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나무 장난감 만들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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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움직임을 더하는 「오토마타」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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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물시계인 「자격루」가 정시가 되니 북소리도 내고, 종소리도 낸다. 시각을 알려 주는 것이다. 거실에 걸려 있는 예쁜 벽 시계도 주기적으로 뻐꾸기 인형이 시계 밖으로 몸을 내놓고 울어댄다. 시각을 알려 주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오토마타」와 연관이 있다. 「오토마타」(automata)는 자동장치를 의미하는 automaton의 복수 로 나무에 적용하면, 나무에 움직임을 더해준다는 말로 풀이된다.
나무에 움직임을 더해주는 오토마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10월 23일부터 총 3회에 걸친 수강계획으로 도심권 50플러스센터 8층 <작은 목공실>에서 열렸다.
오토마타 프로그램이 진행된 8층 작은 목공실 직접 만들어 볼 3가지 나무 장난감 오토마타
■ 제한된 인원으로 오프라인 강좌 열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강좌가 어렵던 시점에 모처럼 대면 강좌가 열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라는 점도 작용했지만, 수강생 인원도 5명으로 최소화했다. 수강생 전원은 8층 목공실 입장 전 1층에서 방역단계(체온 측정, 방명록 작성, QR 체크인, 손 소독 등)를 모두 마친 후 들어 올 수 있었다.
이번 교육은 나무 장난감 연구소 전문 강사이며 오토마타 메이커인 서윤주 강사가 담당했다. 서윤주 강사는 먼저, 오토마타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기 쉽도록 국내외 자료를 통한 사례 중심의 이론 강의로 시작했다. 그리고, 나무에 움직임을 주는 소위 <캠>, <크랭크>, <기어> 방식의 움직이는 나무 장난감에 대한 구조와 작동 원리 등에 대해 소개했다. 그리고, 수강생들에게 사용하게 될 공구를 다루는 요령도 지도했다. 수강생들은 프로그램에 대해 한껏 부푼 기대 속에 배움에 대한 열기를 더해 갔다.
이날은 수강 첫날로 <캠> 방식의 고양이 나무 장난감을 만들어 보는 날이다.
서윤주강사가 <캠>을 이용한 고양이 오토마타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공구 사용은 안전하게, 요령 있게
오토마타 나무 장난감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공구는 구멍을 내는 <탁상드릴링머신>과 미세한 곡선 등까지 세밀하게 잘라주는 <전동 실톱>이다.
먼저, <탁상드릴링머신>은 사용하기 전, 캠, 팔로워, 손잡이 등을 그려진 도안을 나무에 3M과 같은 접착제를 뿌려 붙인다. 그리고, 도안에 있는 구멍 크기에 맞는 날을 끼우고, 날을 회전시켜 가면서 구멍을 만들어 낸다. 이때, 한 번에 구멍을 내려고 하지 말고, 몇 차례에 걸쳐 천공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톱밥을 밖으로 내주면서 보다 용이하게 구멍을 뚫을 수 있게 함이다.
<전동 실톱>은 천공을 마친 후, 천공이 필요 없는 고양이 얼굴, 몸통, 꼬리 부분이 그려진 도안까지 역시 같은 요령으로 접착제를 이용해 붙인 후 선을 따라 잘라 나가되 너무 선에 가깝게 붙지 않고 약간의 여유를 두어 나중에 사포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서윤주 강사는 수강생들을 개인별로 찾아다니면서 소위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공구 사용 자세 및 요령을 현장 에서 바로 잡아 주었다.
그리고, <날>을 공구에 끼울 때 <날>이 나 있는 부분까지 끼우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여러가지 부품들이 부착될 테두리 상자 만들기 - 표정들이 정말 진지하다
드릴링머신으로 천공을 하고 있는 수강생 천공 후 전동 실톱으로 이제 잘라내는 작업
■ <캠>을 이용한 고양이 오토마타 만들기
<캠>은 손잡이를 돌릴 때 회전운동을 왕복운동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한다. 용도에 따라 <캠>의 모양은 다양하다. 구멍의 위치를 정중앙뿐이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치게 함으로써 <캠> 동작을 이어주는 <팔로워>의 움직임을 다르게 해 줄 수가 있다. <팔로워>는 <캠>의 동작을 받아 다음 동작을 탄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캠>은 캠이 움직인 후 다음 동작이 어떻게 이어지느냐에 따라 모양을 타원형 혹은 계란형 등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이날 <캠>은 정중앙에 구멍을 낸, 가장 기본적 형태인 <원형 캠>으로 했다.
<캠>을 이용한 고양이 오토마타와 제작 도안
먼저, 고양이 오토마타를 구성하는 여러 부품들이 그려져 있는 도안을 나눠주고, 수강생들은 도안을 접착제로 나무에 고정시킨 후 구멍을 내는 천공작업과 부품들을 잘라내는 작업을 차례로 했다. 이때 사용할 날의 크기를 잘 선정해야 한다. 드릴링머신을 쓸 때는 천공할 구멍의 크기에 따라 알맞은 <날>을 사용하도록 한다. 천공이 끝난 후 전동 실톱으로 잘라내는 작업을 할 때도 적당한 날의 크기가 요구된다.
틈틈이 부품들이 설치될 고양이 오토마타 본체 상자를 못과 전동 드릴을 사용해서 결합시키는 작업도 병행했다. 나중에 부품들을 잘 끼워 동작이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미리 감도 익혔다.
캠, 팔로워, 손잡이 등의 천공작업이 끝난 모습 천공 작업 후 전동 실톱으로 부품들을 잘라낸다
구멍을 내는 천공 작업이나, 미세하게 잘라내는 작업 모두 수강생들이 처음에는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상 직접 해 보니 쉬운 일도 아님을 알게 됐다. 손동작 하나 잘못하다가 도안 이 망가질 수도 있고, 부품 자체를 못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듯 곁에서 지켜보자니 진지한 모습들이 역력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수강생들이 몰입해 있는 모습은 정말 진지해 보였다
이날 프로그램은 3시간 예정으로 진행됐지만, 수강생들의 열의가 대단해서 수업을 마칠 시간인 5시가 넘도록 끝낼 줄을 몰랐다. 서윤주 강사는 이날 다 못 끝난 작업은 다음 수강일 날 조금 일찍 목공실을 개방해서 마치도록 배려했다.
이날은 오토마타에 대한 개념 설명도 있었고, 국내외 다양한 사례들도 돌아보면서 오토마타에 대한 이해도 넓힐 필요가 있었고, 공구 사용에 대한 교육도 필요했기에, 제작 시간이 촉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음 수강부터는 제작 실습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여유로워질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강자들은 <캠>을 이용한 고양이, <크랭크>를 이용한 새 가족, <기어> 를 이용한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를 경험하게 된다.
수업을 마칠 5시를 훌쩍 넘겼지만 수강생들은 오토마타 삼매경 속에서 빠져 나올 줄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