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같지 않은 무더운 추석을 보냈다. 나날이 겪어보지 못한 새날임에도 익숙한 날인 듯 여기는 행태가 우습다.
1960년도에 한국인 평균 수명은 53세였다. 60세에도 턱없이 못 미쳤기에 환갑을 축하해 잔치를 벌였다. 그로부터 겨우 반세기가 지난 2023년의 평균 수명은 남성 81세, 여성은 87세이다. 환갑 잔치 운운하다가는 욕먹는 일이 되어버렸다.
‘202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65세 이상 인구가 820만 6천 명이다. 세상이 바뀌었다. UN도 100세의 삶이 보편화된 시대임을 알렸다.
인생 후반을 준비하는 서울시 50+세대(50~64세)는 219.9만 명이다. 서울시 총인구의 약 22.3% 차지하고 있다. 세분하면 서울시 50~54세는 75만 명, 55~59세는 79만 명, 60~64세는 64만 명이다. 하늘의 이치를 깨닫고 모든 것 이해할 수 있는 50세, 지천명(知天命)을 아는 이들의 수 219.9만 명이다.
이 중에서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154만 명에 이른다. 별다른 대책 없이 노후를 맞아 이들은 은퇴했다.
한경협중장년내일센터의 '2023 중장년 구직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퇴직 평균 연령은 평균 50.5세(남성 51.5세, 여성 49.3세)이다. 100세의 삶이 보편화된 시대의 퇴직자 앞에 40여 년이 넘는 시간이 놓여있다. 살아온 날만큼 긴 시간을 살아내야 한다. 환갑을 축하하던 시대와는 다른 시간이다. 세분화한 분초 사회로 나눠진 세상이다. 이 시간에 자유롭지 않다.
▲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유형 (출처 : 서울시50플러스 포털)
이런 상황에 강서50플러스센터는 ‘강서구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을 올해 2024년에 처음 시작했다. 2024년도 노인 일자리 사업 신규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덕분이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유형에는 공익활동, 시장형, 사회서비스형, 시니어인턴십이 있다. 이 중에 사회서비스형으로 슬기로운 병원 동행이(30명, 이대서울병원), 스마트일상 기억이(21명, 강서구 치매안심센터), 안전·행정 서포터(69명, 강서구 염창동 자치회관 외 20곳), 추억영상 기록이(6명, 강서50플러스센터)가 있다.
시장형사업단으로는 50+카페지기(12명, 강서50플러스센터)가 있다.
사회서비스형사업은 65세 이상(단, 일부 유형은 60세 이상) 노인의 경력과 활동 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영역(지역사회 돌봄, 안전 관련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이다.
시장형사업단은 60세 이상 노인에게 적합한 업종 중 소규모 매장 및 전문 직종 사업단 등을 공동으로 운영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일정 기간 사업비 또는 참여자 인건비 일부를 보충 지원하고 추가 사업 수익으로 연중 운영하는 노인 일자리이다.
이 중에 강서50플러스센터 내에서 활동하는 두 일자리,
시장형 50+카페지기 사업인 ’카페 등대‘와 사회서비스형사업인 '비디오테이프 디지털 변환 서비스'를 알아보았다.
'비디오테이프 디지털 변환 서비스' 사업은 3월 11일부터 시작해 11월 30일까지 제공한다.
추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6mm, 8mm, VHS) 영상을 디지털로 변환한 후 USB(이동식 저장 장치)에 저장해 주는 ‘추억 영상 기록이’ 사업.
집마다 아이들의 모습 또는 행사를 기록한 영상 자료를 보관하고 있을 거다. 문제는 비디오테이프 플레이어가 집에 없다. 요즘 판매되는 데스크톱에는 CD 플레이어가 없다. 추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있으나 재생할 기기가 없어 보질 못한다. 다행스럽게 행복한 시절을 추억할 수 있도록 ‘추억영상 기록이’가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도와준다. 변환 신청은 강서50플러스센터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후 진행하면 된다. 방문을 해도 좋다. 강서50플러스센터 영상 편집실은 지하 1층 미디어 스튜디오에 있다.
시장형 50+카페지기 사업인 ‘카페 등대’
9시에 미팅 약속이 있어 서둘러 도착한 강서50플러스센터 1층. 무료로 준비해 놓은 신문을 집어 들다 출입문 옆 ‘카페 등대’에서 분주한 두 사람을 보았다. 만나야 할 홍재응 선생과 김현옥 선생이다. 몸놀림, 손놀림이 빠르다. 9시에 카페 문을 여는 시장형 50+카페지기 사업 근무자이다. 결코 노인 일자리 풍경이 아니다. ‘젊다’가 첫인상이다. 일을 하면 젊어지나?, 속으로 궁금했다. 두 사람은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바리스타 과정(카페지기 양성, 10회 30시간)을 공부하고 자격을 취득했다. 교대 근무하는 다른 팀원도 같다. 바리스타 실습 과정을 이곳 강서50플러스센터 카페 기자재로 했다 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손님이 없어도 앉을 생각을 아니 한다. 카페 등대에서 근무하는 시간 내내 서서 근무하니 한편으로 이들의 근손실 걱정은 필요없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강서50플러스센터 심아름PM은 “수익보다 시장형 일자리에 비중을 두어 이 사업을 올해 처음 한다. 외주를 주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고마운 일이다. 약 220만 명의 50+세대(50~64세)가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앞장선 기관 아닌가.
로또 당첨을 위해서는 기본 행위가 필요하다. 로또 복권을 사야 한다. 씨를 뿌려야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강서50플러스센터가 2024년 타 기관에 앞서 밀알을 심었다. 강서50플러스센터 내에서 활동하는 두 일자리를 알아보며 ‘도랑 치고 가재 잡기(Killing two birds with one stone)’ 라는 옛말이 떠 올랐다.
홍보서포터즈 김인수(kisworl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