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살이 탐색과정 '강릉에서 살아보기' ⑧
뜻하지 않은 행운 강릉 선교장
“여러분~~~”
“우와~~~”
자분자분 걷는 듯 리듬 있는 목소리. 전통문양의 멋진 양산. 소란소란 시끌시끌 거리던 강릉살아보기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회원들이 일제히 문화관광해설사를 향해 집중한다. 이 양산은 어디를 가면 살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읽은 듯 양산 소개로 선교장 투어는 시작되었다.
들어오자마자 잘 정돈 된 넓은 잔디밭이 눈에 들어왔다. 차분해지고 고요해지는 기분이다. 그 다음은 소나무. 선교장은 어디에 눈을 둬도 소나무가 있다. 고택 지붕 위에도, 한옥 정원에도 연못 한가운데도 한옥 전체를 소나무가 감싸고 있다.
“저기 소나무 좀 보세요. 너무 예쁘죠.”
“아, 소나무가 너무 멋지죠.”
“보세요. 여기 소나무도 너무 예뻐요.”
그때마다 우리는 와~~~ 멋져요, 예뻐요 하며 해설사가 가리키는 소나무를 향해 고개를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위로 올렸다. 그때마다 소나무 옆 구름은 강릉 강릉 했다.
고택으로 안으로 들어가려면 왼쪽은 여자가 사용하는 문, 오른쪽은 남자가 드나드는 문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여자가 들어가는 곳은 작고 계단이 두세 개 있었다. 안채에 들어가니 부엌이 두 개 보였다.' 관동팔경을 유랑하던 풍류객들을 위한 식사를 여기서 준비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 문은 크고 계단도 없었다. 말이나 가마가 드나들기에 쉽게 만들어서인 것 같았다. 오래전 남녀가 구별되던 시기라고 했지만 당시 여성들의 고생을 생각해 보니 잠시 맘이 짠했다.
“브라보~~~~브라보~~”
우리는 크게 박수를 치고 계속 앵콜과 브라보를 외쳤다. 한옥음악회라 해서 당연히 거문고나 가야금, 판소리를 생각했는데 파이프오르간이라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음악회였다.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오케스트라를 듣는 듯했다. 강릉 여행 중 한옥에서 울리는 바흐와 드보르의 연주를 듣는 건 분명 행운이었다. 선교장 둘째 며느리인 연주자도 오랜만에 맞이하는 뜨거운 환호와 박수에 기분이 좋아 보인다. 평소보다 더 많은 앵콜곡을 연주를 해 주었다. 클래식 연주는 무겁다고 생각했었는데 열화당 연주는 흥겹고 가볍고 따뜻했다. 빡빡한 여행 일정을 잠시 내려놓고 편안한 시간을 즐겼다.
선교장은 효령대군(세종대왕의 형)의 11대손인 이내번(李乃蕃)에 의해 지어져 현재 국가민속문화재 제 5호로 지정되었다. 개인 소유의 국가 문화재로 지금까지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다. 경포호수를 가로질러 배로 다리를 만들어 건너다녔다 하여 선교장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선교장 수요음악산책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30분 열화당에서 열린다.
참고 : 강릉 선교장 홈페이지 https://knsgj.net/history
*** 본 글은 지역살이 기록가가 강릉에서 살아보며 담아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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