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 1시 30분, 영등포50플러스센터 배움실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배움실 한편에 놓인 테이블 위에는 보드게임에 사용되는 사각의 판과 말들이 놓여 있어 이날의 모임을 짐작하게 하는데요, 바로 마시멜로브레인 보드게임 커뮤니티입니다.
마시멜로브레인 보드게임 커뮤니티는 이름 그대로 보드게임을 즐기는 동호회입니다. 마시멜로처럼 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자는 의미로 ‘마시멜로브레인’이라 이름 붙였다고 하지요.
이윽고 약속 시간이 되자 회원들이 자리를 잡은 배움실 안은 곧 하하호호 왁자지껄 소리로 가득합니다. 불과 6명이 모였을 뿐인데 쉴 틈 없이 웃음꽃이 피고 바삐 손들이 오고 갑니다.
정신없이 주사위를 굴리고, 패를 바꾸고 말을 이동하지만 그 사이사이 머리싸움도 쉴 틈이 없고요. 언뜻 보기에는 간단한 게임 같은데 눈치가 느리거나 계산을 빠르게 해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죠. 상대편 말도 보고 수 싸움을 해야 게임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요즘은 보드게임방이 어디에나 있을 만큼 청소년층에서 보드게임이 인기인데요. 보드게임은 놀이판 및 간단한 물리적인 도구로 진행하는 놀이를 말합니다. 인터넷으로 진행하는 컴퓨터 게임과 반대의 의미로 오프라인 게임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혹자는 다 큰 어른들이 무슨 보드게임이냐며 웃을 수도 있겠지만 마시멜로 회원들은 오히려 중장년에게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보드게임은 규칙을 이해하고 기억하면서 주사위를 던지거나 패를 뒤집거나 말을 움직일 때 손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전두엽을 자극해 집중력과 기억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하죠.
또한 직접 사람을 만나서 게임을 하니까 수다도 떨고 즐겁게 놀다 보면 외로움도 잊을 수 있고, 가정에서도 보드게임을 즐기며 가족 간에 대화가 많아졌다고 보드게임 예찬론을 펼치지요. 한 회원은 지난 추석 명절 때 집에 온 사위, 며느리와 다 같이 보드게임을 하며 친구처럼 지낸다며 자랑 섞인 경험담을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보드게임은 아이들이 하는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편이기는 하지만, 사실 효과로 따지자면 중장년층에게 더 좋은 게 보드게임이라는 것은 이제 상식처럼 되었습니다.
실제로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초기 치매 환자들에게 8주 동안 보드게임을 시킨 결과 기억력이 3~4배 수준으로 좋아졌다고 하며, 70대에 더 많은 게임을 한 사람이 건강한 인지기능을 유지했다는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의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보드게임은 중장년층에게 재미와 함께 건강관리까지 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라고 하지요. 많은 중년이 보드게임에 대한 선입견을 거두고 관심 있게 생각해볼 지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부디 보드게임을 통해 건전한 여가생활은 물론 마시멜로브레인이라는 이름처럼 보드게임을 통해 뇌를 건강히 하고 지금처럼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는 마시멜로브레인 커뮤니티가 되기를 바랍니다.
50+시민기자단 최용석 기자 (choiys198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