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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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정신건강브랜드 '블루터'와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가 전하는 2019 따뜻한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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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아프다. 놓치고 싶지 않은 것들이 떠나려 해서… 놓아야 하는 것들을 내려놓지 못해서…
문득 세상이라는 힘든 파도를 온몸을 다해 헤쳐 앞으로 나아가다 더 이상 팔을 젓지 못하고 발도 파닥이지 못할 만큼 힘들다고 느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치 저 바다 밑바닥에서 날 잡아끌며 ‘이젠 가라앉아도 된다’며 귀에 대고 속삭이는 듯하다.
그럴수록 우린 긴장한다. 그 속삭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이윽고 마음의 짐을 벗어던지듯 나를 긴장시켰던 것들을 놓아버렸을 때 우리 몸은 바다 위로 떠오른다.
잔뜩 긴장한 내 근육들을 이완시켜주는 것은 그 무엇일까? 우리를 바다 위로 떠오르게 만들어주는 것은
내 몸과 마음의 위안을 걱정하는 단지 누군가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었기 때문 아닐까?
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의 2학기 강의 스케줄이 웹사이트에 올라왔다. 각각의 캠퍼스에서 개강하는 클래스의 수강 신청을 독려하는 핸드폰 문자와 이메일이 답지한다.
난 이번 학기 또 어떤 강의를 들으며 세파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여야 하나…
그러던 중 내 눈에 쏙 들어온 강의 제목이 있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 2학기 강의 내내 이어지는 수업이 아니라 사회 전문가들의 3회 차 특강이었다.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블루터치와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가 함께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7년 처음 선보인 이후 올해로 3년째 지속 중이다.
특강이 동일한 주제로 3년째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강생들의 호응이 뜨거웠고 강의 주제가 시의적절했다는 이야기와 동일할 것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 특강이 지난 8월 22일 공덕동에 위치한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1층 모두의 서재에서 열렸다.
첫 번째 특강이 열린 8월 22일 오후 2시 30분. 특강이 열리는 공덕동 중부캠퍼스 1층 모두의 서재는 발 디딜 틈 조차 없이 수강생들이 가득했다.
그들 모두는 어떤 상처를 안고 누구에게 따뜻한 말이 듣고 싶었던 걸까?
놓아야 하는 것들 1과 놓아야 하는 것들 2를 주제로 이해우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장과 신지영 고려대학교 국문과 교수의 강의가 이어졌다.
식전 공연을 담당한 현악 4중주 연주팀 ‘산책자들’의 수려한 실내악과 중간 공연을 담당한 맑고 감미로운 음색의 싱어송라이터 진화영 씨의 포크송이
더운 여름을 이겨내느라 지쳐버린 내 가슴속에 ‘훅’ 들어왔다.
이해우 센터장이 본인을 소개하면서 우스갯소리로 모든 것을 배설하는 ‘해우소’가 아니라 ‘해우’라며
나중에 개원을 하게 되면 해우소란 이름의 클리닉을 오픈하겠다고 했을 때 참석자들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정신과 의사다운 다짐이다.
이해우 원장이 꼽은 우리가 놓아야 할 것들, 시간과 나이, 고정관념. 맘에 새겨듣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다.
이해우 원장의 특강은 우리가 마음속에 새겨 들여야만 하는 말이었다. 이해우 원장은 놓아야 할 것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시간’과 ‘나이’, 그리고 ‘고정관념’. 나이 들었다고 스스로 깎아 내리지 말고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로 강의를 끝냈다.
우리는 왜 나이 듦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원숙하고 아름답게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나이 듦이 완고함과 불통, 뒤처짐과 동일한 단어로 이해되는 한국 사회에서
이해우 원장은 우리가 놓아야 할 것으로 꼽은 세 가지는 50플러스 세대에게 소중한 울림을 줬다.
이해우 원장의 특강이 끝나고 싱어송라이터 진화영 씨의 노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니라 따뜻한 노래 한 소절로 중부 캠퍼스 1층 모두의 서재를 촉촉이 적셨다.
이어 등장한 신지영 교수의 파워풀한 강의가 이어졌다. 신 교수는 우리 모두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고 싶다면
타인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갈한다. 우리가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결국 ‘나의 주변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즐겁게 사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주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려면 결국 그 기본은 ‘소통’이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청중들을 휘어잡으며 종횡무진 강연을 이어가던 신지영 교수는 소통의 부재를 꼽으며 50플러스 세대가 소통을 이어가려면 언어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지수는 결국 소통지수와 비례한다는 신 교수의 말은 내 가슴속에 꼭 박혔다. 딸과의 소통 문제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내겐 금과옥조 같은 말이었다.
부부 사이,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결국 소통을 못하고 불통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신 교수 강의는 비수같이 꽂혔으리라…
인생의 힘든 시기를 통과할 때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나의 힘들과 어려움을 공감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일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만나는 가족부터 학교 혹은 직장에 가서 친구와 동료라는 이름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이들로부터
혹시 더 많은 상처를 받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내가 주고 있진 않은지?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것 두 가지, 공감과 배려… 다시 한번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강의였다. 우린 인생의 갈림길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동력이 된다면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
그까짓, 해줄 수 있지 않을까? 당신도 나도, 우리들 모두…
따뜻한 말 한마디 2회 차 특강은 오는 9월 5일, 3회 차 특강은 9월 13일에 각각 열린다. 아직도 신청은 늦지 않았다.
참가자들이 본인의 인생에서 놓아야 하는 것과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을 각자 포스트잇에 적어서 붙여놓았다.
참가하는 이벤트 행사마다 당첨되지 않는다면 당첨을 원하는 마음도 놓아야 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