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너 뗏목을 돌아본다 : “나만의 콘텐츠로 강사되기”강의 시연회
5월 하순 중부캠퍼스에서는 "나만의 콘텐츠로 강사되기" 교육을 결산하는 교육생들의 강의 시연이 있었다. 21일과 28일, 이틀 동안 발표를 한 모두 17명의 교육생들은 저마다 선정한 주제로 각각 25분씩 강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3월부터 두 달간 강사의 자세와 역할, 강의 스킬과 적용, 퍼실리테이션 기법, 교안작성과 상호 평가 등 강사로서 필요한 기본 교육을 받았다. 이번 강의 시연은 그동안의 교육을 총체적으로 결산하는 교육의 한 과정이었다. 특히 중부캠퍼스에서는 이번 시연자들 중 2명을 선발하여 7월부터 시작되는 여름학기에 실제 강의를 맡길 예정이어서 차분한 발표 분위기 속에서도 심사위원과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한 예비 강사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시연회장 안팎을 시종일관 열띤 활기로 가득 채웠다.
5-60대로 이뤄진 예비 강사들은 과거 웰빙정책연구원, 헤드헌터, 모델, 영어강사, 방송국 촬영감독, 군인, 출판사 대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보니 강의 주제 역시 그들의 직업군을 닮아 다채로웠다. <스마트폰으로 다큐촬영>이나 <여행영어> 등의 실용적인 것에서부터 <고객을 위한 '부자의 통장'>과 같은 금융 교육, 청소년을 위한 <신용 이야기>나 <항공분야 진로 소개> 그리고 <대동여지도로 떠나는 북한기행>, <웃음을 통한 내면 치유>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들의 과거 직업에서 비롯된 주제들이었다. 그들이 수십 년간 몸 담아왔던 '일'은 그들의 삶이자 곧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정체성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은 그들의 강의에는 누구도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깊이의 '나만의 콘텐츠'가 살아있었다.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리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은퇴 무렵 자주 듣게 됐는데, 새로운 공간과 시간에 들어서면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새로운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라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강을 건너 뗏목을 돌아본다'가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삶은 어느 한 시점을 계기로 분절된 개념이 아니라, 연결성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붙잡고 온 뗏목을 50+가 되었다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강 건너편에 서성이는 다른 사람에게 건네주고, 일부는 우리 앞에 놓여있는 또 다른 강을 건너기 위해 새로운 형태로 다시 묶어야 한다.
그 모범을 이날 예비 강사들이 '나만의 콘텐츠'로 보여줬다. 여름학기의 새로운 강사로 선발될 2명뿐만 아니라 참석자 전원의 열정어린 강의는 저마다의 삶을 녹여 만든 언어이자 다시 묶은 뗏목들이었다. 50플러스 캠퍼스의 다양한 교육과 활동 역시 어쩌면 버려질 수도 있는 세상의 숱한 뗏목들을 모아 유용한 사회적 가치로 재활용내지는 재창조하는데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뒤이어 오는 사람들에게는 앞에 것을 익혀 새것을 알게 되는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에게는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로워지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새로운 삶을 시작하거나 이미 들어선 자들의 행복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