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60부터"
<한국60플러스시니어강사협회> 월례회를 엿보다
“60? 이제부터 시작이죠.” 신중년 이라는 신조어에 걸맞게 중년 이후의 삶을 멋지게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엔 퇴직하고 남은 시간을 취미생활
혹은 여행이나 하면서 보내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 평균연령이 길어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듯 보이지만, 그보다는 인생 이모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이끈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역할이 크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통해 인생 이모작의 출발을 멋지게 한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지난 5월 9일,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3층 모임방2에서 <한국60+시니어강사협회> 5월 월례회가 있다는 소식을 입수했다.
찾아간 날은 기분 탓인지 하늘이 유난히 푸르고 높았다. 짐작한대로 모임방2는 강사님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책상을 디귿자로 만들어 서로 바라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든 뒤, 순서대로 10분씩 강의를 진행하는 선생님들은 슬쩍 봐도 60+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았다.
오늘의 강의주제는 60+직업소양교육 교재를 활용한 자체 시연 강의였다.
첫 번째 강의를 맡은 이미자 선생님은 유명한 원로가수와 이름이 같아서 그 점을 부각시키면 강사로서 캐릭터를 만드는데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차례인 정창석 선생님은 준비한 PPT의 실행이 지연되자 즉석에서 입담으로 강연을 펼치는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기술적 문제가 있었지만 정창석 선생님은 고령화 사회의 이해가 왜 필요한지, 나이가 들어도 꾸준하게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사례를 들어 침착하게 강의를 이어나갔다. 강의를 마치고 진행된 피드백 시간에도 모두들 정창석 선생님의 상황대처 능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분의 시연 강의가 끝나고 한만희 사무국장이 시연에 대한 총평을 해주었다. 이미자 선생님은 강의 중에 이름이 같은 원로가수의 노래를 한 곡쯤 부르는 것이 좋겠다는 말에 모두 한마음이 되어 박수를 쳤다. 순간 화답이라도 하듯 이름이 불린 이미자 선생님은 벌떡 일어나서 섬마을 선생님을 부르기 시작했다. 역시 강사로서의 끼와 연륜은 무시할 수가 없다.
휴식시간이 되어 정선택 선생님께 짧은 인터뷰를 요청 드려 60+시니어강사협회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들을 수 있었다. 작년 9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함께한 <시니어강사양성교육 기본과정>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이 과정은 역량과 경험이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어르신일자리 참여자 교육을 위한 강사를 양성하는 것.
수업 이후 별도의 교육을 거친 뒤 인력개발원으로 프로필을 보낸 상태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현재 60+시니어강사협회는 시니어직업소양전문강사로 활동하는 이정구 회장님을 필두로 회원은 24명이나 된다. 회원들은 각자 자신의 역량에 따라 강의를 하고 있거나, 강의를 준비 중에 있다. 60+시니어강사협회의 교육교재 등을 맡고 있는 신정길 선생님도 지난 해 서부캠퍼스에서 전자책 출판이라는 매력 있는 내용의 강의를 진행했던 인기강사님이다.
한사람의 힘은 미약하지만 많은 사람이 힘을 합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서로 다른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신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일처럼 흥미로운 일이 있을까? 있더라도 흔치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60+시니어강사협회! 현재 60+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개발하여 강의를 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UN에서는 60세까지를 청년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말에도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지 않던가? 어지간한 경험을 두루 거쳐 온 60+야 말로 인생 이모작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60세면 시작하기 좋은 나이죠"라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60+들의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때가 오길 기대해 본다.
[글/사진 : 50+시민기자단 정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