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전문직 간 교육(Interprofessional Education, IPE)은 의료직 전공 학생들이 환자 치료와 케어에 있어서 최상의 협력환경을 구축하도록 돕는 중요한 교육적 접근방식으로, 특히 노인 의학(Geriatrics)과 관련된 의료 교육에서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IPE의 기본적 가정은 헬스케어 전문가들이 협력적 관계에서 환자를 돌볼 경우 환자 케어의 질적 향상은 물론 전반적인 치료비용이 절감되고 환자의 치료기간이 감소하며,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 역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공중보건협회(American Public Health Association) 등은 IPE를 장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의학협의회(Institute of Medicine)는 “헬스케어 전문가들은 학제를 넘나드는 팀(Interdisciplinary team)의 구성원으로서 환자 중심 케어(Patient-centered care)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한다”라고 하면서 헬스케어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각자의 역할에 대해 잘 이해할 때 환자는 더욱 안전하게 질 높은 케어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전문직 간 교육(Interprofessional Education, IPE), 어떻게 시작되었나
IPE의 필요성은 1980년대 중반부터 국제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영국에서는 1986년에 Interprofessional Care 학회지가 처음 발간되었으며, 1987년에는 IPE 발전센터(Center for the Advancement of Interprofessional Professional Education, CAIPE)가 설립되었다. 또 캐나다에서는 2003년에 보건부에 의해 IPE(Interprofessional Education for Collaborative Patient-Centered Practice Initiative)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2005년 미국 약대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s of Pharmacy)가 IPE 모델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IPE 모델을 발전시키기 위한 조직체를 구성함으로써 대학들이 IPE 과정을 마련하도록 하는 초석이 마련되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전체에서 현재는 많은 대학 기관들이 학생들에게 IPE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전문직 간 교육(Interprofessional Education, IPE)의 정의
IPE는 궁극적으로 협력적 학습환경을 창조하고 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각각의 분야로부터 구성된, 2인 이상의 헬스 관련 교육자 및 학생으로 조직되는 교육모델이다. 이 모델의 목표는 경쟁력 있는 헬스케어팀의 구성원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헬스케어 교육의 전체적인 커리큘럼 전반에 걸쳐 수직적이고 수평적으로 IPE가 제공되는 것이다. 헬스케어 분야의 학생들은 학업 과정의 초기에서부터 IPE를 통해 환자 중심 케어를 위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이 추후에 본격적으로 의료 분야 현장에서 일할 때에도 지속적으로 IPE를 통한 수련이 가능하여야 한다.
이 모델에서는 협의를 통한 의사 결정이 가치 있게 여겨지며, 각각의 팀 구성원은 그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다. 참여자들은 IPE를 통해 통합적 의료지식과 스킬, 협력적 태도를 함양함으로써 보다 향상된 ‘환자 중심 케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전문직 간 교육(Interprofessional Education, IPE)의 효과성
연구들에 의하면 IPE는 학습자들로 하여금 최상의 협업에 기반한 최적의 치료기술을 함양하게 한다(Charles Campion‐Smith, 2011; Makowsky, 2009; Sargeant, 2011). 주요 IPE 효과성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IPE의 예- 메릴랜드 주립대 Geriatric Assessment Interdisciplinary Team(GAIT) Project
메릴랜드 주립대(University of Maryland, Baltimore) 노인의학·노년학 교육 및 리서치 프로그램(Geriatrics & Gerontology Education and Research Program, GGEAR)에서는 노인환자의 치료와 케어를 위한 학제 간 팀 기반 통합 교육 프로젝트(이하 GAIT)를 통하여 다양한 헬스 분야 전공 학생들에게
의학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의 요구 사항과 포괄적인 건강상태 평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고안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GAIT 프로젝트는 1994년부터 메릴랜드 주정부의 재정적 지원(Redeployment Grant System)하에 운영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 노인의학·노년학 분야 IPE 프로그램이다. 메릴랜드 주립대학 시스템에 등록된 11개 대학의 건강 및 사회과학 학부, 대학원 및 전문 학위 과정(의학, 치의학, 간호학, 작업치료·물리치료, 청력학, 약학, 심리학, 음성언어병리학, 재활과학, 노년학, 사회사업, 법학 등) 학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GAIT 교육 과정은 메릴랜드 주립대학의 노인학·노인학 교육 및 연구 프로그램(GGEAR)과 메릴랜드 지역 보건 교육 센터(Maryland Area Health Education Centers, MAHECs)가 공동으로 설계하여 제공하고 있다.
GAIT 프로젝트 참여를 통하여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기회를 갖게 된다.
• 인구 고령화 및 노인 인구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
• 노인의 삶과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증진
• 다양한 보건·사회과학 분야 학생 및 전문가와의 교류
• 노인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제 간 접근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 팀 훈련
• 성인 데이케어나 장기 요양 커뮤니티 또는 병원과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인 건강 전문가와의 교류
• 환자 중심의 노인 평가 및 중재 계획 구성에 대한 실습
• 치료 팀 구성원으로서 활약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의 배양
• 노인환자 케어에 대한 태도 및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
매년 최소 10개의 GAIT 프로젝트가 개설되며, 학생들은 메릴랜드 전역의 승인된 교육제공기관 중에서 원하는 GAIT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다. 교육제공기관으로는 성인 데이케어센터, 생활 지원 커뮤니티, 의료 및 재활 병원, 호스피스 및 완화 치료 시설, 독립 생활 및 장기 요양 커뮤니티, 전문 요양원 등이 있다. 학생들은 팀에 배정되어 전문가 간 또는 세대 간 의사소통 기술을 강화하고, 노인에 대한 공감력을 높이며, 노인 치료 및 케어와 관련한 학제 간 접근 방식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고안된 활동에 참여한다. 프로그램은 1~2일에 걸쳐 각 교육현장에서 8~12시간 동안 진행되며, 주요 교육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성인 데이케어센터, 노인 장기 거주 기관(Nursing home 등 Long-term care facilities) 교육현장 둘러보기
• 정상적인 연령 관련 변화와 그 영향에 대해 배우기 위한 연령 시뮬레이션 활동
• 환자 / 클라이언트 건강 및 치료기록 검토
• 노인환자에 대한 팀 관찰 및 인터뷰
• 관찰 및 인터뷰를 기반으로 하여 팀 토론 후 포괄적인 노인환자 치료 계획 수립 및 발표
최근 1년간 총 130명의 학생이 GAIT에 참여하였으며 참가자들은 물론 교수진 또한 GAIT 프로젝트의 가치와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학생A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모든 일에 능숙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도요. 다른 교육 참가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장기적으로 향후의 직업현장에서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팀으로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학생B
환자 치료를 위해 팀으로서 다른 의료 전문가와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팀워크가 환자 치료에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다른 전문가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교수A
저는 학생들이 자기 전문 분야의 관점에서 환자를 이해하고 접근해 나가려고 하는 창의력에 매우 놀랐습니다. 저에게도 GAIT 프로젝트는 배움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각 전문 분야의 역할에 대해 이전에는 없었던 통찰력을 얻는 의미 있는 교육의 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맺음말
진정한 의미의 환자 중심의 질병 치료와 케어(Patient-centered care)는 환자의 신체 건강상태뿐만 아니라 환자의 심리적 상태나 가족의 돌봄과 같이 환자가 받는 사회적 지지와 지원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통합적으로 접근할 때 실현할 수 있다. 특히 노인층의 경우 젊은 연령층에 비해 여러 가지 질환을 동시에 경험하기 쉽고 개인에 따라 치료에 영향을 주는 삶의 여건이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와 케어에 있어서 통합적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노인환자에게 최적의 치료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노인의 삶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각각의 환자에게 요구되는 치료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팀 기반의 치료모델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치료모델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활한 팀 기반의 협업’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초석이 바로 IPE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IPE는 학생들이 노인환자 케어에 요구되는 다양한 접근 방식에 대해 미리 경험하고 팀 기반 협업 능력을 함양함으로써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최상의 교육모델이라고 하겠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노인환자는 물론 그들을 돌보는 부양가족의 삶의 질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급격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노인의학 분야의 IPE 도입에 대한 논의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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