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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낭송과 우쿨렐레 공연이 함께하는 힐링 축제

 

 

‘우쿨렐레’ 이름만으로도 신나고 경쾌함을 주는 악기이다. 그 느낌을 살려 지었을까?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 커뮤니티 우쿨렐레 연주단의 팀명은 ‘우쿨랄라 한마당’이다. 지난 10월 12일 화창한 가을날 북카페 미미존 행사로 ‘우쿨랄라 한마당’ 커뮤니티의 공연이 열렸다. 

 

남부캠퍼스 미미존, 재미와 의미가 있는 일상의 무대

남부캠퍼스의 미미존은 캠퍼스의 수강생과 커뮤니티 그리고 캠퍼스 사업참여자의 교류와 나눔의 장으로, 대상자들은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상의 무대이다. 수강생과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만든 사진, 영상과 책 등 다양한 결과물을 전시하는 ‘전시존’, 커뮤니티 연주회나 연극 등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존’, 커뮤니티 공개 강연, 캠퍼스 협력파트너 강의 등 50+세대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배움존’, 그리고 직접 제작한 물품을 함께 나누는 ‘나눔존’으로 운영된다. 

 

‘우쿨랄라 한마당’ 커뮤니티가 여는 가을 축제

이번 ‘우쿨랄라 한마당’ 커뮤니티가 준비한 우쿨렐레 공연은 미미존 행사의 하나로 시 낭송과 함께 진행되어 가을날의 분위기를 한층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었다. 1층 북카페 무대 쪽 벽면을 가득 채운 풍선아트는 공연 무대의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맨 위 길게 펼쳐진 현수막에는 ‘찾아가는 우쿨랄~라 버스킹’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언제라도 필요한 곳이라면 달려가겠다는 커뮤니티의 다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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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쿨랄라 한마당’ 커뮤니티의 미미존 공연 무대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음악과 시의 만남

이번 공연은 남부캠퍼스 시 낭송 커뮤니티 ‘시향만리 낭송회’와의 컬래버 형식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음악과 시가 함께 하는 특별한 공연이다. 풍선아트로 멋지게 꾸며진 벽면 앞으로 곧 펼쳐질 우쿨렐레 공연 연주자들의 악보대와 의자들이 공연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주자들은 환한 주황색 블라우스에 베이지색 바지를 맞춰 입고 우쿨렐레를 메고 무대 위에 자리했다. 모두 7명의 공연자들은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경쾌한 멜로디로 공연을 시작했다.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걸, 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걸,

사랑의 눈길보다 정다운 건 없을걸, 스쳐 닿는 그 손끝보다 짜릿한 건 없을걸…”

연주에 이어 ‘시향만리 낭송회’ 백종순 님이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낭송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낭랑하면서 울림 있는 목소리로 전해주는 시는 사람 간 만남의 의미를 이 가을 다시 되새겨보게 한다. 시에서도 노랫말에서도 사람이 다가온다는 건,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건, 사랑의 느낌을 주고받는다는 건 인간 행복의 원천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공연 속 분위기에 담뿍 빠져있는 이 순간만큼은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다는 진리를 믿게 된다. 우쿨렐레의 선율과 그윽한 목소리에 실려 울리는 시구가 인생의 진리를 청중의 마음속으로 들어 앉혔다. 행복은 결국 인간관계에서 온다는 것, 그 핵심은 사랑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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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향만리 낭송회’ 백종순 님(좌)과 황병관 님(우)이 연주곡을 배경으로 시를 낭송하셨다.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바람이 불어오는 곳’, ‘목로주점’, ‘길가에 앉아서’, ‘토요일 밤에’, ‘여행을 떠나요’ 등 50플러스 세대들이 따라 부르기에 익숙한 경쾌한 멜로디의 연주가 계속되었고, 이어 황병관 님의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시 낭송이 카페 공간을 가득 채웠다.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이더라…(중략)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더라.

삶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더라.

사랑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시를 낭독하는 분의 목소리가 시의 내용을 한층 더 생생하게 전달해 주었다. 몇 곡의 앙코르곡 보너스를 받고도 살짝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우쿨랄라 한마당’ 박순복 대표 인터뷰

언제 어떻게 이런 멋진 공연단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등 커뮤니티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순복 회장에게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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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쿨랄라 한마당’을 5년째 이끌고 있는 박순복 대표.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Q. 우쿨랄라 한마당 커뮤니티는 언제 결성하였나요?

-2018년 남부캠퍼스가 오픈하면서 우쿨렐레 연주를 원하는 몇몇 지인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팀 구성은 아는 사람끼리 모여 주변에 홍보를 통해 모였습니다. 우쿨렐레를 좋아하고 50대 이후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루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연습은 어떻게 하시나요?

-강사를 모시고 2주에 한 번 레슨을 받았고, 기존 회원이 멘토로 신입회원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매주 수요일 10시에서 12시까지 꾸준히 연습했어요. 오픈 커뮤니티로 가입을 원하시는 분은 언제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모두 여성회원들이어서 남성회원도 적극 환영합니다.

 

Q. 악기로서 우쿨렐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기타는 6줄, 우쿨렐레는 4줄이어서 배우기가 쉽고 악기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가 편한 점이 좋아요. 다른 악기를 다룬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열심히 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답니다.

 

Q. 연습은 주로 어디에서 하시나요?

-남부캠퍼스에서도 연습하지만, 회원들의 거주지가 구로, 신도림, 개봉동, 고척동 등이어서 고척동에 있는 구로여성회 교실을 주로 이용하고 있어요.

 

Q. 공연에는 회원 모두가 참여하나요?

-모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함께 연주하니 부족한 부분은 서로 채워가며 연주합니다. 공연에 실제 참여해 보고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이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Q. 회장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커뮤니티 시작할 때부터 회장과 총무가 바뀌지 않고 고정으로 맡고 있지만 크게 힘든 점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힘든 경우를 든다면 신입회원이 들어와서 열심히 가르쳐 잘 배우고 난 후에 사정이 있어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가 힘이 많이 빠지죠. 또 공연할 때 각자의 일정이 바쁘다 보니 시간 맞추는 것도 어려운 점인 것 같아요.

 

Q. 그동안의 정기공연 경험은?

-1년에 한 번 남부캠퍼스 미미존에서의 1회 공연을 포함해 연 5~6회 정도 공연을 합니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생일잔치와 노인복지회관 공연을 합니다. 특히 사별하신 분들이 취미를 가지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시범 공연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상에 맞게 아이들을 위한 동요, 어르신들을 위한 트로트 등 다양한 곡들을 연주합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실내 공연이 어려워 고척동 어르신들 십여 명 정도가 모여 담소를 나누는 곳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고 식사와 간식을 챙겨드리는데 해마다 한 분씩 돌아가셔서 못 뵙게 되는 것이 마음 아프기도 합니다.

 

Q. 이번 공연은 시 낭송을 함께 컬래버 하셨는데요.

-커뮤니티 플러스로 2년간 운영한 후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지원금이 제공되는 커뮤니티 프로젝트로 3년 차 운영하였는데요, 심사 때 시 낭송 프로젝트와 컬래버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추진하게 되었어요. 음악만 연주하는 것보다는 다채로운 내용으로 공연이 가능하고 음악과 시 낭송이 매우 잘 어울려 반응도 좋고 연주자로서도 만족스럽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가요?

-커뮤니티 프로젝트 활동을 가능하면 계속 유지하고 매주 수요일 꾸준히 연습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공연장이 있으면 언제라도 새로운 곡들을 준비해서 공연을 이어가고 싶어요. 코로나 시절에도 길거리 버스킹으로 안양천 등에서 공연을 했는데 나름대로 재밌었어요. 가능하다면 객원 보컬을 한 분 영입해서 함께 공연하고 싶어요. 내년에도 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회원들의 실력이 향상되길 바라고 연습을 통해 익힌 곡을 공연을 통해 완성시키는 느낌을 갖고 싶어요.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과 취약한 계층을 위해 아름다운 멜로디로 사랑과 기쁨을 전하는 공연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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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쿨렐라 연주로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음악과 함께하는 언제나 즐거운 인생

무대 위를 고운 빛깔로 화려하게 장식한 풍선아트 작품도 회원들 솜씨라고 한다. 우쿨렐레 연주뿐만 아니라 풍선아트 솜씨도 전문가 수준인 재주꾼 회원들이다. 남부캠퍼스 북카페 미미존 무대 아래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표정은 즐거움과 흐뭇함으로 가득했다. 젊은 시절 즐겨 불렀던 경쾌한 멜로디를 따라 박수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들뜬 마음으로 축제와 같은 가을날의 감성을 즐겼다.

 

어느 공연이나 그렇듯 앙코르곡을 다 듣고서도 아쉬움을 남긴 채 무대는 막을 내렸다. 같은 악기를 함께 배우고 연주하며 느끼는 개개인의 기쁨을 넘어,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의 순간들을 선사하는 ‘우쿨랄라 한마당’ 회원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빛나는 무대가 가을날 남부캠퍼스의 정경으로 마음속에 남았다. 

 

50플러스 세대들이 젊은 날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멋진 동년배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악기 하나쯤은 연주하고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에게 맞는 악기는 어떤 악기일까? 새로운 도전과 과제가 생겼다. 마음이 들뜨고 설레는 또 하나의 과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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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쿨렐레 연주로 흥겨운 남부캠퍼스 북카페의 어느 가을날 풍경.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silk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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