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대표 과정인 50+인생학교는 

'인생에서 뺄 것과 더할 것' 이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어린시절의 놀이본능과 야성을 찾아 숨겨진 자신에 대한 심층탐구 등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인식과 행동을 바꾸어 즐겁고 유쾌한 삶의 전환을 시작해 보는 과정입니다.

한학기 동안 내 삶의 여정에 대하여 놀이처럼 드라마처럼 예술로 풀어서 되짚어보는 스토리화와 함께

과정 속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인생 후반부의 스토리텔링 과정을 거쳐

자치회를 만들어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과정까지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기도 하고

앞으로 함께 할 든든한 동료를 만나고 뜻을 맞춰 새로운 활동을 모색하기도 하는 등

말 그대로 인생 후반전에 대한 탐색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인생학교가 50+세대의 생각 전환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게 만들어주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입니다.

 

이 50+인생학교를 거치면서 인생전환기의 나를 탐색하고 도전을 계획하는 과정을

같은 고민을 가진 다른사람에게도 직접 전달하고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목표로

중부캠퍼스에서 새로 등장한 교육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2018년 1학기에 중부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인생학교 심화반입니다.

 

 

 

 

 

인생학교 심화반은 50+인생학교 졸업생 중 인생학교의 강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50+인생학교를 통해 얻게 된 성숙한 선배 시민의 선한의지를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그리고 전국에 확산하기 위해

'용기를 더해 한걸음 더 가까이 세상과 만나는 삶'을 기획해보는 것 입니다.

 

처음으로 시작된 50+인생학교 심화반에서는

뜻이 맞는 동료들과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각자가 가진 꿈과 능력을 공유하고 그 내용에 따라 다양한 워크숍과 실습을 거쳐

50+인생학교 교육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나와 우리의 교육과정을 만들고

현장실습을 통해 수정과 보완까지 거쳐 교육과정을 완성하는 일련의 교육과정 기획 전반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 중 프로젝트를 진행한 팀이 직접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떤 문제를 만나고 해결하는 과정을 거쳤는지 자세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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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생학교 남부캠퍼스 3기 강사와 퍼실리테이터로 구성된 우리 조는

인생학교 심화과정의 프로젝트를

강사 프로그램(인생학교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사와 퍼실리테이터가 직접 기획하고 진행)으로 만들고

실제 수업에 활용하기도 했다.

우리가 정한 강사 프로그램의 주제는 ‘꿈’.

꿈과 현실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익히 알만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새삼 꿈을 거론한 이유는

제한된 시간이 갖는 가치 때문이다.

이전 세대와 달리 요즘의 50+세대가 건강 면에서 우월하다고는 하나,

한번 꺾이면 다시 일어서기 힘든 건 매한가지고 의욕과 기회가 무한정일수는 없지 않은가?

강사 프로그램의 주제를 ‘꿈’으로 정하고 인트로(intro) 영상으로 꽤 그럴싸한 것도 찾아냈다.
그러나 가장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자신의 꿈도 망설임 없이 포기하는 것이 이 땅의 아버지인지라 결국 구성을 바꿔야만 했다.

 

이번에는 좀 더 가벼운 접근을 시도했다.

‘친구의 꿈을 구출하라’.
현실의 벽에 갇힌 친구의 꿈을 돕고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꿈도 깨닫게 한다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다.

이 또한 인생학교 교과과정과 중복이 되는 문제로 접어야 했다.

 

학장단과 회의를 거듭한 끝에 ‘5년 후, 나의 모습’이 최종 주제로 선정됐다.
앵커와 기자를 연결해 현장을 소개하는 방송뉴스 형식의 구성은, TV에서 늘 보던 것이라 큰 어려움 없이 짜 나갔다.

그러나 현장을 단막극으로 만들어야 해 대본 작성과 연습이 필요했고,

초읽기에 몰린 우리 조는 황금 같은 휴일을 귀하게 썼다.


 

마침내 ‘5년 후, 나의 모습’이 뉴스 타이틀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NBS(Nambu Broadcasting System) 저녁 뉴스입니다.

오늘은 인생 후반을 의미 있게 보내고 있는 인생학교 남부 3기생들의 소식부터 전합니다.”
몸뻬바지에 작업모를 둘러쓰고, 라이딩 복장에 의자를 자전거 삼아 밀고 나가는 등

시종 과감한 시도를 했지만 아무도 웃어주는 사람이 없다. 우리 계산에는 분명히 웃음이 터져 나와야 할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극 중의 몇몇 대목 외에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기에, 재미를 포기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여러분이 조별로 5년 후, 자신이나 동기의 모습을 그려 주시기 바랍니다.”
인생학교 학생들은 정말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다.

조별로 이런저런 궁리를 하더니, 그 짧은 시간에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무대에 올릴 준비를 마쳤다.
한 조는 귀농과 귀촌을 주제로 한 대담 형식으로 5년 후의 모습을 그려냈고,

또 한 조는 유튜버로 1,000만의 구독자를 확보하려는 동기생의 꿈을 이뤄주었다.

시니어모델로 한창 새로운 꿈을 펼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4차 산업의 선두에서 배움과 교육으로, 노인복지와 건강을 위한 활동으로 하루가 바쁜 사람도 있었다.

 


 

모든 무대가 끝나고 난 후, 강사와 퍼실리테이터들이 어떤 의도에서 이런 극을 구상했는지에 대해 전했다.

“꿈과 성공, 행복 등의 의미가 모두에게 한 가지로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자신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면서 인생의 활력을 찾기 바란다. 그리고 5년 후 여러분의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
 

서툴지만 우리의 의도가 전달되어서 였을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왁자지껄한 웃음 속에 극을 마치고 나자, 교실 내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앞서 구상한 ‘꿈’과 마지막에 채택한 ‘5년 후, 나의 모습’은

꿈이라는 주제는 같지만 가정과 현실이라는 전제 조건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첫째, 앞으로 살 날이 1년밖에 안 남았다면, 당신의 꿈을 이루는 것과 5억 원 중 무엇을 선택하겠느냐?
두 번째,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빛나던 시절의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세 번째, 앞으로 5년 후, 당신의 모습은?


‘5년 후, 나의 모습’은 누가 그린다고 해도 잘 그리고 싶을 것이다.

전원이 돌아가면서 소감을 얘기하기 시작하자 더욱 진솔한 얘기들이 나온다.
# 처음에는 뭘 해야 하나를 걱정했는데, 여럿이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뭔가 대단한 것 하나를 만든 것 같은 느낌이다.
# 쉬려고 왔는데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으니까 다시 꿈을 가져야 할 것 같다.
# 건강이 안 좋아서 뭔가를 하기가 두려웠다. 인생학교에 가면 뭔가를 자꾸 시킬 것 같아 부담이 됐는데 오기를 잘한 것 같다.

  앞으로의 시간들이 더 기대된다.
# 나 자신을 이렇게 솔직히 드러내면서 얘기를 할 줄 몰랐다. 동기들 얘기를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내 얘기를 하고 있더라.
# 여기 오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전원이 돌아가며 얘기를 하게 되면

뒤로 갈수록 얘기가 짜임새 있고 논리가 정연 해지는 효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의도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얘기를

참가자 모두 스스로 주고받았고 그를 통해 자극도 받았다고 생각한다.

꿈도 재능도 그리고 열정도 많은 그들의 강사로, 퍼실리테이터로 일하게 된 것에 감사한다.

 

 

 

 

글, 사진: 김영창, 장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