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에게 듣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설립연도인 2016년, 지인의 권유로 보람일자리인 모더레이터(학습지원단의 전 명칭)로 출발한 김명희 선생님은 커뮤니티 지원 활동 경력만 만 6년 차로 첫눈에도 베테랑의 여유가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원래 전공은 환경공학인데 경단녀 시기를 보낸 후 느지막이 학사편입으로 교육학을 전공했어요. 그때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입성했습니다. 그해 제가 만 오십이었으니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저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아요”라며 편하고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는다.
“하하, 혹시 ‘커생커사’라고 아세요?”
“그게 뭔가요?”
“커뮤니티에 살고 커뮤니티에 죽는다. 제가 자칭 커뮤니티 홍보대사예요.”
그녀의 커뮤니티지원단 활동에 대한 자부심이 진하게 느껴진다.
보람일자리 활동의 첫해는 모더레이터(학습지원단)와 커뮤니티지원단을 별도로 뽑았는데 몇 해 전부터 학습지원단 내에 교육지원과 커뮤니티지원을 나누어 선발하고, 중부캠퍼스의 경우 커뮤니티지원은 4명이 담당한다. 지난해 커뮤니티지원단의 대표 역할을 맡았다는 김명희 선생은 인터뷰 내내 기자의 질문에 거침없이 시원시원하게 응답했다.
▲ 커뮤니티 5대 요소: 퍼실리테이션으로 커뮤니티 활성화하기. ⓒ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
“커뮤니티지원단의 역할과 소개 간략히?”
“먼저 커뮤니티 활동은 비슷한 흥미와 관심의 교육을 듣고 자연스럽게 강좌 수료 후 커뮤니티를 만드는 경우와 이미 알고 있는 분들이 모여 활동에 대한 지원을 받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희 커뮤니티지원단은 커뮤니티를 신청하시는 분들의 심사와 행정 지원, 나아가 성장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커뮤니티 모집은 커뮤니티 플러스와 커뮤니티 프로젝트로 되어있고요.
지난해까지는 커뮤니티 플러스를 신청하시는 참여자에게도 비용과 공간 지원을 하였는데 올해부터 커뮤니티 플러스는 공간 지원만 해드리고 프로젝트 신청 팀에게는 비용(일백만 원)과 공간 지원을 하여 좀 더 내실 있는 커뮤니티 활동의 지원이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중부캠퍼스의 경우 커뮤니티 플러스(연중 신청이며 계속 접수 중)는 현재 35개 정도가 활동하고 있고요,
커뮤니티 프로젝트는 상·하반기 20개로 신청 완료되어 활동 중입니다.”
“캠퍼스 내의 공간 지원은?”
“모임방, 몸짓교실, 흥얼교실 등으로 커뮤니티 활동 및 내용에 따라 적절한 공간이 지원됩니다.
공간 지원은 커뮤니티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겐 큰 메리트지요.
현실적으로 커뮤니티 하시는 분들이 활동 공간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거든요. 그 이유로 신청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커뮤니티지원단의 활동은 어떻게 되나요?”
“4명이 매주 월요일은 전원 다 모여 업무 회의를 합니다.
공유할 내용을 전하고 의견 교류하고 남은 요일은 서로 교대하면서 커뮤니티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사례 하나: 따사모 커뮤니티에서 따뜻한 사진가 협동조합으로 성장. ⓒ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
“커뮤니티지원단으로 활동하면서 보람 있었던 커뮤니티 활동 사례 몇 가지만?”
“자랑할 거리가 많은데요, 다 말씀드리려면 시간이 모자라요.”
“학습 후 커뮤니티로 출발했다가 창업까지 이어진 성장 사례로 ‘따사모’가 있어요.
사진 활동가 과정 수료 후에 커뮤니티를 결성한 후 커뮤니티 프로젝트 활동으로 발전하고 지난해 9월 ‘따뜻한 사진가 협동조합’ 창립총회도 마쳤습니다.”
“성장 사례 또 하나는요.
2017년 중부캠퍼스의 연극교실 수료 후 ‘달콤2막’이라는 커뮤니티를 결성해 ‘한여름 밤의 꿈’ 공연을 마쳤고요.
2018년 ‘강여사의 선택’ 공연, 2019년에는 협동조합도 설립하고 B2S(BROVO 2ND STAGE) 극단 창단, 2021년 ‘우리는 중년의 삶이 재밌습니다’의 출판까지 이어졌습니다.
서울시민청에서 ‘강여사의 선택’으로 입체낭독극 공연도 했고요.”
▲ 사례 둘: 달콤2막 커뮤니티에서 표현하는 인생연구소 협동조합으로 성장. ⓒ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
“대단하지요? 저도 그 커뮤니티 지원 활동이 연이 되어 2021년 극단 단원으로 합류하게 되었어요.
요즘 연극 연습이 한창이고 10월 초에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도 그 무대에 오르고요. 3개 역할을 맡아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저에게는 이 극단 참여가 리더의 향기와 사람에 대한 생각, 나를 돌아보는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향기가 나는 사람의 옆에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
“그 말 명언인데요.” 김명희 선생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언어였다.
▲ 사례 셋: 두두 커뮤니티에서 두두협동조합으로 성장. ⓒ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
▲ 김명희 선생의 두두협동조합 활동 모습. ⓒ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
또 하나는 김명희 선생님도 소속되어 있는 ‘두두협동조합’인데 이 조합도 커뮤니티로 시작해 협동조합을 만들어 지금은 소득과 가치 문화를 추구하면서 활발히 활동하는 성장 커뮤니티의 사례이다. 김명희 선생님의 경우는 커뮤니티지원단 활동을 하면서 지원단의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지원 활동과 연계하여 자신의 새로운 무대도 만들어가고 활동 영역을 넓혀 가는 매우 바람직한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뮤니티지원단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힘든 일은 없냐고 물었다.
“가끔 소통으로 어려울 때가 있어요. 감정 노동자가 된 느낌이랄까.
저희가 커뮤니티 신청자에 대한 심사와 지원 활동을 하다 보니 신청자분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화부터 내실 때가 가장 당황스럽지요.
그럴 때가 가장 힘든 경운데 자주 있는 일은 아니어서요. 무엇보다 보람이 더 크니까요.”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녀가 매우 열정적인 활동가라는 거였다. 커뮤니티지원단의 보람일자리 활동 외에도 강의(메타버스낭독크리에이터, 디지털 툴 기술), 낭독봉사(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 연극 무대 연습, 오전 5시 45분에 줌(zoom)으로 여는 책 읽는 독서 모임 등 철저한 시간 관리로 한주의 스케줄이 빼곡히 차 있었다.
▲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제작으로 사회공헌 활동 중인 김명희 선생. ⓒ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
▲ 메타버스 전문강사로도 활동 중. ⓒ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
커뮤니티 활동은 대체적으로 봉사, 사회 공헌 활동의 취지로 시작해서 일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다며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2~3년 경력이 쌓이면 그것이 일로 연결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재단에서 하는 교육 기부, 지역에서 하는 사회 공헌 등에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함께 활동하면 다양한 정보교류도 이어지고 일 활동의 디딤돌이 되고 새로운 가치와 브랜드를 만드는 출발선이 되는 것 같습니다.”
“보람일자리인 커뮤니티지원단은 어떤 분들이 지원하면 좋을까요?”
“소통을 잘하시는 분, 그리고 행정 지원을 위해서는 보조금 시스템의 이해도가 있으신 분, 삶의 경험이나 지혜로 조력자의 역할을 잘하시는 분이면 좋겠지요.”
“커뮤니티 활동의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어떤가요?”
“코로나 이전에는 동일한 관심사의 교육을 받고 커뮤니티 활동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온라인 교육 이후에는 커뮤니티로 이어지는 동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봐야겠지요!
코로나 이후 아무래도 비대면 교육이 많아졌고 이젠 정상화가 되더라도 비대면 커뮤니티도 자연스럽게 정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낯선 사람 효과’라는 거 있잖아요.”
김명희 선생님의 얘기를 들으며 약한 연결이 오히려 큰 영향을 미친다는 글이 떠올랐다.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래전부터 친숙했던 이와의 대화처럼 시간이 빨리 흘렀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싶은 분들께 한 말씀”
“50플러스 세대들은 여성분들은 오히려 커뮤니티 활동을 편하게 활발히 하는 느낌이 들어요.
남성분들도 여유를 갖고 리프레시, 리셋하는 마음으로 계획을 하고 도전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고요.
한번 길을 만들면 또 다른 길이 만들어지잖아요. 도전하는 삶이 일상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말고, 뭐 이런 말도 있잖아요. 하하”
아마 커뮤니티지원단 활동을 하면서 소극적인 중년 남성들을 대했을 때의 느낌이 남아 있는 듯했다. ‘도전하는 삶의 일상화’ 멋진 말이다.
당연히 있을 듯하여 물었다. “앞으로 개인적인 꿈은?”
“제가 좀 주위가 정리 안 된 너저분함, 하하! 이런저런 호기심은 많은데 자신에 대한 정리가 안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보내는 일상들이 온통 글의 소재란 생각이 들었어요. 나를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책 한 권 쓰기를 마음먹었지요.
지금 하는 낭독봉사, 연극, 두두협동조합, 커뮤니티지원 활동 등 그 속에서 감동을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 감성적인 것들을 모아서 책을 한 권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한편씩 글쓰기를 8월부터 시작하려고요.”
기자가 한마디 거들었다. “그냥 오늘부터 쓰세요. 그런 건 마음 먹었을 때 바로 하는 게 좋아요.”
▲ 김명희 선생은 극단에 입단해 현재 연극배우로 활동 중이다. ⓒ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
“가지치기라고 하지요, 글 쓰면서 주변 정리할 것들은 정리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제가 측은지심이 좀 많은 편이에요.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고요.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나보다 힘든 분들이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작은 것을 실천하는 체인지 메이커 할머니가 되고 싶네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이잖아요. 커뮤니티가 바로 새로운 가치와 브랜드를 만들어 내고요.
우리는 지금 바로 그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 ‘2022 강여사의 선택’ 연극 연습 장면. (좌) 스피커1 역, (우) 심주리 어르신 역. ⓒ 중부캠퍼스 김명희 커뮤니티지원단
커뮤니티지원단 김명희 선생님의 따뜻함과 열정이 가득 담겨 전해졌다.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그녀가 가진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날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만난 커뮤니티지원단 김명희 선생과의 대담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태양이 뜨겁고 강렬한 여름날의 오후가 저무는 시간이었다.
*취재 후 한마디|김명희 선생님은 10월 초 본인이 출연하는 대학로의 연극에 기자를 초대했다. 캬! 기대가 크다.
‘2022 강여사의 선택’ 공연: 9월 30일~10월 2일 대학로 알과핵소극장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try37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