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턴십? 기회의 장(場)이죠, 사회적경제 인턴십 박상권 님
사회적기업과 동행하는 나의 앙코르커리어 실현기
2021년 서울50+인턴십 참여자 인터뷰
사회적경제인턴십 ┃(주)소셜텍 박상권
30년간 2번의 이직을 경험하고 임원으로 퇴직하였다. 큰 조직의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책임졌지만, 퇴직 후 경력을 살려 재취업하는 것은 현직 때 맡았던 그 어떠한 업무보다 어려웠다.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50+인턴십으로 사회적 기업을 만난 후 불가능이 가능으로 변하였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으며 조직과 함께 제2의 성장 중인 예비 사회적기업 ㈜소셜텍의 박상권 인턴(만 58세)을 만나보자.
*본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안전하게 진행하였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예비사회적기업 소셜텍(대표: 박용규)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박상권입니다. 반갑습니다.
현재 인턴으로 근무 중이신 업체를 직접 소개해주세요.
제가 근무하는 소셜텍은 2019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거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입니다. 가정용 소형 스마트팜(farm) 시스템을 개발하여 제품을 판매하고 이를 이용한 공유팜 운영 사업을 통해 전문지식과 노동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쉽게 원하는 작물을 재배, 섭취 및 판매 활동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의 유휴공간에 본 기업의 스마트팜 시스템을 연계하여 시민들이 함께 가꾸는 공유팜(farm) & 카페(cafe) 사업을 통해 시민중심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소셜텍에서 현재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나요?
일반 행정직무로 함께 일하게 되었지만 단순한 행정 업무 뿐 아니라 향후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킬지에 대해 대표이사님과 논의하며 여러 가지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데 참여하고 있습니다. 과거 근무했던 기업에서의 경력을 활용하여 신생 기업의 제일 큰 고민인 새로운 판로 개척을 통한 매출과 영업 이익 창출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실행방안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과거 경력을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50+인턴십에 참여하기 전 선생님의 경력이 궁금해요.
지난 30여 년간 대기업, 중견기업, 개인 사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체계를 경험했어요. 대기업에서 약 20년간 영업,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어요. 이후 중견기업에서 10년간 신규 사업을 총괄하는 업무를 했고, 직접 작은 규모의 무역회사를 2년간 운영했습니다. 하이테크(high tech) 기반의 전자 부품 기업에서 판매와 마케팅 업무를 주로 했고 퇴직 후 개인 무역 사업을 했으나 코로나 여파로 2년 만에 사업을 중단하였습니다.
사회적 기업에는 원래 관심이 있으셨나요? 다양한 50+인턴십 활동처 중 사회적기업에 지원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개인사업 중단 후, 중장년층의 퇴직 후 사회적 경제 영역으로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굿잡5060 프로그램에 참가했어요.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저의 50+ 인생 계획을 세우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30시간의 교육을 받았는데 중장년층이 어떠한 자세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지 그리고 제2의 사회생활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배우며, 그 과정에서 ‘사회적 기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퇴직계층이 경력을 살려 제2의 역할을 수행하기 적합한 조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영리와 비영리를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겐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하여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실제로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시니 어떠신가요? 선생님의 역량과 어떤 부분이 매칭되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회적기업은 영리와 비영리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입니다. 저는 오랜 시간 민간 기업에서 일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업의 영리 부분, 수익 창출 방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전 업무 경력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현재 활동처의 거래처로 연계하기도 하고, 기업의 핵심 가치를 대중적인 언어로 알리는 마케팅 방안을 고민합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기업 매출이 확대된다면 청년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기여로 가치가 더 확대, 연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계획 수립부터 영업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계신 것 같아요. 가장 애착을 가지시는 업무가 있나요?
신규 시장을 어떻게 개척하고 진입할지에 대해 대표이사 및 동료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여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업무를 제일 좋아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 저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효율적으로 반영될 때 제가 회사에 일조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제가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적기업의 사업 모델을 알아가는 기쁨이 큽니다. 지역 커뮤니티 장소에 시민들을 위한 스마트팜과 카페를 운영하는 사업과 관련하여 현재 자료조사 및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받고 있습니다. 사업에 공공성을 부여하여 수익과 연결하는 것은 사회적기업의 특화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영리 기업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일이기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접하고 설계해나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기존에 근무하셨던 대기업과 현재 일하시는 신생 사회적 기업은 업무수행 방식이나 조직 구성 등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과거 경력과의 간극을 크게 느끼지는 않습니다. 사업 계획부터 영업까지 모든 것을 도맡았던 개인 무역회사 운영 경험이 기업 임원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내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모든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고 매출 범위가 조 단위였던 지난 업무적 경험을 지금의 신생기업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계할지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있습니다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꿔가는 것은 저의 의지와 실행력에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실제로 요즘 사회적 기업이 시니어 재취업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많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의합니다. 사회적 기업의 경우, 시니어의 경력을 살려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아직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사회적 기업이 많습니다.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미션과 아이디어가 사회적기업의 비전이지만,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자본력의 한계가 있다 보니 인건비를 크게 지출하기 어렵죠. 저는 이 부분에서 사회적기업과 시니어가 좋은 궁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오랜 조직 경험이 있는 시니어의 경우, 바로 실무 투입이 가능한 노하우와 업력이 있으면서도 현직자에 비해 인건비가 효율적이에요. 빠른 운영이 필요하지만 인재 채용에 큰 투자가 어려운 사회적 기업에게 시니어가 좋은 대안일 수 있는 이유죠. 앞서 말한 것처럼, 저도 이곳에서 인턴을 하며 지난 영업과 마케팅 경력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50+인턴십을 통한 가장 큰 성취는 무엇인가요?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장(場)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하여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인턴십에 참여하기 전에는 제가 그동안 경험한 영역에 국한하여 제 미래를 설계했어요. 업무분야와 시스템 모두 ‘내가 해보았던 것’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하여 일하는 노년을 그렸었죠. 하지만, 일전에 경험하지 않았던 신생 사회적 기업의 인턴으로 일하며, 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시스템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보람차요. 큰 조직에서 많은 인력들이 역할을 분배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는 다르게, 작은 조직의 성장을 위해서 일당백의 자세로 스스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그 범위를 넓혀가야 함을 느껴요. 더 주체적인 업무 시스템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인턴 기간의 멋진 성취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는 노년을 꿈꾸는 청장년층에게 해주고 싶은 선생님만의 조언은 무엇인가요?
얼마 전 본 기사 내용이 생각나는데요. 이제 평생직장의 개념은 없으며 지금의 청년층은 은퇴 전 이전 세대와는 비교 불가 할 정도로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다는 내용의 기사였죠. 그 기사를 접하며 ‘아 청장년층의 나에게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해줬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퇴직 후 제일 아쉬운 것이 너무 획일적으로 회사 하나만을 생각하고 살아왔다는 점이에요. 현재 저와 같은 50~60대는 부모와 자식을 함께 부양하는 샌드위치 세대가 많아요. 퇴직 후의 경제활동이 필수인 세대임에도, 한창 일하는 시기에 회사에 올인하느라 퇴직 후 삶을 고민하지 못했어요. 지금의 청장년층이 저의 세대와 같은 딜레마를 겪지 않도록, 은퇴 전 명확한 목표로 노년을 설계하라는 조언을 꼭 해주고 싶어요. 예컨대 새로운 법령으로 1,000명 이상의 종업원을 갖춘 기업들은 예비 퇴직자를 위한 교육 및 상담을 의무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직업 상담사 혹은 컨설팅 자격증이 필수인데 평소에 미리 준비해놓으면 퇴직 후 자격증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커리어 전환이 가능하겠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대비한다면 지속해서 일하는 시니어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양질의 중장년 일자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선생님의 경력을 기반으로 답변해주세요.
'앙코르 커리어'라는 단어가 있더군요. '다시 한번'을 뜻하는 프랑스어 '앙코르(encore)'와 경력을 뜻하는 영단어 '커리어(career)'를 결합한 단어인데요. 시니어들이 은퇴 후 갖는 제2의 일 또는 직장을 의미합니다. 앙코르 커리어의 세 가지 요소로는 지속적인 수입, 개인적 의미와 성취, 사회적 가치와 영향이라고 합니다. 이미 고령화로 접어든 우리 사회는 앙코르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필수인데요. 시니어들이 조금 더 삶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단순 일자리가 아닌 급여가 적더라도 그들의 경력과 지혜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력을 기반으로 이야기해보자면, 저는 30여 년간 글로벌 영업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어요. 다양한 국가의 생태를 파악하여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보니 다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죠. 이런 저의 경력이 다문화 가정이나 이민자 지원으로 연결되면 어떨까요. 사회적 소수인 그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지원자 역할을 한다면, 제 삶의 경험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인턴십 이후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제 2인생의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바람으로는 인턴십이 종료된 후에도 ㈜소셜텍의 일원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회사의 좋은 가치와 아이디어를 매출로 연결하여 기업의 디딤돌을 잘 다지고픈 욕심이 있어요. 제가 다진 디딤돌을 발판으로 추후 청년 채용도 확대하고 현재 진행 중인 공유팜 사업으로 지역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한국어 교육 2급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어요. 방금 말한 것처럼 저의 경력을 살려 가치 있게 일할 수 있도록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여 다문화 가정이나 이민자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며 꼭 저의 앙코르 커리어를 실현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 기획·진행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
인터뷰·글 윤혜성
사진 정지훈
사회적경제 인턴십 사업 운영 /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 캠퍼스일자리팀(서부)
* 서울50+인턴십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하기 위해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글의 내용이 모든 사업 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입장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50+(뉴딜)인턴십
50+세대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생 2막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할 기회를, 기업에는 50+세대 전문 인력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
파트타임형과 풀타임형으로 운영되며, 2021년에는 9개 세부사업에 300여 명의 50+인턴이 선발되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재 순서>
③ 50+인턴십? 기회의 장(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