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50+를 위한 입맛 돋우는 여름김치 만들기’ 강좌
우리 집 밥상을 맛깔나게 해줄 여름 별미김치
5060세대에게는 익숙한 노래 가사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 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살아♪’ 그렇다. 김치는 한국인의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반찬임이 분명하다. 제아무리 진수성찬을 차렸다고 해도 김치가 빠지면 섭섭하다. 아니 미완성이다.
우리의 ‘소울푸드’임이 분명한 김치. 먹었을 때 감탄사가 매번 나오지는 않지만, 묘한 마성의 매력을 지닌 김치는 한국인의 밥상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식탁에도 오르는 먹거리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나저나 김치 종류는 몇 가지나 될까?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김치 종류’라고 입력하자 76개가 모니터에 뜬다. 일상적으로 우리 밥상에 오르는 건 배추김치, 깍두기, 파김치, 겉절이, 알타리김치, 나박김치, 동치미, 오이소박이 등 10개 남짓인데 말이다.
뭐, 여하튼 밥상에 필수적으로 오르는 김치! 이를 만들어보는 강좌가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6월 한 달 동안 4차례 열린다. 매주 화요일(7일, 14일, 21일, 28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서대문50플러스센터 ‘ㅎㅎㅎ부엌’에서 진행되는 김치 만들기 강좌의 수강생은 8명, 그야말로 소수 정예다. 강좌명은 ‘50+를 위한 입맛 돋우는 여름김치’.
▲ ㅎㅎㅎ부엌에서 열무 김치 재료를 손질하고 있는 학습자들.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사실 가정집 주방은 주로 여성의 공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점 주방은 남성 셰프가 리드하는 경우가 많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50+를 위한 입맛 돋우는 여름김치’ 강좌에 남성 2명이 참여했다. “남자가 김치를 담근다고?” MZ세대는 ‘남자가 김치 담그는 게 왜 이상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50대, 60대에게는 다소 낯설고 어색한 풍경이다. 2명의 남성 수강생에게 강좌 신청 사유를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2명의 대답은 평행이론이다.
“지금까지는 누군가 만든 김치만 먹어왔죠. 집에서 김장하면 돕기는 했지만 솔직히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죠. 그런데, 내가 담근 김치를 누군가와 함께 먹고 싶네요. 제가 담근 김치를 맛볼 어머니, 아내의 얼굴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 여름 별미김치 만들기 수업에는 2명의 남성 참가자들이 함께 했다.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더위로 입맛이 떨어지곤 하는 여름일수록 기본 반찬이 맛있어야 하는 법. ‘50+를 위한 입맛 돋우는 여름김치’ 강좌의 첫 번째 아이템은 여름 김치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열무김치. 보리밥에 쓱싹쓱싹 비벼 먹어도 맛있고, 국수에 호로록 말아 먹어도 맛있고.
열무김치 레시피
열무 2kg, 소금물 2L, 소금 1/2컵, 보리 1컵, 물 5컵, 양념(고춧가루 1컵, 새우젓 1/2컵, 멸치액젓 1/2컵, 실파 한 줌(100g), 양파 1개, 청고추 2개, 홍고추 2개, 다진마늘 2큰술, 다진생강 1큰술)
▲ 열무김치와 양념 재료.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이 강좌를 맡은 두레생협연합회 최애란 강사는 열무김치를 잘 담그는 노하우에 대해 “열무를 손으로 자꾸 만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꾸 손을 대면 여린 열무 잎에서 풋내가 나기 때문이라고.
열무김치 담그기는 열무 다듬기로 시작한다. 그런데 최애란 강사가 뿌리와 이파리 끝부분을 거침없이 잘라낸다. 이 모습을 보고 당황한 수강생들에게 최 강사는 “뿌리는 맵고, 이파리 끝부분은 써요. 그래서 잘라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 (좌) 두레생협연합회 최애란 강사. (우) 열무 다듬기.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다듬기가 끝나면 씻지 않고 그대로 소금물에 절인다. 이물질이 묻어 있는데도 씻지 않는 이유는 ‘풋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열무가 2kg이면 소금물은 2L(물 2L에 소금 200g을 녹인 것)를 준비하면 된다.
▲ 열무 절이는 소금물을 만들고 있다.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절이는 데도 노하우가 있다. 다듬은 열무를 한꺼번에 소금물에 절이는 게 아니라 켜켜이 쌓는다. 한 켜 쌓고 소금물을 붓고 마른 소금을 뿌린다. 이 작업을 반복하면 된다. 열무 줄기가 말굽 모양으로 휘어지면 알맞게 절여진 것. 절여진 열무는 받아 놓은 물에서 아기 다루듯이 살살 흔들어 씻어서 채반에 건져 놓으면 된다.
최 강사의 레시피에서 눈에 띄는 게 있다. 밀가루풀이나 찹쌀풀이 아니라 질게 지은 보리밥을 양념에 넣는 것. 식은 보리밥에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섞으면 열무김치 담그기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보면 된다. 김장김치처럼 양념을 팍팍 넣는 게 아니라 솎듯이 대충 버무리면 된다. 통에 담은 다음에는 비닐 랩 대신 깻잎으로 덮으면 열무김치 만들기 완성.
▲ 열무 김치의 양념의 비법은 보리밥(좌), 김치를 통에 담고 랩 대신 깻잎으로 덮는 팁까지.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여름에 빼놓으면 섭섭한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열무김치 아닐까? 그렇다면 여름김치에는 열무만 있나? 아니다. 6월 14일에는 오이소박이, 21일에는 여름 겉절이, 28일에는 여름 깍두기를 담근다고 한다. 남경희 수강생은 “워킹맘이었어요. 그래서 김치는 엄마가 담가 주셨죠. 이제는 제 아이에게 엄마가 담근 김치를 맛보여 주고 싶네요.”라는 말을 남기고 강의실을 나선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50+를 위한 입맛 돋우는 여름김치’ 강좌를 들은 수강생들은 올여름 입맛 없어서 밥 못 먹을 일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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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twinkle01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