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서울50+[뉴딜]인턴십 참여자 인터뷰①
50+디지털 전문인력 ┃ 트리플앤 주식회사 정남진
시니어 마케터로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전하다.
트리플앤 주식회사는 사회혁신분야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 형 소프트웨어)형 IT 솔루션 전문 개발사다. 개발도상국 IT 인력을 국내 사회혁신 또는 비영리 분야의 IT개발 프로젝트와 연계하는 ‘헬로리모트(helloRemote)’가 주된 사업으로 예산과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기술로부터 소외된 분야에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사회적 가치를 가진 기업에게 디지털 세상을 열어주는 트리플앤 주식회사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시니어 마케터 정남진 인턴(만 63세)을 만나보자.
▲ 트리플앤 주식회사 정남진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Now 50+인턴’ 키워드부터 풀어볼게요. 현재 50+인턴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근무하시는 트리플앤 주식회사에서의 선생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디지털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트리플앤 주식회사는 이제 막 시작하는 소규모 스타트업이어서 총괄이라지만 실질적으론 마케팅 관련한 모든 업무를 제 선에서 담당합니다. 세부 업무는 회사의 언론홍보와 SNS채널을 운영하는 것인데요. 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이 우선되어야 하고, 콘텐츠 제작을 위해선 회사의 히스토리, CEO의 생각, 회사의 사업에 잠재된 스토리를 발굴하고 편집하는 작업을 거쳐야합니다. 다시 말해 회사의 모든 이야기 조각을 발굴하고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대중에게 전달하는 모든 과정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마케팅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하신다고 하셨는데 자세한 업무 루틴이나 성과들이 궁금해요.
회사의 홍보, 마케팅 방향을 기획하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홍보를 어떤 채널을 통해 진행할지, 어떤 콘텐츠를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제작할지, 대중 피드백을 어떤 방식으로 확인하고 소통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정리한 ‘홍보백서’라는 제안서를 만들어 대표님께 보여드렸죠. 이후 대표님과 논의하여 언론 홍보와 네이버 포스터 채널을 운영하는 것으로 홍보 방향을 설정하였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목표를 주도적으로 세팅했습니다. 현재 언론 홍보는 한 달에 두 건의 기사 노출을 목표로 직접 조사한 언론사 컨택리스트를 상대로 기사 제안 메일을 작성하고 응대하는 업무를 하고요, 네이버 포스트에는 회사 뉴스나 기획 기사를 작성하여 한 달에 두 건 정도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 정남진 인턴이 운영 중인 트리플앤 주식회사 네이버 포스트
https://m.post.naver.com/treeplen
주도적으로 업무를 제안하시고 수행하시는 모습이 멋지면서도 인턴으로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극적인 업무 수행에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저는 이번이 세 번째 50+인턴십 참여인데요. 두 번의 인턴십을 수행하며 느낀 것은 50+인턴십이 지난날의 회사생활과 비슷하다는 것이에요. 사회생활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공감하시리라 생각하는데요. 원래 회사는 나라는 사람을 잘 모르잖아요(웃음). 그래서 스스로 무엇을 잘 하는지, 나의 어떤 재능이 회사에 필요한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해야만 쓰임이 생기고 자신의 역할이 명확해집니다. 특히 50+인턴십은 참여자의 지난 커리어를 존중하기 때문에 매너를 갖추어 적극적인 태도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의견을 나눈다면 회사와 더 멋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 인턴십이면 50+인턴십에 대한 애정과 노하우 모두 남다르실텐데요. 50+인턴십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선생님의 또 다른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인턴기관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지원한 업체와 면접을 볼 때 저 또한 회사를 면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는데요. 제고 따지고자 함이 아니고요. 지원한 회사와 저의 전문성, 경험, 업무 가치관 등이 맞아야 서로가 Win-Win할 수 있다는 생각때문이에요. 일례로, 지금 회사의 면접을 볼 때 대표님께 회사 분위기나 소통 방식을 여쭤봤었죠. 진정성 있는 회사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열린 소통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질문 드렸는데 대표님이 크게 공감해주셔서 '이곳에서 신나게 일하면 좋겠다.' 라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인턴십이 나의 50+ 삶을 보장해주리라는 기대감을 놓아야 해요. 물론 인턴십 종료 후 고용이 된다면 좋겠지만, 인턴으로서의 목표가 그 뿐이라면 실망도 클 수밖에 없죠. 인턴십이라는 좋은 기회를 나의 남은 커리어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참여한다면 더 가치 있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이번 인턴십에 참여하셨는지요.
‘나를 새롭게 포지셔닝하는 과정’ 이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퇴직 후 프리랜서 온라인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하였는데 나이 앞자리가 6이 되니 커리어의 유리천장을 마주한 기분이었어요. 제 경력과 포트폴리오를 오히려 부담스러워하거나 미팅 후 계약이 취소 되는 경우도 생겼죠. 그 과정에서 ‘60대는 왜 일하기 힘들까, 사람들이 왜 60대와 일하는 것을 어려워할까’ 스스로 고민하다 현장에서 그 답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0대 대표가 이끄는 젊은 신생 기업을 택한 것도 그 이유고요. 요즘 일터에서 실무자들이 갖는 생각과 문화를 몸소 경험하며 제 커리어를 재포지셔닝하는 과정을 밟아가는 중이죠.
마케팅은 굉장히 트렌디한 업무라고 생각해요. 경험과 경력이 중요시되는 업무이기도 하고요. 앞서 간단히 키워드로 이야기해주셨지만, 선생님의 지난 경력과 경험들이 궁금합니다. 현재의 직무가 이전 경력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요.
라디오 PD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청취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시절 본능적으로 스토리텔링을 익힌 것 같아요. 호기심이 많은 천성 탓에 인터넷 열풍이 분 2000년대에 PD직을 던지고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어요. PD로 재직하던 회사의 인터넷 자회사를 설립하고 성장시키기까지 온갖 과정을 겪으며 돈 주고도 못 살 귀한 경험을 했죠(웃음). 이후로는 줄곧 IT기업의 디지털마케팅, 특히 콘텐츠 마케팅에 특화된 컨설턴트로서 활동했는데요. 온라인비즈니스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애착이 디지털 전문 인력으로서 이번 50+인턴십을 수행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되어준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인턴십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 또 어려움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제가 적극적으로 제안했던 일에서 성과가 나올 때 뿌듯합니다. 최근 추진한 대표님의 언론 인터뷰 반응이 좋았는데요. 앞으로 제 커리어에서도 이렇게 제안하고 실행함으로써 성과를 내면 활로가 더 열릴 수 있겠구나, 이런 믿음이 생겨 자신감이 커졌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들자면, 홍보 마케팅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기까지 일정 시간과 예산이 필요한 데 반해 인턴 기간과 마케팅 비용이 제한적이라는 것인데요. 주어진 현실 안에서 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제가 제작한 콘텐츠로 확보되는 고객이 앞으로 이 조직의 핵심고객이 될 수 있도록 콘텐츠 퀄리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활발하게 일하는 신중년으로서, 일하는 미래를 꿈꾸는 청장년층에 전하고 싶은 선생님의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좋아하는 석학,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의 ‘살아남기 위하여’ 라는 책 내용을 공유하고 싶네요. 자크 아탈리는 10여 년 전 출간한 이 책에서 앞으로 10년 사이 개인에게 일어날 변화와 위기를 실업, 파산, 자산가치 하락, 전염병, 존재 이유 상실 등이라고 했는데요, 정말 정확한 예견이었죠. 이런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개인은 유목민들의 생존원칙을 터득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 생존원칙이라는 것이 '직관력이 있어야 한다, 짐이 가벼워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때론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라, 지나치게 많은 질문을 던지지 말고 앞으로 전진하라.'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저는 자크 아탈리가 제안한 생존원칙을 염두에 두고 살고 있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삶은 누구에게나 늘 위기의 연속입니다. 위기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생존원칙을 보다 일찍 연습하고 실행하는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지속적인 사회생활을 위하여 50+ 세대가 갖추어야 할 능력 혹은 태도는 무엇일까요.
두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디지털 역량과 소통 역량입니다. 지금은 기업도 일상의 삶도 생각보다 더 많이 디지털화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특히 인터넷으로 나를 표현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꼭 갖추어야 합니다. 저도 이번 인턴십을 하며 슬랙이나 노션같은 다양한 디지털 툴을 경험하는 중인데요. 이제는 디지털 툴을 활용한 업무 수행이 일반화된 만큼 일하고자 하는 50+세대라면 디지털 툴에 친해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하나는 소통의 문화 혹은 태도입니다. 주로 SNS에서 이뤄지는 소통 방식과 언어가 그대로 실무에서도 활용되는 현 세대의 커뮤니케이션 특징을 이해하고 또 스며들어야 합니다. 저는 제 지인들에게 SNS 운영을 많이 권하는데요. 조금만 배우고 익숙해지면 SNS야말로 50+세대가 자신을 표현하면서 디지털 역량과 요즘의 소통방식을 익히는 가장 좋은 매체이니 많은 50+세대들이 도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턴십 이후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선생님 인생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온라인 마케팅을 활용한 인터넷비즈니스 컨설턴트로서 일해왔는데요, 앞으로 차근차근 컨설팅 범위를 넓혀가고자 합니다. 제 스스로 1인 사업가라고 생각하며 지난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분야 컨설팅으로 업무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번 50+인턴십을 통해 저를 재포지셔닝하고 업무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익힌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삶의 최종 목표라면 인터뷰 초반에 얘기했던 것처럼 ‘디지털유목민’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노트북 하나 들고 어디서든 디지털 가치를 창출해내며 자유롭게, 또 은퇴 없이 일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늘 세련된 콘텐츠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Ageless 디지털 인력으로 살아가는 것.' 제 꿈을 응원해주세요.
인터뷰 기획·진행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
인터뷰·글 윤혜성
사진 정지훈
50+디지털 전문인력 사업 운영 /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 남부캠퍼스팀
*서울50+인턴십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하기 위해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글의 내용이 모든 사업 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입장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50+(뉴딜)인턴십
50+세대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생 2막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할 기회를, 기업에는 50+세대 전문 인력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 파트타임형과 풀타임형으로 운영되며, 2022년에는 7개 세부 사업에 300여 명의 50+인턴이 선발되어 현장에서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연재순서>
① 스타트업 시니어 마케터로 일하며 디지털유목민 꿈꿔요.
③ 지역 커뮤니티에서 20대에 멈췄던 직장 생활 다시 해요.
④ 교육 받고 실전 연습하며 꿈꿔왔던 기자에 도전해요.
⑥ 1+1 인생, 취약계층 주거 복지 지원하며 나눔을 실천해요.
⑦ 사무실에선 원더풀 현장에선 파워풀. 열일하는 중장년으로 삽니다.
⑧ 코리빙. 코워킹, 트렌디한 스타트업에서 젊게 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