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중소기업 전문인력 교육현장 스케치 및 인터뷰
‘50+중소기업 전문인력’ 마지막 월례교육
유난히도 가을 햇살이 빛나던 날, 언덕을 올라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를 향해 걸었다. 가을바람을 기분 좋게 느끼며 걷다 보니 길가에 가지런히 줄지어 피어있는 코스모스가 눈에 들어왔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군무를 추는 듯 꽃잎을 보였다 숨겼다 하며 하늘거린다. 가을날 정경이 잔잔한 언덕길을 올라 위치한 남부캠퍼스에서는 6개월여 진행된 서울50+뉴딜인턴십 ‘50+중소기업 전문인력’ 프로그램의 마지막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 남부캠퍼스를 향한 길가에 예쁘게 피어있는 코스모스들.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50+중소기업 전문인력’ 프로그램은 50플러스 세대에게 인사노무, 재무회계, 홍보마케팅 등 분야에서 중소기업 풀타임 인턴십 근무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생 2막에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할 기회를 주고, 기업에게는 50플러스 세대 전문인력의 업무 전문성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형 뉴딜일자리 연계 프로그램이다.
올해 2월 모집한 후 4월부터 9월까지 인턴으로 참여기업에 근무하는 프로그램으로 주5일, 1일 8시간 근무조건의 전일제 일자리이다. 중소기업 분야 40명, 디지털 분야 25명, 그린뉴딜 분야 25명을 선발하여 약 6개월간 진행하였고, 이번 교육이 대장정의 마지막 월례교육인 만큼 다양하고 발전적 의견들이 제시되고 서로를 격려하는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 교육이 진행된 남부캠퍼스 꿈꾸는 강당과 교육생들의 모습.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나의 생애를 점검하고, 재설계를 계획하는 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진 이번 마지막 월례교육에서는 인턴십 종료 이후의 은퇴계획, 재취업을 위한 진로설계서 등의 교육이 진행되었다.
오전 교육을 진행한 강사는 인생다모작연구소 이진서 소장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 앙코르 전직지원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생애경력설계 전문강사이다. ‘스마트한 제2의 삶(은퇴) 준비하기’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교육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회복탄력성 점검, 강점 강화를 위한 나의 강점 찾기, 균형 있고 조화로운 인생 후반기 삶을 위한 생애설계 영역별 진단, 생애설계 구성요소에 근거한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나의 진로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교육과정은 마무리되었다.
▲ 오전 강의를 담당한 이진서 강사.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시간적 제한으로 인해 계획서를 완성하는 데 무리가 있었지만, 미래 진로설계에 필요한 요소들을 점검하고 실행해 보는 교육으로 구성되었다. 오후 일정은 법정교육에 해당하는 4대폭력 예방교육, 아동학대 예방교육이 진행되었고 마지막으로 참여자 간담회가 열렸다.
인턴십 참여 소감을 공유하는 시간
조별로 참여자들의 소감을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었다.
교육방식과 관련하여, 교육 시간이 많아 힘들었다는 의견, 수강식 교육보다는 참여형 교육으로 운영되면 좋겠다는 의견,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운영되면 좋겠다는 의견 등이 제시되었다.
▲ 교육 참여자들의 활발한 토의와 소감 발표의 시간.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인턴십 운영과 관련하여, 참여기업 선발 시 근무환경과 채용 여력이 양호한 업체를 선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 기업과 개인 간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한편 참여자의 자세에 대한 의견도 나왔는데, 함께 시작한 동료가 적응을 못 하고 중도에 탈락하는 경우의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참여자 가운데 오태석 님은 ‘열린복지사람들’에서 인턴십을 진행하였는데 해당 기업에서 계속 함께 일하기를 원하고 있어, 향후 실버복지사업의 전망과 개인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여 고민 중이라고 한다. 인턴십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는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져 동료 참여자들로부터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사경일 님은 육아 분야, 디지털 문해교육 분야, 치매예방교육 및 초고령 사회 대비 비전교육 분야에서 활동했는데, 마찬가지로 기업의 요청이 있어 계속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참여자 가운데에는 실제 취지에 맞게 운영되지 않는 면이 있어 단순한 일에 종사하거나 별도 주어진 직무가 없어 시간을 견뎌야 하는 상황에 놓인 참여자도 있었다. 각 회사의 사정에 따라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그 결과 또한 다양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기업이 사업비용의 일정부분을 분담하게 하는 것도 책임 있는 참여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제안도 있었다.
한편 고석배 님은 향후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의 방향성과 지속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50플러스 세대들의 자발적 참여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많은 참여자들이 프로그램 기획, 참여자 선발에서부터 교육 및 운영과정을 세심히 살펴준 50플러스 담당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마무리되었다.
50플러스의 전문성과 경험으로 중소기업 성장에 기여
이번 사업에 참여한 문정수 님에게 구체적 참여 과정과 소감을 들어보았다. 유수의 IT회사에서 초대 인도법인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사업경력과 전문성을 살려 ㈜유플렉스소프트에서 사업기획관리 담당으로 인턴십에 참여하고 있다. 다수 해외 ICT사업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업계획 컨설팅업무에 적합하여 참여자와 기업 모두 매칭에 만족하고 있는 사례로 추천되었다.
▲ (주)유플렉스 소프트에서 인턴 활동 중이신 문정수 님.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인도법인장 근무경험담을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현직은퇴 이후 2권의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는 문정수 님은 재취업을 위해 정보를 탐색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서울시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하였다. 전직에서 일할 당시 중소기업과의 IT관련 업무 경험이 있어 중소기업 현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오랜 해외사업 경험이 중소기업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참여했다고 한다.
현재 인턴을 하고 있는 ㈜유플렉스소프트는 애플리케이션과 정보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며 최적화된 보안 강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IT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문정수 님은 신규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분야에서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하여 신기술 및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지속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을 중소기업 인턴 활동을 통해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인턴십은 참여기업 선정이나 구체적인 직무 내용을 보다 철저히 확인하고 준비함으로써 프로그램이 의도한 구체적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참여자로서의 제안도 잊지 않았다.
문정수 님의 솔직한 참여 소감을 경청하며, 은퇴 이후 재취업을 원하는 50플러스 세대들이 자신의 효용성을 발휘하고 이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에서 발견된 제안사항을 지속하여 반영해 간다면, 참여자와 중소기업이 윈윈(Win-Win)하고 함께 만족하는 프로그램으로 계속 발전해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성장 시대를 이끌어 온 50플러스 세대의 사회적 역할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와 사회변화 속에서 50플러스 세대들의 일자리 창출은 일하기를 원하는 50플러스 세대 개개인의 근로 욕구를 충족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숙련된 사회적 인적자원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함으로써 중소기업 분야의 인적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생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은퇴 후 또는 은퇴를 앞둔 50플러스 세대가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서 성장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잘해 갈 수 있도록 서울시 뉴딜일자리 50+중소기업 인턴십 프로그램이 확장되고 더욱 발전해나가길 기대해 본다.
현장취재를 마무리하고 언덕길을 내려오며 남부캠퍼스로 향하는 길에 보았던 코스모스를 다시 만났다. 길을 따라 나란히 피어 바람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는 가을에야 비로소 예쁘게 피어나는 꽃이다. 조용하고 잔잔하게 피어 미소 짓는 여유는 인생 후반기에 다시 피어나는 꿈꾸는 강당에서 만난 50플러스 세대의 모습을 닮아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서울시 뉴딜일자리 50+중소기업 전문인력 인턴과정 참여자들. ©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silk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