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인생설계를 위한 출발,
50+상담의 정체성과 체계화를 고민하다
50+상담의 수요와 공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실효성 있고 질 높은 인생재설계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상담시스템 현황을 검토하고 보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는 2017년 <50+상담센터 콘텐츠 개발 연구>와 <서울시 50+종합상담 시스템 구축 연구>를 추진하였다. 해당 연구들은 기존 상담사업의 운영현황 및 이용자들의 참여실태 및 수요 등을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50+상담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수립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이은정
충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1. 50+상담 연구의 배경
대규모 인구집단인 베이비붐 세대가 대량 퇴직에 직면하면서 후반기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베이비부머의 중년기는 고령화로 인해 길어졌는데 막막함과 불안감은 팽배해있는 현실이다. 민선 6기 서울시는 이러한 시대 변화 및 세대 특성을 파악하고 베이비부머를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관련 주요 정책이 서울시50플러스(이하50+)정책이다.
서울시50+정책의 주요 대상은 50-64세 인구집단이다. 베이비부머는 한시적 코호트이므로 누구나 살아가면서 고민하게 될 인생주기로서 50-64세 인구집단을 50+세대로 명명하고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정책은 지난 2년 반 사이에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받아왔는데. 여기에는 50+세대가 우리 사회에서 상당한 규모를 차지한다는 점(서울시 50+세대의 경우 서울시 전체 인구의 약 20%)뿐만 아니라 이후 세대에게 새로운 인생모델의 비전이 되는 모든 세대의 이슈이기 때문이다.
서울시50+정책을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에 대해 그 전략과 방법을 두고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초기 그 고민이 정리되어 발표된 것이 2016년 5월의 '서울시50+지원종합계획'이다. 이 종합계획의 핵심은 50+세대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통합적으로 반추해보면서 인생후반기를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있으며, 이를 위해 50+정책의 핵심 사업에 상담, 교육, 일자리 사업 등을 핵심적으로 기획되었다.
50+정책의 핵심 사업들 가운데, 50+상담 사업은 컨설턴트들이 서울시의 권역별 50+캠퍼스 및 자치구의 50+센터에 배치되어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50+상담에 대한 높은 수요가 확인되는데, 50+캠퍼스 상담센터의 상담건수를 살펴보면 2016년 6,948건. 2017년 18,550건으로 급증해왔다. 또한 2020년까지 50+캠퍼스 및 50+센터의 확대와 함께 50+상담서비스의 공급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50+상담의 수요지형과 공급지형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민들에게 보다 실효성 있고 질 높은 인생재설계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담시스템 현황을 검토하고 보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는 2017년 50+상담 정책 및 사업의 체계화를 위한 연구들을 추진하였다. 하나는 상담의 표준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고 정립하기 위한 <50+상담센터 콘텐츠 개발 연구>였으며, 다른 하나는 상담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서울시 50+종합상담 시스템 구축 연구>였다. 해당 연구들은 기존 상담사업의 운영 현황 및 이용자들의 참여실태 및 수요 등을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을 하고, 이를 토대로 50+상담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수립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2. 50+상담 연구의 과정
관련 연구들을 추진하기 위해서 중장년층 대상으로 한 상담 관련 선행연구 및 국내?외 자료 등의 분석은 기본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다. 1) 우선, 서울시50+상담사업 현장 관계자를 중심으로 50+상담사업의 전반적인 운형 현황 및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하여 관계자 협의회를 개최하였다. 2) 다음으로, 서울시50+상담시스템 구축 현황 분석을 위해 총 면담조사가 실시되었다. 현장에서 실제 실무를 맡고 있는 컨설턴트들에 대한 개별 혹은 집단 면담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3) 그리고 서울시50+상담 현황을 통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이다. 설문조사는 수요지형 대상의 ‘서울시 50+상담서비스 수요 및 이용만족도 조사’와 공급지형 대상의 ‘서울시50+상담사업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 현황 조사’ 2가지로 구분되어 실시되었다. 3) 또한 서울시50+상담사업의 전반적인 운형 현황을 분석하고 시스템 구축 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하였다. 50+상담의 기능과 범위 정립, 상담 프로세스의 체계화, 50+컨설턴트 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체계, 50+상담의 질 관리 방안 등에 대한 검토 및 자문이 진행되었다. 4) 특히, <50+상담센터 콘텐츠 개발 연구>에서는 현장 필요성 및 활용성 높은 콘텐츠 개발 위해 50+컨설턴트들의 참여연구로 진행되었으며, 전문성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상담전문가 수퍼비전을 운영하였다.
3. 50+상담 연구의 결과
1) 50+상담의 정체성을 고민하다
50+상담의 정체성은 후반기 인생설계 종합상담, 동년배 상담, 그리고 교육 및 활동·일과 연계된 상담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후반기 인생설계 종합상담
50+상담의 가장 큰 특징은 50+세대들의 다양한 이슈 가운데서도, 특히 후반기 인생설계를 지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인생후반전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목적의 종합상담이다. 50+세대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통합적으로 반추해 보면서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역들 예컨대, 일·재무·사회공헌·사회적 관계·가족·여가·건강·재무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인생 전반에 대한 기초적인 점검을 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내담자가 제기하는 호소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을 위한 주요 정보를 제공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보다 깊이 있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발견될 시 내담자의 동의 등을 거쳐 전문가에게 의뢰 및 연계하여 호소문제가 해소되도록 적극적으로 조력함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서 남은 인생의 후반기를 균형 있고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동년배 상담
서울시50+상담의 또 다른 핵심은 '동년배 상담'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오며 비슷한 경험과 특성을 가진 50+동년배가 그들의 인생경험 및 직업경험, 그리고 인생설계를 위한 상담 전문성을 바탕으로 50+세대를 상담하는 것이다. 동년배로서 상담자의 가장 큰 장점은 같은 세대의 고민을 이해하며 따뜻한 정서적 지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문화적 환경과 경험을 공유하는 동년배가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도움을 구하는 사람과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 사이에 공감대가 쉽게 형성되고, 동일 시대와 연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관심사와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는데 직접적이고 가장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학습과 활동·일의 촉매제로서 상담
50+상담의 큰 방향성은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50+세대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게 지원하고, 50+세대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사회 곳곳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길 찾기를 이끌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50+상담은 50+세대들이 의미 있고 즐거운 인생 후반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와 함께 실질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방법을 탐색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상담으로만 그치지 않고 이후 인생후반기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교육과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될 필요가 있다. 상담을 통한 탐색이 배움을 통한 인생후반기 준비로, 그리고 이러한 탐색과 배움의 결과들이 실제 사회활동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연계성에 대한 기획이 필요하다. 이는 후반기 인생설계를 시작하는 막막한 단계에서, 교육을 받으며 관심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학습의 단계에서, 그리고 실제 삶에 적용해보는 활동 등 일련의 과정마다 효과적인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
2) 상담 시스템의 체계화를 고민하다
2017년 관련 연구들에서는 50+상담의 시스템 현황을 상담사업 추진체계 측면, 상담인력 전문성의 측면, 50+상담센터 운영의 측면에서 분석하고 각각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안하였다. 그 개략적인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50+상담 사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추진체계로서, 사업의 관리 체계와 대내외 협력체계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필요성 및 그 세부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둘째, 50+컨설턴트의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서 전문성이 강화된 사전교육 및 보수교육 운영, 상담 윤리 규정 마련 등을 제안하였다. 셋째, 그 밖에 상담 사업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위해 상담의 표준 정립, 환경 구축, 데이터 관리 및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홍보 전략 수립 등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3) 현장 활용도 높은 산출물을 고민하다
연구자는 위의 연구들을 통해서 결과적으로 연구보고서뿐만 아니라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산출물들을 제작하였다. <50+상담센터 콘텐츠 개발 연구>를 통해서는 발굴된 콘텐츠를 토대로 1) 50+상담 콘텐츠의 표준을 정리한 컨설턴트용 가이드북을 발간하여 상담 사업 관계자들에게 배포하였다. 또한 2) 시민들이 50+상담 내용 및 절차를 알기 쉽게 안내한 이용 가이드(소책자)를 제작 및 배포하였다. <서울시 50+종합상담시스템 구축 연구>를 통해서는 3) 상담 관련 공통 양식과 가이드를 개발하여 캠퍼스 및 센터에 배포하였으며, 4) 50+상담통계프레임을 마련하여 체계적인 상담 DB 구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5) 또한 위의 연구들을 토대로 2018년 컨설턴트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교육과정을 협력 기획 및 모니터링 하였다. 이처럼 연구가 문서 안에 갇힌 연구로서만 끝나지 않고 현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하였다.
2017년은 서울시50+정책 2년차로서 50+정책을 연착륙시키는 단계를 지나 보다 체계화 및 고도화시켜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시점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된 2017년 50+상담 관련 연구들은 50+상담 사업의 현황들을 다각도로 면밀히 점검하고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동시에, 현장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들은 즉각적으로 적용하여 개선하는 실행연구적인 성격이 강했다. 이에 연구 결과가 가이드북으로 정리되고 가이드북은 곧바로 컨설턴트들의 직무교육과 현장실무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50+상담통계프레임 또한 파일럿을 거쳐 현장에 적용되면서 개선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즉각적인 적용이 가능했던 이유는 연구 과정에서부터 정책 및 사업 관계자들, 현장 실무자들의 의견들이 수렴되고 전문가들과의 밀접한 협력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과제는 산적해있다. 연구로부터 수면 위로 드러난 문제점들과 개선방안들 가운데 실천과제로 남아있는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쏟아낸 현장의 문제점들과 개선의 아이디어들이 연구보고서의 문서로만 남아있지 않고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50+상담 사업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이은정(2017). 상담자의 책: 50+인생설계 상담 가이드북.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이은정(2017). 서울시 50+인생설계 상담통계 구축 연구.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이은정, 김동민, 서영석, 이은경(2017). 서울시 50+종합상담시스템 구축연구. 서울시50플러스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