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열고, 입 틔우며 외국어 배우기
-

영어·중국어·일어를 한 번에 후다닥

-

 

3개 외국어를 한꺼번에 배우는 곳이 있다.

읽기와 쓰기가 아닌, 듣고, 말하면서 소통이 가능하게 훈련시키는 곳이다.

외국어를 공부했기에 쓰는 것과 읽는 것은 어느 정도 되지만, 잘 들을 수가 없고, 입이 안 트여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도심권50플러스센터 커뮤니티인 「다중언어 연구모임」(대표 최군삼)이 그곳이다. 

 

미국, 중국, 일본에서 살다 온 3인의 발기인은 회원이면서 해당 언어 강사다.

 


■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살아있는 언어를 배운다

 

「다중언어 연구모임」은 후다닥 결성됐다.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최군삼 씨(50+커뮤니티지원단)와

중국에서 주재원 생활을 한 신동춘 씨(50+학습지원단)가 의기투합했다.
일본에 살았던 일본어 전문가인 정수미 씨도 합세했다.

짧은 시간 내에 뜻을 같이하는 3인의 각국 말 전문가들이 모였고, 강사 경험도 풍부한 이들은 지난 8월에 커뮤니티를 결성하게 된다.
「다중언어 연구모임」은 7개 정도의 외국어를 생각했으나 우선 영어, 중국어, 일어
이렇게 3개의 언어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커뮤니티가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다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연구 조사에 기반을 둔 학습모델을 개발하고 전파하는 데 있다.

 


「다중언어 연구모임」 발기인-좌로부터 신동춘(중국어), 정수미(일본어), 최군삼(영어)

 

 

■ 외국인과 대화 시 말 못 할 고민을 해결해 주는 커뮤니티

 

「다중언어 연구모임」은 강의교재 편찬 등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10월 18일, 커뮤니티의 첫 사업을 시작했다.

총 4회에 걸친 강의일정으로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씩 진행됐다.
강의 방식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황에서 나라별 표현방식을 듣고, 말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강의를 받은 금천구에 사는 남OO 씨는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강의 교재가 잘 꾸며진 것 같아 배우기가 좋았다.”라면서 “강의시간이 짧아 아쉬웠다.”라고 한다.
이밖에 다른 참여자들도 외국어 구사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게 하는 참신한 강의였다고 평가한다.

 

 


■ 외국인이 사용하는 표현을 익히는 것이 중요

 

우리는 외국인과 대화 시 아는 단어만 나열해도 대화가 될 때가 있다.

반대로 외국인이 자기가 아는 우리말 몇 개 단어로 말을 해도 말하는 의도를 대충 짐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소통됐다고 할 수는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해를 빚는 일도 생긴다.

외국어를 말할 때는 특히 아는 단어에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11월 8일(금요일) 마지막 강의에서 강사분들이 짚어준 간단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중국어로 对不起 (뚜웨이비치)는 미안하다는 뜻인데, 미안하다는 의미의 중국어 표현은 다양하다.

对不起라는 표현은 나에게 잘못이 있을 때 주로 사용되며, 보통 不好意思(뿌하오이쓰)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미안하다는 표현으로 对不起라는 단어만 알고 있다면, 중국인이 不好意思라는 표현을 할 때 무슨 말인지 모른다.

모르면 답을 할 수도 없다. 소통이 안 되는 경우다. 

 

수강생들은 강의 시간 내내 귀를 열고 입을 틔우는 훈련을 계속한다.

 

영어에서 Buy는 산다는 뜻인데, 너무 비싸거나 경제적 여유가 없을 때  「I can’t buy it」보다는 「I can’t afford it」을 쓰는 것이 좋다고 한다.

afford라는 단어를 모르고 있으면, 역시 소통에 지장을 주게 된다.
이러한 사례들을 「다중언어 연구모임」에서는 잘 짚어주고 고쳐준다.

 

 

■ 「다중언어 연구모임」의 큰 그림

 

「다중언어 연구모임」이 10월부터 시작한 「후다닥 3개 외국어 말하기」 강의는 시작에 불과하다.
그런데 시작이 좋다. 강의에 참여한 분들로부터 반응이 괜찮았다. 이러한 추세로 동 강의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강의방식은 조금 바꾸게 될 것이다. 3개 외국어를 동시에 가르쳐 주는 새로운 학습모델 개발을 위해 실험은 계속될 전망이다. 

 


강사들과 커뮤니티 회원 간 향후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다중언어 연구모임」은 회원 간, 혹은 지역주민 간 외국어를 습득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머물려고 하지 않는다.
먼저 지역주민, 다문화 가정, 외국인 거주자 사이의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능력을 지도하고자 한다.
아울러 방문 외국인과 거주 외국인을 위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테면 전입신고, 은행 계좌개설, 병원방문 및 진찰 등 생활과 밀접한 것들이면서 곤란을 겪는 사항들이다. 
「다중언어 연구모임」은 문화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확산시키며 가치를 공감하는 데 일조를 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다양성의 가치를 향상하는 분야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전개하고자 한다.

 

아쉬움 속에 강의는 끝났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다중언어 연구모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 다문화 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

 

「다중언어 연구모임」은 이제 첫 실험을 끝냈다. 다행히 첫 실험은 성공적이었고 이제 다음의 단계를 구상하고 있다.

미래의 큰 그림을 그려 놓은 상태에서 이제부터는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색깔을 칠해 나가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시작은 후다닥했다고 하지만, 「후다닥」이라는 말을 커뮤니티 회원들을 비롯하여 주변에서 액면 그대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언가 가볍고 대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2020년은 「다중언어 연구모임」이 생각한 바가 성공적으로 실현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다중언어 연구모임」이 다문화 사회를 이끌어 가는 주역으로 후다닥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