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특강]
다양성의 시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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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는 위드코로나 시대 특강으로 「공정성의 시대」에 이어「다양성의 시대」를 유튜브 라이브로 방송했다. 중동지역 전문가인 박현도 서강대 교수를 초빙하여 혼돈의 시기, 국제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중동지역의 끝이 없는 분쟁과 해결을 위해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에 관한 견해를 들었다.
2021년 11월 18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강의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적, 지정학적 특수성을 우리나라와 주변국들의 관계와 비교하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박 교수는 이슬람, 탈레반에 대한 해박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냉혹한 국제질서를 유익하고 흥미롭게 풀어나갔다. “다양성”은 대체로 문화적 다양성, 생물적 다양성 등을 의미하지만 특강에서는 “종교적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슬람 근본주의의 난폭성과 지역 내 복잡한 정치, 역사적 배경, 인종적 다양성에 관한 탐구하면서 중동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주었다.
강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에게 중동이란 70년대부터 돈 버는 지역이란 의미에 불과할 수 있지만 세계정세와 우리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다.
중동(中東)은 유럽인들이 설정한 지정학적 개념으로 아프가니스탄은 중동에도, 중앙아시아에도 속하지만, 파키스탄과 함께 미국이 「확대 중동」이란 개념으로 설정한 것이다.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27개국을 지칭한다. 중동은 언어와 문화권, 석유 의존 경제체제 여부 그리고 왕정이냐 공화정이냐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중동의 과거는 찬란하였으나 미래는 불안하다. 16~17세기 이슬람으로 강성했다가 18세기 이후 20세기부터는 제국의 식민지가 되거나 보호국으로 전락하였고, 종족과 국경선이 외세로부터 결정되어 국가 간 혼란과 분쟁을 겪고 있다.
1973년 아랍과 이스라엘 전쟁 시 아랍 산유국들이 아랍 편을 들어 석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석유파동이 일어났고, 미국은 자국 내에 비축된 석유 수출을 금지했을 정도로 중동 산유국에 대한 석유 의존도가 높았었다. 그러나 셰일 석유 개발 등으로 자원독립국이 되자 중동의 중요성이 점차 줄어들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로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세계 질서 속에 2013년~2014년 중동의 IS가 국제 사회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이 중동에서 철수하기 위해서는 골칫거리 이란을 해결해야 한다. 중동에서 철군 기회를 놓쳐 20년간 아프간에서 주둔한 미국은 금년 8월에 완전히 철수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을 정복시킨 탈레반과의 협상에 현 정부를 배제하는 오류를 범했다. 앞으로 미국은 선택과 집중으로 국제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바로 중국, 러시아, 시리아, 북한이다. 아프간은 미 본토를 공격하지 못하므로 제외한 것이다.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간은 국민 구성이 14개 종족으로 다양하고, 공식 언어가 2개로 갈등과 분쟁의 양상이 복잡하다. 지리적으로 동서양을 잇는 문명의 교차로이며 정복자의 고속도로, 제국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험준한 산악지형과 메마른 고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거기에 힌두쿠시산맥이 국토의 태반을 차지하며 나라를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다.
탈레반은 종교적 학생들이란 뜻이다. 탈레반은 이슬람을 극단주의적으로 해석한다. 아프간은 역사적으로 근대화 국가 중 하나로 세속적 엘리트들이 많았으나 공산혁명 이후 국민 저항에 부닥쳤고, 소련이 침공하자 미국은 아프간 반군을 지원했다. 1979년 침공 후 1989년 철군한 소련은 미국이 베트남에서 패배한 것과 흡사한 경로를 밟았다. 반군이 새로운 정권을 수립하였지만, 미국은 소련의 공산화 저지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웃 나라 파키스탄은 아프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했는데 분쟁의 원인이 된 두 나라 사이의 국경은 영국이 인도 점령 시 정한 것이다. 아프간은 이 국경선을 인정하지 않는데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 근처에 파슈툰 민족이 국경을 넘나들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과 아프간은 국경을 맞대는 회랑을 가지고 있다. 회랑은 신짱(新疆)과 연결되므로 중국 내 위구르족 독립운동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아프간과의 관계 설정이 필요한 입장이다. 1996~2001년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스렸을 때는 지옥이었다. 아직도 탈레반이 아프간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해「판지시르 계곡」에서는 반군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아프간을 접수한 탈레반은 과거의 잔혹성 등 과오를 씻고 국민을 위한 정부임을 증명해야 인정을 받을 것이며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는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와 주변국 간의 관계는 아프간과 여건이 비슷해서 원하든 원치 않든 샌드위치가 될 수 있다. 국민이 국제관계를 잘 이해하고 나라를 지켜내야 한다. 한국의 외국인 이주노동자 문제와 관련, 무슬림 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하며 잘 적응하면서 살도록 도와야 하고, 사회적 약자로 폄하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최악의 저출산 국가로 조건이 허락하는 대로 외국 노동자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으로 이주노동자는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국민의 태도가 나라의 품격이다. 』
거의 매일 뉴스에 등장하는 아프간, 탈레반, 알카에다. 고통과 죽음이 일상이 된 저주받은 나라를 생각하면 지도자의 비전과 능력이 새삼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결론적으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소멸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글/사진 : 50+시민기자단 4기 정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