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자원 교류를 촉진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세대 통합 프로그램

50+세대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자원화하기 위해 재단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50+세대의 자원 교환 촉매제 역할이다. 재단은 1섹터, 2섹터, 3섹터 간, 세대 및 계층 간, 도시‧농산어촌‧해외 등 지역 간 효율적으로 자원이 순환되는데 50+세대의 역할이 최대화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그 중 세대 간 소통과 협력은 자원의 순환을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세대 간 갈등의 문제를 치유하고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양안나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개발실 실장

 

 

국내외적으로 세대 간 갈등의 이슈는 저성장, 사회 불평등 구조와 관련이 깊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세대 갈등 이슈가 결합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세대 갈등이 한정된 자원의 분배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여기에 점차 약화되는 세대 간 연대의식은 세대 간 갈등을 더욱 증폭시킨다. 물론 세대 갈등의 본질에 대해 논란의 여지도 있지만 경제적 양극화의 글로벌화 진행에 따라 계층 간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소통부족과 자원편중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세대 갈등의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세대 간 소통과 협력을 위한 운동이 활발해져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앙코르닷오르그(Encore.org)의 제너레이션투제너레이션(Generaion to Genration),  북아일랜드 링킹제너레이션(Linking Generation) 활동,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세대 통합 사업 등 국내외에서 세대 간의 소통과 협력을 위한 논의, 연구,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의 낮아지는 생산성에 대한 대응 전략의 하나로 50+세대의 인적 자원을 사회적으로 가치 있게 활용하려는 방향과 세대 통합 프로그램 간의 연계가 활발하다. 

 

흔히 세대 갈등과 대비되는 말로 ‘세대 통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세대 통합’의 활동은  세대 상호간 자원 활용을 극대화 하고, 공감과 소통의 비용이 최소화되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세대 간 통합의 목적을 자원 관점에서 보면-그렇지 않다면 사장되거나 쓸모가 낮은-자원의 효용을 높이고, 그 수혜대상을 확대해 사회 전체적인 가치창출을 높이는 것이다. 나아가 세대 통합은 사회적 자본을 증가시켜 세대 간의 소통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사회적인 소통비용(Communication Cost)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50+세대와 세대 통합

세대 통합은 지금의 50+재단을 재단으로 있게 만든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이다. 이는 50+세대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아래 [그림1]과 같이 선배 세대와는 달리 50+세대는 교육 측면에서 많은 혜택을 받았고, 자산과 역량 측면에서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세대이다. 65세 이상 74세의 전기 노인 세대의 전문대졸 이상 비율이 14.1%인데 비해 50+ 장년층은 35.6%1)이다. 

 

[그림 1] 세대 간 교육 수준 등 비교


국내 50+세대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미국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인류에 대한 기대 수명의 연장으로 인해 50+세대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의 막강한 잠재력으로 떠올랐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인구의 30%로서 미국 역사상 제대로 교육을 받은 첫 세대로 경제적 성장과 풍요를 누렸으며, 다양한 사회, 문화 운동을 주도한 집단이다. 미국가구 순자산의 77%를 이들 50세 이상의 집단이 소유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비슷하다. 한국의 50~60대는 전체 금융자산의 60%를 소유하고 있으며,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인구의 5%에 불과하지만 금융기관 수탁자금의 60%가 60세 이상 집단의 소유이다. 

 

[그림 2] 한국, 일본, 미국 베이비 붐 세대 비교

 

50+ 세대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자원이 퇴직과 함께 더 이상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은 개인적,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50+ 세대의 자원이 사회적 자원으로 가치 있게 활용되는데 정책적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 

이밖에도 세대 통합을 거론할 때 50+ 세대의 역할론이 이슈화되는 데에는 중년기의 발달적 특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인생의 주기에서 중년기는 자신과 가족을 넘어 사회와 후배세대를 뒤돌아보는 시점에 있다. ‘전수(傳授)’, ‘통합(統合)’, ‘생성성(生成性, generativity)’ 등으로 특징지워지는 중년기에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중년기는 베품, 돌봄, 전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할 수 있는 시기이고 이러한 발달이 일어나고 잘 발휘되면 삶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고 그렇지 않으면 침체감을 갖는다고 하였다2). 개인의 욕구를 넘어 다음 세대에 대한 복지, 나아가 다음 세대가 살아갈 사회에 관심을 두고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50+ 세대의 욕구가 세대 통합 활동으로 나타나는 것은 어찌 보면 중년기의 생애 발달적 요구이기도 한 것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노력과 사례

이러한 배경 하에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재단)은 50+세대를 고령화에 따른 이슈와 문제가 아닌 기회이자 자원이라고 생각하고 50+세대의 유무형 자산을 사회의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동산, 자금, 전문성, 경력, 인적네트워킹, 경험 등 50+세대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자원화하기 위해 재단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50+세대의 자원 교환 촉매제 역할이다. 재단은 1섹터(정부부문), 2섹터(민간부문), 3섹터(비영리, 사회적경제 영역) 간, 세대 및 계층 간, 도시‧농산어촌‧해외 등 지역 간 효율적으로 자원이 순환되는데 50+세대의 역할이 최대화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그 중 세대 간 소통과 협력은 자원의 순환을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세대 간 갈등의 문제를 치유하고 해결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2016년 재단 설립 초기부터 시도해 온 세대 통합 사업은 세대가 지니는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있어 다른 세대의 자원을 활용하도록 설계하였다. 50+ 세대는 자원을 베풀고 청년 세대는 수혜를 받는 일방적 관계로 서로를 대상화하기보다는 상호 협력적 관계 속에서 협업하며 각 세대가 당면한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청(소)년 세대의 주거, 일자리, 교육, 안전, 돌봄 이슈, 어르신세대의 건강, 돌봄, IT 등 디지털문화 접근, 기본생활권 이슈, 그 외 취약계층의 기본생활권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재단의 다양한 세대통합 사업이 기여하고 있다. 

 

 

서울시 50+보람일자리사업, 재단의 커리어모색학부, 일상기술학부의 교육사업, 혼합형 일자리사업, 기획행사, 포럼, 연구 사업 등 재단이 추진하는 대부분의 사업에서 세대 통합 관련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세대 통합을 주제로 하는 사업은 해마다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서울시 50+보람일자리사업에서는 작년에 비해 세대 통합 관련한 사업과 돌봄 서비스와 같은 사회 서비스 관련한 활동을 지원하는 세대 통합 사업이 늘어났다. 

 

세대 통합 사업에서 ‘세대’는 청(소)년 세대, 50+ 세대, 어르신 세대의 삼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세대 간 자원 교류는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전달되는 형태로 일어나기도 하고 또는 세대 간 양방향으로 일어난다. 세대 통합 사업은 주로 50+ 세대가 가지고 있는 자원이 청(소)년 세대나 어르신 세대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50+ 세대로부터 전 세대로 자원이 교류되는 세대 통합 활동들도 있다.  

청년 세대가 50+ 세대에게 자전거를 자가 정비할 수 있는 기술을 교육하는 ‘자전거정비사 과정’처럼 청년 세대가 50+ 세대에게 경험, 지식, 기술을 전수하는 방향으로 세대 통합 사업이 전개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50+ 세대가 청년, 청소년, 어르신 세대에게 50+ 세대의 자원을 전달하는 사업도 있다. ‘장년인재 서포터즈(멘토형)’ 사업과 같이 50+ 세대가 창업한 청년 세대에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하거나 ‘학교안전관리지원단’ 사업과 같이 교내외 청소년의 안전 지도, 예방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 그러한 예에 해당한다. ‘경로당코디네이터’는 50+ 세대의 경력과 능력을 살려 경로당 환경 개선이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어르신 세대와의 통합에 기여한다.  

 

한편, ‘행복도시락나눔지원단’처럼 50+ 세대가 청소년 세대, 어르신 세대 모두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있고, ‘50+한국어튜터되기’, ‘장년인재서포터즈(팀빌딩 희망형)’,  ‘세대공감 프로젝트 50플러스 U’사업처럼 양방향 모두 자원 교류가 일어나고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을 나누는 사업도 있다. ‘행복도시락나눔지원단’, ‘경로당코디네이터’, ‘어린이집 50+ 지원단’, ‘50+ 세대에 의한 보호시설 어르신 문학활동프로그램 개발과 적용’ 등의 세대 통합 사업은 결식 우려 아동 및 청소년들의 도시락 지원, 어르신 생활지원, 어린이집 안전사고 예방, 노노케어 등 50+ 세대의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적 돌봄 서비스 영역, 나아가 행정지원과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세대 통합 활동을 추진하는 재단의 사업을 유형, 세대 통합 방향성, 목적, 사업 분야, 프로그램 사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세대 통합 프로그램 사례 

 

향후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세대 통합 프로그램의 방향성

향후에도 세대 통합은 재단 사업의 중요한 방향성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특히 다음 네 가지 방향성에서 더 풍부한 실험과 성과측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첫째, 50+ 세대 일의 대표 분야로서의 세대 통합의 위상 강화 및 확대이다. 이를 위하여 자원봉사, 장단기 프로젝트, 일거리 및 일자리 등 세대 통합이 일어나는 다양한 일과 일거리 및 일자리를 마련하고, 세대 통합을 위한 수요, 공급의 효율적 매칭을 위한 플랫폼 고도화가 필요하다. 

 

둘째, 보다 다양한 유형과 영역에서의 세대 통합 사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교육, 일자리 사업 외에도 캠페인, 문화제, 대중매체(드라마, 다큐)를 활용한 홍보, 공감대 확산 등의 새로운 유형의 사업과 예술, 스포츠 등 우리 생활의 다양한 영역으로 세대 통합 사업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개인, 기관, 예산 등 다양한 자원을 결합한 세대 통합 사업 실험의 활성화이다. 50+세대의 자원봉사 활성화, 서울시 예산 외 민간 자원 결합 확대, 특히 기업의 자원, 예를 들면 기업 보유 인프라, 사회공헌 예산, 전직지원 예산이 세대 통합 사업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세대통합 관련 연구의 확대이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적 변화(social change),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 측면에서의 세대 통합 연구, 세대 통합의 사회적 성과에 대한 연구, 세대 통합과 관련한 당사자 연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대표되는 현재와 미래 사회는 세대 간의 갈등으로 비화되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정치 영역, 사회정책 영역에서 청년 세대와 시니어 세대 간 양극화, 대립의 양상이 나타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한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세대 관계는 갈등과 연대의 양 측면이 모두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는 다수의 국민들이 연령집단과 관계없이 강한 세대 연대 의식을 폭넓게 공유함으로써 세대 갈등을 완화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3). 세대 간 유대감이 점차 옅어지는 현실에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세대통합 사업이 세대 상호 간의 이해를 넓혀 연대 의식을 두텁게 쌓아가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1)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5년), 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연구
2) 에릭 에릭슨 저, 송제훈 역(2014년), 유년기와 사회, 연암서가
3) 성경률(2015년), 『세대균열과 세대연대-정치 영역과 사회정책 영역에서의 차별적 작용에 관한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67권 4호

 

 

 본고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 의견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