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워킹으로 바른자세 만들기』
너무나 짧았던 6주간의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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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모델 워킹 수업 스케치를 하러 가는 날은 마치 무더운 여름처럼 뜨거웠지만, 기자의 마음은 ‘모델’이란 단어 하나로 호기심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 모델 워킹 수업! ‘어떤 분들이 수업을 받을까?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수업에 임했을까?’ 궁금증과 함께 흔히 매스컴에서 만나는 멋진 모델의 포즈가 먼저 떠올랐다. 무엇보다 모델 수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개성이 아주 강한 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날은 6주 차 모델 워킹 수업의 마지막으로, 중부캠퍼스 1층에 있는 모두의 서재에서 런웨이를 걸으며 6주간 수업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날이었다.
수강생들도 멋진 모델 워킹으로 수업을 마무리하고 싶은 기대와 동시에 긴장감이 드는 날이었을 것이다. 지하에 있는 강의장은 런웨이 무대에 서기 위한 리허설로 열기가 뜨거웠다.
툭 툭 툭 툭!
이 소리는 모델 워킹 강좌 ‘이정아 강사’가 걸음걸이 속도를 조절하는 박자 소리다. “선생님 아직도 너무 빨라요”, “여성은 턴 동작 후 멈출 때 발 자세를 앞으로 내는 것보다 옆으로 내는 게 더 자연스럽고 좋아요”
6주간의 모델 워킹 수업의 대미를 장식하는 날로, 수강생들은 잠시 후 런웨이에서 자신의 모델 워킹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 연습에 열중하느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모두 아마추어지만 어설픈 기자의 눈에도 몇몇 분은 워킹이 눈에 띄게 자연스러워 모델의 걸음걸이를 보는 듯했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턴 포즈를 확인해 보는 수강생, 자신의 포즈에 흐뭇한 미소를 짓는 수강생, 장난기 있게 팔을 마구 휘두르며 걷는 수강생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강사의 리허설 마지막 주문이 떨어졌다. “이제 한 번만 더 워킹하고 1층 런웨이 무대로 갑니다”, “기본 패턴에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마지막 동작 연습을 마칩니다” 수강생들의 긴장된 모습도 잠시, 멋진 턴 멈춤 동작으로 자신의 워킹 연습을 마무리하며 리허설을 마치고 런웨이 무대로 자리를 옮긴다.
이날 최종 수업에 참여한 9인의 예비 모델들이 자리를 옮기는 동안 모델 워킹 수업의 이정아 강사와 잠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Q: 수강생들의 열정이 대단하네요. 멋집니다. 일반적으로 모델은 젊은 세대들의 영역이라 생각하고 젊은 층의 수요가 많을 텐데, 50플러스를 대상으로 이 강좌를 개설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A: 모델 심사에 나갔다가 시니어분들 중 모델 희망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실제로 시니어 모델 활동을 멋지게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모델 워킹 동작을 통해서 자세 교정을 원하는 분들도 많고요. 모델 워킹은 바른 자세를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업 중의 하나입니다.
Q: 어떤 분들이 이 수업을 신청했나요?
A: 대부분은 자세 교정을 위해서 찾는 분들이고요, 워킹 수업을 통해서 바른 걸음걸이와 척추 교정이 가능해지거든요. 또 바른 자세를 통해 자존감도 높아지고요. 소수이긴 하지만 수업을 통해 시니어 모델로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정아 강사는 이날 기자에게 이분들이 수업 과정을 통해 워킹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생활 리듬으로 자리 잡아 바른 자세 교정만 배우더라도 이 수업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고,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수강생들이 과정이 끝난 후 동아리 활동으로 훈련을 계속해서 학생들에게 이런 워킹 동작을 가르칠 수 있게 된다면 그보다 큰 기쁨이 없겠다며 환한 웃음과 함께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설레는 마음과 함께 무대에 선 수강생들
이날의 런웨이 장소는 캠퍼스 1층 모두의 서재였다. 워킹을 위한 화면 무대와 BGM이 깔렸고, 9명의 모델이 순서를 정한 후 멋진 모델 워킹이 시작되었다. 이날 수업의 피날레를 장식한 9인 모델분들의 멋진 포즈는 사진으로 대신한다. (사진을 확인해보니 눈감음 등으로 인해 아쉽게도 몇몇분의 사진만 올릴 수 있었다)
수업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수강생들
개개인의 삶이 다 다르지만 개인사 한 페이지에 이런 사진 하나가 있다는 것 만에도 뿌듯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마지막 워킹이 모두 끝나고 서로 박수를 치며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수강생 중 두 분이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
수강생 모임의 좌장이신 안창용 회장님
Q: 수업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요?
A: 나이가 드니 자세가 자꾸 흐트러지고요. 모델 수업이 자세 교정에 많이 도움이 많이 된다는 말과 함께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것, 건강 유지가 동기랄까요.
Q: 혹시 시니어 모델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신지?
A: 하하! 모델까지는 아니고요. 수업 중에 배운 기본교육, 벽에 바로 기대는 연습을 꾸준히 해서 당당한 걸음걸이와 건강하고 멋진 모습을 유지하며 살고 싶습니다. 참! 이 교육을 통해서 절실하게 느낀 건데요, 이 모델 워킹 수업은 어릴 때부터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습니다.
모델 수업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뭐냐 물어보고 좀 거창한 대답을 기다렸는데 자세 좋아졌다고 강사님께 칭찬받았을 때라는 소년 같은 응답.
겸연쩍게 말씀하시지만 칭찬이 모든 걸 춤추게 하는 건 역사적 사실이 분명하다.
또 한 분, 친구의 소개로 함께 수업에 참여했다는 오혜영님
Q: 워킹과 턴 동작이 너무 멋지시던데. 혹시 전에 모델 수업을 받으신 적이 있었나요?
A: 하하!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분 좋은데요. 왜 일찍 이런 수업을 듣지 못했나 아쉬움이 남구요. 자세 교정이 조금이라도 되었다면 그것으로 만족이에요. 그리고 6주 차로 끝난 수업이 너무 짧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연습해야겠지요.
Q: 수업 중 기억에 남은 것과 향후 계획이 있다면?
A: “걷는 것은 예술이다.” 모델의 어려움과 노력의 과정, 그런 것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어요. 이런 과정을 만들어준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수업처럼 우리 나라의 청소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시니어들의 역할이 있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일들이 많아요. 그간 쌓은 커리어를 사회교육이나 평생교육 과정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싶습니다.
두 분 모두 사회의 리더 역할 후 퇴직 이후에도 한 분은 캠퍼스에서 활동하시고 또 한 분은 이모작을 위해 자신의 영역을 활발히 찾아가고 있다.
모델 워킹 수업 스케치를 마치고 캠퍼스를 나오는 길은 한낮 땡볕의 뜨거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기자는 평소 ‘열중하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날 모델 워킹 마지막 수업에 참여한 땀 송송 흘리는 9인의 모습은 한결같이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그런데 말이지, 내 발걸음이 아까 본 모델 워킹을 자꾸 흉내 내는 것 같어!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try37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