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문 박성래 강사의 하루
“한동안 인생 2막을 준비하기 위해 30여 개의 강좌를 들었어요. 그중 하나가 스마트폰 활용 강의였죠. 그때 강좌를 들으면서 ‘이거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는 관심이 비슷한 이들이 모여서 ‘도심SNS누리회’라는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어요. 5명이 매주 만나서 스마트폰 스터디와 강의안 개발을 했어요. 그걸 바탕으로 인턴 강사를 시작했고 다양한 곳에서 관련 강의를 합니다.”
지난 15일 동작50플러스센터에서 ‘구글 활용’ 강의를 하는 박성래 강사를 만났다. 알고 보니 기자도 50플러스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이름을 들었던 스마트폰 관련 분야의 유명한 강사였다. 동작50플러스센터에서는 구글 활용법에 대한 강의를 한다고 했다.
서울시50플러스는 나의 일과 삶의 베이스캠프
▲ 박성래 강사. ⓒ 50+시민기자단 김영문 기자
이야기는 학창 시절에서 시작되었다. 항공대 출신인 박성래 강사는 50플러스 세대에게는 친숙한 록그룹 ‘송골매’의 멤버 배철수와 동기라고 소개한다. 그 배철수가, 송골매가 9월을 시작으로 전국 콘서트 투어를 연다는 이야기로 화답했다.
“2015년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SNS 전문가 양성과정 1기로 공부하면서 그동안 스터디했던 ‘도심SNS누리회’ 회원 전원이 인턴 강사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게 강사로서의 출발이었지요. 인턴으로 참여하면서 복습반을 열었어요. 강사로서의 자질과 강의 내용을 업그레이드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였어요.”
박성래 강사는 당시 함께 활동했던 강사들의 이름을 죽 열거했다. 대부분 나도 아는 분들이었다. 그들 중에는 평생 전업주부로만 살았던 분도 있었다. 평생 하늘과 구름만 알았다던, 전직 전업주부가 50플러스 세대가 되어서 디지털로 제2의 인생을 멋지게 누리고 있단다.
당시 박성래 강사와 함께한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대부분 해당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활동 중인 커뮤니티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50플러스 세대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한다.
박성래 강사가 활동했던 커뮤니티는 ‘50+세대들이 캠퍼스에서 수업과 더불어 창의적이고 보람된 커뮤니티 활동을 더욱 활발히 펼칠 수 있도록, 사회적 관계와 협동을 통해 인생 2막을 새롭게 설계하는 50+ 커뮤니티 활동 문화의 확산’이라는 50플러스가 키우고 싶은 커뮤니티의 롤모델이라는 생각을 했다.
손안의 비서와 함께 하루를
▲ 박성래 강사가 오후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 50+시민기자단 김영문 기자
박성래 강사에게 어디서 주로 활동하시는지 물었다. 설명하려다 에버노트를 열었다. 에버노트는 나도 사용해 보려고 시도하다 그만둔 경험이 있어서 더 호기심이 일었다. 강의 기획부터 매 회차 강의안, 인터넷에서 스크랩한 자료, 진행 중인 강의 슬라이드 등 자료가 링크되어 있고, 각각의 노트에는 알람이 설정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에버노트가 박성래 강사의 사이버 매니저 같아 보였다.
“SNS 전문가 양성과정을 공부할 때 에버노트를 알았어요. 그때 책 만들어보는 과제가 있었는데, 스마트폰에서 에버노트를 열어 말로 글을 써 초안을 잡은 다음 PC로 다듬으니 그야말로 책이 되더라고요. 스마트 라이프라는 게 이런 거구나, 놀라웠죠.”
박성래 강사는 에버노트, 구글 캘린더, 구글 스프레드시트, 구글 설문지를 활용해서 일정을 관리하고 학습자들의 출결 사항, 과제 점검, 다음 차시 안내 등을 보기 좋게 정리하고 있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명령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출근길에는 구글 캘린더에 링크되어 있는 강의안을 열어 다시 한번 강의 내용을 확인합니다. 처음 가는 곳은 구글 캘린더에서 오늘 일정을 열어 길 찾기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강의 장소에 도착하면 습관적으로 사진을 찍어 오늘을 기록합니다. 강의가 끝나면 어디서 무슨 내용으로 강의를 했는지를 기록하고요. 이렇게 관리한 하루하루가 제 스마트폰에 아카이빙 됩니다. 정확히는 구글 드라이브와 구글 서비스에 저장되는 셈이지요.”
구글 어시스턴트는 박성래 강사의 손안의 훌륭한 비서였다.
삶의 전환, 생각의 전환
▲ 박성래 강사가 동작50플러스센터에서 구글 활용법을 강의 중이다. ⓒ 50+시민기자단 김영문 기자
“저에게 50플러스는 ‘전환’입니다. 삶의 전환,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게 해준 곳이지요.”
박성래 강사는 ‘50+ 스마트폰 SNS 전문강사’, ‘전국민 디지털 역량 강화교육 강사’,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지원교육 강사’, ‘구글 활용 스마트 라이프 10종 세트 전문강사’, ‘통신서비스 활용 및 피해 예방 전문강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동작50플러스센터를 비롯해 도심권50플러스센터 등 50플러스센터는 물론 다양한 기관이 그의 활동처다. 이처럼 활발하게 활동을 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가 50플러스이며, 이곳에서 삶의 전환, 생각의 전환을 맞았다고 했다.
퇴직 후의 일자리 전환을 이룬 것은 앞서 들은 설명으로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떤 부분에서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는지를 물었다.
“우리 세대는 아무래도 일도 조직도 심지어 가정에서조차 가부장적 수직적 사고에 길들여진 사람이지요. 제가 근무하던 기업은 외국계 회사여서 상대적으로 덜한 듯했지만, 이런 사고는 그대로 적용되어 수직적 관계가 익숙하고 자연스럽고, 바깥에서 몸을 쓰는 일보다는 사무실에서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것이 위라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그러다 2012~2013년 베이비부머 대상 교육을 받은 게 터닝포인트가 되었어요. 50플러스 세대에게 일자리 교육 외에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자신을 과대평가하거나 반대로 과소평가하거나 하는 왜곡된 시선도 그때 교정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구글 활용에 대한 강의가 열리는 강의실. ⓒ 50+시민기자단 김영문 기자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는 걸 다음 시간 강의 준비를 해 놓아야 한다며 학습매니저와 정한 사업팀 PM이 들어올 때 깨달았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구글의 여러 가지 도구 중 콕 집어서 강의하는 도구는 무엇인가를 물었다.
“구글 크롬,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캘린더, 구글 포토, 구글 킵, 구글 주소록 등입니다.”
세대를 구분하는 말은 다양하다. 그중에는 ‘디지털 원어민 세대’와 ‘디지털 이주민 세대’가 있다는 말도 있다. 디지털 원어민이란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말하고 디지털 이주민이란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으나 디지털 사용이 서툰 기성세대를 지칭한다. ‘젊은이의 전용’이라고 생각해온 스마트 라이프를 인심 좋은 인상의 50플러스 세대인 박성래 강사가 앞서 누리고 사는 것 같았다.
50+시민기자단 김영문 기자 (aidiown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