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예술의 전당 견학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뮤지컬 <신과 함께>를 함께 관람한 수강생들. 
이번 시간에는 조현주(남산골 한옥마을 기획운영실장)님의 강의를 통해 ‘좋은 기획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기로 했다.

좋은 기획이란? 첫째는 독창성이다
내용과 콘셉트가 창의적인가? 차별성과 경쟁력은 있는가? 가치와 명분은 충분한가? 사물놀이 40주년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농악은 있었지만 사물놀이는 없었던 과거에,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을 합치거나 새로 구성해 무대에 올린 것이 지금의 사물놀이 장르가 된 역사가 바로 '독창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둘째는 타당성. 논리, 가치, 적절한 내용으로 목표와 추구하는 가치가 일치하는지, 계획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랜드마크나 포토존에 전체 예산의 반을 쓴다면 그건 좋은 기획이라 볼 수 없다는 것. 
셋째는 가능성보편 타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은 있는가? 

이 세 가지를 가지고 기획자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공연이나 축제의 기획에 대해 점검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조직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 

“야, 그거 다 해봤는데……”
“내가 그거 했을 때 말야……”

이건 정말 주의해야 할 점. 일명 '꼰대'질이다. 우리가 요즘 젊은 친구들 감각을 못 읽고 못 따라간다. 
어느 순간부터는 일을 시키는 게 아니라 길을 뚫어주고 터를 닦아주는 역할이 맞다. 총감독이나 관리 감독은 일을 잘하기 위해 소통의 역할을 해야 한다. 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지만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되 어차피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못하는 것은 과감히 아웃소싱해야 한다. 

조직운영과 관련된 아웃소싱을 하면 경비가 절감된다. (오해 없이 듣기를……) 
금액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80원이면 내부에서 할 일을 아웃소싱하면 120원이 든다. 

그렇지만 아웃소싱하고 남는 시간에 40원의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부가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종합적인 리소스 관리에 있어서 득이 된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단,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비리'. 아웃소싱이 도움은 되지만 백머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자금 지원을 받는 경우는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고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내부 조직을 슬림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관리하는 영역이 늘어나기 때문에 잘 판단해야 한다. 

일과 조직 사이즈로 봤을 때 어느 정도의 규모가 적정한가? 단, 노동법은 잘 준수해야 한다. 요즘은 관리 인력을 줄이고 소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로 가고 있다. 

 

 

 

강의가 진행되는 세 시간 동안 쏟아진 이론과 경험은 상당히 밀도가 높고 양이 많아서(지면으로는 반도 소개하지 못했다) 웬만한 집중력으로 쉽지 않은 강의였음에도

수강생들의 열정과 관심 때문에 강의 중간중간 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문화기획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거나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수강생들의 질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Q. 공연기획은 기획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축제기획의 경우도 기획사가 있나요?
A. 축제기획에도 있죠. 공공자금 지원 없이 하는 행사. 예를 들면 음악페스티벌이 그렇습니다. 민간투자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Q. 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A.  외국의 경우는 공적 자금 투자 빈도가 적어요.  우리나라는 지방선거 때문에 지역축제가 활성화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축제가 사람을 긁어모으면서 정치적 프로파간다의 장으로 인식되어 자금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로 연결되기 때문에. 
표를 가진 문화세력과 표를 원하는 정치 세력이 결합하면서 지방 축제 시장이 성장한 것이지요. 

Q. 높은 수준의 후원과 협찬을 이끌어내려면 기획서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나요? 
A. 일단 후원사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이 행사를 통해서 너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이 회사가 올해 어떤 포인트를 잡고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필수죠. 

그렇게 해서 기획서를 써도 80%는 실패입니다. 세대와 계층이 분명한 상품의 경우에만 20%정도의 성공률이 있는 것. 기획서는 가능한 간단명료해야 합니다. 

협찬 제안서는 1~2페이지. 참고로 협찬 관련 일만 해주는 에이전시들도 있어요. 수수료는 25%정도~? 

 

Q. 세대통합 관련해서 청년과 50+가 함께 할 수 있는 타겟팅이 가능할까협찬이나 후원이 될까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첫해, 둘째 해 목적만 명확하다면요. 

스폰서십이 환경주의적 힐링이나 젊은 사람들을 타깃으로 새로운 상품을 매칭하고 싶은 회사들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요?

Q. 불광 페스티벌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웅성웅성왁자지껄해진다ㅎㅎ)
A. 기획가의 뚝심이 필요할 것 같군요. ^^

Q. 마을 축제로 특성을 고려하면서 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이에요. 
A. 마을 주민들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식되는 축제는 마을축제가 아니죠. 일본의 마쯔리를 보면 그 동네 주민이 참여하고 긍지와 자부심이 있어요. 

우리의 경우 먹고살기 바쁘니까 적극 참여가 적습니다. 장소만 빌려주는 것은 마을 축제가 아니며, 극복하기 위해서 규모를 키우는 것도 방법은 아닙니다. 
자발적 단체, 개인이 참여하려고 하는지 합의 수준을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주체적인 부분이 가장 필요하죠. 현재 우리의 이상적인 마을 축제는 <초등학교 운동회>라고 생각해요. 

학교 운동회같이 마을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성공입니다. 

 
…… 이 강의가 끝나고 나면 대단한 문화기획이 탄생할 것 같은 예감당연히 서부캠퍼스의 이 과정은 50+ 문화기획자들의 산실이 될 것이다

 

 

글=임영라(50+모더레이터), 사진=바라봄 봉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