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하나뿐인 마더박스 : 아기배냇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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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5일 월요일 오후 2시! 서울시50플러스도심권센터 8층 목공실은 망치 소리로 가득하다. 목공실에 스며든 편백나무 향처럼 새 생명을 가슴에, 배에 품은 엄마, 새내기 엄마들이 모인 이곳. 무엇을 만드는 것일까! 바로 아기 배냇함이다.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소중한 물건들이 차곡차곡 추억으로 보관될 아기 배냇함. 산모 수첩, 탯줄, 아기 발 도장, 배내옷, 예방접종 기록, 육아 성장일기 등 아기 탄생에 관한 물건을 두고 쓰다가 아기가 성인이 되었을 때, 결혼할 때, 간직했던 추억을 소환하며 선물로 주기도 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마더박스이다.
▲ 마더박스 표면 매끄럽게 하기
서울시에 사는 새내기 엄마들에게 마더박스의 재료를 준비하고 만드는 과정을 지도하는 김지현 강사는 현재 나무 장난감 연구소에서 거의 20여 년을 목재 교육 전문 강사로 산림청에서 실시한 목재 교육 전문 강사 과정을 이수한 전문가이다. 나무를 활용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마더박스 만들기 시범 프로그램은 이번 1회로 끝나지만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베이비’등 출산 양육 관련 카페를 활용해서 출산 축하 용품 시장 반응을 탐색하는 기회였다.
알맞은 크기로 잘린 나무들을 접착제로 붙이고 단단하게 연결하기 위해 못자리를 뚫어 못으로 고정한 뒤 표면을 전동 사포기로 문질러 다듬는 작업. 언뜻 보면 쉽게 빨리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새내기 엄마들은 꼬박 네 시간을 쉼 없이 작업해야 했다. 얼마 안 있어 그들에게 올 생명을 생각하며 망치질, 전동기를 다루는 새내기 엄마들의 손길이 서툴지 않다. 물어보니 다들 처음 해보는 목공일이란다. 이렇게 즐겁고 재미있는 줄 몰랐다고 한다. 서랍이 함 속에 들어가게 손잡이를 달고 레몬 향이 시원한 기름을 마더박스를 표면에 정성껏 발라주면 드디어 완성! 손잡이를 동물 코처럼 동글하게 만들어 붙여서 위 칸은 눈을 그리거나 스티커를 붙이면 귀여운 동물 마더박스로 변신할 수 있다.
소중한 아기의 탄생을 기념하고 기억할 마더박스, 손수 만든 마더박스를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새내기 엄마들의 웃음이 마스크 넘어 목공실에 가득하다. 아기들도 엄마 뱃속에서 좋다고 웃는 것 같다.
50+시민기자단 최중매 기자(joongma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