이다.
* 강사가 생태화 강좌를 운영 중인 고양몽글정원은 농촌진흥청 교육농장 품질인증 인증기관으로 2021년 경기 꿈의 학교 ‘몽글몽글 피어나는 몽글학교’를 진행하였고, 진로체험 꿈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고양몽글정원
글 사진 50+시민기자단 이은영 기자 (eyoung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