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턴십으로 만드는 더 나은 세상, 사회적경제 인턴십 김종영님
소셜 미션을 실현하는 시니어 인턴의 인턴십 스토리
2021년 서울50+인턴십 참여자 인터뷰
사회적경제펠로우십┃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김종영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일조한다는 정신적 만족감이 커요.
저와 사회가 훌륭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 같아 뿌듯하죠.“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61년생 소띠 인턴 김종영입니다. 항공사와 여행사에서 20여년 근무하였고 퇴직 후 여행사를 운영하였으나 코로나19로 여행업이 너무 힘들어져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자 50+인턴십에 참여하였습니다. 특히 사회적경제 인턴십 참여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소셜미션을 실현하는 것에 저의 경력과 재능을 활용할 수 있어 요즘 너무 행복한 시니어입니다.
현재 근무 중인 인턴십 업체를 소개해주세요.
제가 인턴으로 근무 중인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대표: 배은주) 은 사회적 기업입니다. 장애예술인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사회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장애를 가진 예술인들의 국내외 활동을 지원하고 장애 예술인들의 공연(노래, 연주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비장애인들과 장애인들의 문화 소통을 만들어갑니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사업, 중증장애인 고용 등을 실천하며 문화예술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 없는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소셜미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나요?
행정직무로 인턴십에 지원하였으나 활동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자발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업하는 예술단의 여러 사업의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것에 더하여 기업 내 장애인 직원들이 불편함 없이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몰두 중인 업무는 ‘장애 예술인 보양 교육 사업’인데요. 장애 예술인들이 그들의 능력으로 사회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교육을 지원하고 수료생들에게 고용을 연계하는 사업입니다. 저는 이 사업의 스태프로 참여하여 단계별 필요한 행정업무와 수강생분들의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근무 업체와 현재의 직무가 이전 경력과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요? 장애인 복지 혹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신 경력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퇴직 전까지 영업, 마케팅 업무를 주로 했어요. 항공사를 10년간 다녔고, 이후엔 여행사에서 12년을 근무했습니다. 여행사에서 마케팅 업무의 일환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운영했었는데요. 타 기업과 함께 사회공헌 사업으로 장애 청소년 IT경진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어요. 그때 수상했던 학생들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 데 느끼는 게 참 많아요. 지금은 어엿한 성인이 되어 취업, 출산, 육아 등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역할을 하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장애인의 삶이 실상 우리와 다를 바 없는데 그들을 향한 사회적 시선과 태도가 차별적임을 느끼죠. 저의 경우에도 연로하신 부모님이 후천적 장애를 겪고 계시다 보니 장애인과 함께 하는 삶이 굉장히 일상적인 편입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에서의 업무는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인지와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이러한 저의 경험들이 현재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기본 토대가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전 직장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50+인턴십 참여를 통해 새로이 경험하거나 배우는 점이 있으신가요?
너무 현실적인 답변일 수도 있지만, 인턴십을 통해 새로이 경험한 것은 한글(hwp) 문서 작업이에요. 지나온 회사에서도 수많은 문서 작업을 했지만, WORD나 EXCEL, PPT 등 MS 사양이 기반이었어요. 하지만,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은 정부기관, 사회적 기업들과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아래아 한글을 기본으로 사용하더라고요. 처음에 이 부분이 서툴러서 행정 작업을 하는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웃음).
인턴 업무를 수행하며 특별한 추억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에피소드라기보단 인턴십 초반 저의 미숙함에 아찔했던 경험이 있어요. 시각 장애인분들께 도움을 드릴 때는 먼저 어깨를 살짝 터치하여 ‘내가 당신을 도우려 한다’는 시그널을 전달한 후, 상대방이 동의한다면 시각장애인의 왼편에 서서 나의 오른팔을 살짝 내밀어야 합니다. 돕고자하는 급한 마음에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시각장애인분을 터치하면 시각장애인분들도 놀라시고 오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기 위한 에티켓을 사전에 숙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업무 초반에 그 부분이 미숙했던지라 실례를 범할 뻔 했던 경험이 있죠.
인턴 업무를 수행하며 가장 즐거운 순간과 힘든 순간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즐거움은 일하는 모든 순간에서 공동체 정신을 경험하는 것이에요. 소속감, 팀워크란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끈끈한 유대감을 느껴요. 뜻이 없다면 결코 실천할 수 없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는 직원분들을 볼 때마다 존경스럽고 저도 그 일원으로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정신적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반대로 저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매번 속상합니다. 장애인분들의 행정 업무를 지원할 때 ‘내가 조금 더 준비했으면, 내가 그 부분을 먼저 캐치했다면’하는 순간들이 발생해요. 타인보다 폭넓은 공감 능력과 불편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바꾸고자 하는 실행력이 필요한데, 아직 제가 부족하다 보니 더 능숙하지 못한 상황들에 마음 쓰일 때가 있어요. 스스로의 부족함을 느낄 때 아쉽지만 늘 배워가며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50+인턴십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영역에서 인턴십을 하기로 결정하시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도전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참여에요. 연이어 지원한 이유는 저에게 적합한 시니어 커리어를 찾기 위해서죠. 일, 커리어는 끝없는 탐험이잖아요. 나에게 맞는 일은 무엇인지, 어떤 업종과 분위기의 직장에서 내 경력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등 현역 때와 마찬가지로 시니어에게도 자신과 어울리는 커리어를 탐험하는 과정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작년에 근무했던 활동처 중 한 곳과는 업무적 성격이 잘 맞지 않아 힘들었고, 하반기에 단기간으로 추가 지원했던 사회적 기업과는 정말 잘 맞았어요. 덕분에 저는 소셜미션을 실현하는 기업의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일을 제 시니어 커리어로써 고려하게 됐죠. 작년에 경험했던 저의 커리어 방향으로 올해는 사회적경제 인턴십에 지원하여 지금의 활동처를 만났고 너무 만족하며 일하는 중이에요. 많은 분들이 서울50+인턴십과 같은 시니어 취업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커리어를 찾아 즐겁게 일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제2의 사회생활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요?
두 가지 측면에서 노력했어요. 우선은 다양한 연령층들의 가치관과 요즘 시대의 트렌드를 습득했는데요. 요즘은 워낙 온라인 채널이 잘 되어 있잖아요. 유튜브로 강연 영상을 시청하거나 브런치와 같은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시대의 고민과 생각들이 담긴 글들을 접했죠. 다른 한편으로는 자격증 취득에 많은 정성을 들였어요. 개인적으로 재취업에 있어 자격증이 필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자격증 취득을 위해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제 시간을 온전히 투자하여 목표를 이뤄내는 과정이 정말 보람찼어요. 그것을 해낸 후 느끼는 자신감도 엄청나고요. 시니어에겐 자신감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그것을 이루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격증 취득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50+인턴십 참여를 통해 느끼는 성취감은 무엇인가요?
최근 업무적 성취감을 크게 느낀 순간이 있어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장애예술인 보양 교육 사업(장애예술인 보양 교육을 통해 장애인들의 사회적 활동을 촉진하고 사회적으로 장애인 고용을 위한 새로운 직업을 개발하는 취지의 사업)에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이 선정된 것인데요. 여행업에 종사할 당시 문체부 사업을 수행하거나 지원사업에 입찰한 경험이 있어 제안서 작성 과정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코로나로 인해 예술단 자체 공연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저의 경력을 발휘하여 공모사업 지원에 일조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너무 행복했죠. 현재 이 사업의 스태프로 참여하며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공모사업을 통해 예술단의 자체 사업도 활성화되고, 나아가 이 교육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운영되어 사업 취지가 실현될 수 있기를 희망해요.
현일하는 노년을 꿈꾸는 청장년층에게 전하고 싶은 선생님만의 조언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입니다. 건강해야만 도전하고 일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일하는 삶을 위해서는 심신의 건강을 잘 챙겨야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채널로 정보와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한다는 건 사회 속에서 생활함을 의미합니다. 내가 사회생활을 하며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나이, 성별의 사람들과 대화의 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채널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조언합니다. 마지막으로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를 늘 연습해야 합니다. 너무나 상식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타인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남녀노소,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우리 사회에는 여러 범주에 각기 다른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어떤 누구나 나와 같지 않기에 서로의 생각과 입장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줄여나갈 수 있는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안을 연습한다면 환영받는 시니어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니어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은 요즘입니다. 좋은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일자리, 취업이라는 것이 청년, 장년, 노년 모두에게 너무 간절한 단어가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고령화 시대인만큼 사회와 시니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50+취업 정책이 필요함에 저도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양보하고, 시니어가 이전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업무를 보완하거나 업무적 지혜를 공유해줄 수 있는 세대 간 상생 정책들이 제도화되길 희망합니다.
50+세대가 지속하여 일하기 위해 갖춰야 할 지식이나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니어로서 당당히 사회생활을 해나가시는 선생님의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자신감이 아닐까 합니다. 신중년, 액티브시니어 등의 단어가 말해주듯 활동적이고 젊은 자세로 50+ 인생을 살아가는 시니어가 있는 반면 무기력하고 자신감을 잃은 시니어들도 많습니다. 제 지인 중 한 분은 인턴십에 참여하는 저에게 ‘그 나이에...?’라는 질문을 던지셨는데요. 다른 의도가 없는 ‘우리 같은 나이에 어떻게 다시 새로운 영역에서 일할 수 있는지’를 묻는 순수한 의구심이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현재 50+들은 치열하게 일하며 다양한 변화를 체감해 온 세대입니다. ‘안 된다’라고 단정하기보단 ‘안 되면 되게 하자’라는 파이팅 세대들이기에 세월에 진 채 자신감을 잃는 지인들을 보면 더욱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기술이나 태도를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은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시니어 스스로가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회복하여 삶의 생기와 행복을 주는 제2의 커리어 인생에 도전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인턴십 이후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선생님의 제2 인생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현재 제가 스태프로 참여 중인 장애예술인 보양 교육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에서 지속해서 일하는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기간제 혹은 시간제와 같은 형태로 계약하여 제가 참여한 사업을 성장시키고 조직에도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위드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 여행사 운영이라는 제 본업을 좀 더 유지할 계획이라 여러모로 바쁘겠지만, 50+인턴십을 통해 경험한 소셜미션의 가치에 동참하는 일을 지속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기획·진행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
인터뷰·글 윤혜성
사진 정지훈
사회적경제 인턴십 사업 운영 /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 캠퍼스일자리팀(서부)
*서울50+인턴십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하기 위해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글의 내용이 모든 사업 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입장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50+(뉴딜)인턴십
50+세대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생 2막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할 기회를, 기업에는 50+세대 전문 인력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
파트타임형과 풀타임형으로 운영되며, 2021년에는 9개 세부사업에 300여 명의 50+인턴이 선발되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재 순서>
⑨ 50+인턴십으로 만드는 더 나은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