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의 삶을 채우는 건강한 콘텐츠, 사회공헌활동!

사회공헌활동의 의미

사회공헌활동이란 본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지만 근래 들어서는 기업의 자산과 핵심 역량을 사회에 투자해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사회 발전을 꾀하는 활동을 뜻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 각종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사회적 욕구들이 다양해지면서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교육기관, 의료기관, 민간기관 등의 사회공헌활동 참여도도 함께 늘어가고 있다.

오늘 사회공헌활동에서 주목하려는 것은 사회공헌활동의 저변이 확대되어 가는 모습과 중장년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고 자기 삶의 콘텐츠를 아름답게 채워가는 모습이다. 기업과 기관, 단체로 번져가는 사회공헌활동은 점차 작은 모임과 개인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단체, 모임, 커뮤니티, 개인 등이 사회공헌활동의 필요성을 깨닫고 참여하는 추세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특별히 인구 구성에서 점차 비율이 늘어가는 중장년이 사회공헌활동에 눈을 돌림으로써 개인이나 단체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을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들이 참여하는 사회공헌활동의 분야도 매우 다양해서 사회복지와 의료지원, 환경보호, 재난 대비 등으로 그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의 변화

우리는 초고령사회진입과 초저출산위기 등 매우 중대한 사회문제에 직면해 있다. 거기에 청년 실업과 중장년의 실직, 이른 은퇴, 재취업, 노후대비 등 무거운 현실 문제가 덧대어져 있다. 더욱이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전문성이나 경력을 가진 중장년 퇴직자가 급증하는 것은 오늘의 급박한 사회문제이다. 이런 가운데 중장년과 노년들이 그들의 삶을 짐이 아니라 복으로 여기며 살려면 먼저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야 하고 살아가는 날 동안 삶을 채워나갈 건강한 콘텐츠를 마련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참 어렵기만 하다. 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안의 하나로 고용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을 펴고 있는데, 사회공헌에 관심 있는 중장년이 재정구조가 열악한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단체에서 지식과 경력을 활용해 전문 재능을 기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렇게 해서 사회서비스를 늘리고 고령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다. 이런 형식의 사업이 점차 늘어나다 보니 사회공헌활동의 의미도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단체를 통해 재능을 기부하는 중장년의 활동을 뜻하는 것으로 국한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

▲ 최근 중장년의 사회공헌활동은 문화예술, 상담 멘토링, 교육 연구, 행정 지원, 사회서비스, 홍보 마케팅, IT 정보화 등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출처 : Freepik〉 

중장년의 사회공헌활동

사회공헌활동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량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하다. 그래서 기업은 기업 자산과 역량을 투입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기관과 단체, 개인 등도 고유의 역량으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거나 별도의 독립된 활동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우리 사회의 중장년은 저마다 사회 경험과 역량을 자산으로 갖추고 있으므로 그들의 사회공헌활동은 우리 사회를 더욱 값지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중장년의 사회공헌활동은 세상과 그들 모두에게 매우 유익하고 적절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중장년의 사회공헌활동은 그동안 널리 자리 잡아 온 공공근로 등과는 뚜렷하게 구분되어 문화예술, 상담 멘토링, 교육 연구, 행정 지원, 사회서비스, 홍보 마케팅, IT 정보화 등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와 함께 중장년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활동하는 일터이자 활동공간이며 새로운 경험을 쌓거나 배움을 통해 다른 삶을 살아가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사회공헌활동은 중장년의 삶을 채울 콘텐츠가 되기에 충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 서울시는 2024년에도 5,000개 이상의 사회공헌 일자리를 운영할 계획이다. 〈출처 : 서울시50플러스 포털〉 

일과 사회공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서울시 보람 일자리

공공기관의 사회공헌활동 지원 중 대표적인 것이 서울시의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이다. 서울시는 사회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중장년이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도록 돕기 위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통해 사회공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와 안전, 교육/보육, 문화/예술, 경제, 지역 특화 일자리 등 분야에서 오천여 개 일자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2024년에도 5,000개 이상의 사회공헌 일자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람일자리는 활동비 지원과 자원봉사를 결합한 활동인데, 금전적 보상이 적음에도 사회공헌에 대한 만족과 성취감을 위해서 참여하는 봉사적 성격이 짙은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서울시50플러스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사업별로 참여자를 모집하는데 연중 활동 기간은 세부사업별로 차이를 보이므로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

▲ 많은 중장년이 순수한 의미의 자원봉사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우쿨렐레 사회공헌단원들이 ‘서울노인요양원’을 찾아

자원봉사공연으로 노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중장년의 자원봉사활동

중장년의 사회공헌활동 가운데 기관이 주도하는 보람일자리 외에 순순한 의미의 자원봉사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자원봉사란 개인 또는 단체가 지역사회·국가 및 인류사회를 위해서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음악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윤미선 씨는 원년부터 서울시50플러스재단 보람일자리에 참여하는 한편, 오래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자원봉사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최근 수년간은 강의 활동 중에 만난 이들과 우쿨렐레 사회봉사단을 만들어 지역 복지관과 재활원, 요양원, 어린이집 등을 찾아서 자원봉사 형태의 사회공헌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윤미선 씨와 아홉 명의 우쿨렐레 사회공헌단원은 지난 11월 6일 서울 강서구 봄날서울요양원을 찾아 자원봉사공연으로 익숙한 동요와 추억의 노래 열 곡을 연주하며 노인들을 위로했다. 이들은 관객이 모인 다음 박수를 받으면 무대에 오르지 않고 공연장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다가 입장하는 노인들을 일일이 밝은 미소와 따뜻한 인사로 맞이했다. 윤미선 씨가 먼저 인사말을 하고 연주할 곡을 소개한 다음 연주를 시작했다. 동요 ‘섬집아기’부터 마지막 곡 ‘알로하’까지 열 곡을 연주하는 동안 우쿨렐레 사회공헌단원들은 내내 밝고 환한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연주가 진행될수록 객석의 이십여 노인과 돌보미들의 표정도 밝아졌고, 연주 내내 손뼉과 함께 몸을 흔들며 노래에 젖어 들었다. 연주 끝 무렵 단원들이 국악 동요 ‘모두가 꽃이야’를 노래하며 객석의 노인들에게 손을 펼쳐 내밀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피든, 이름이 있든 없든 그 모두가 꽃이라는 노랫말처럼 객석의 노인 모두가 저마다 꽃처럼 곱고 귀하게 피어나는 순간이었다. 마침내 연주가 모두 끝나자 단원들은 객석으로 내려와 노인들의 손을 잡고 위로와 격려의 인사를 건넸다.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정경이었다.

▲ 우쿨렐레 사회공헌단원들이 자원봉사공연을 마친 뒤 객석으로 내려와 노인들의 손을 잡고 위로와 격려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 ⓒ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삶의 콘텐츠를 채워가는 사회공헌활동

연주를 마친 사회공헌단원들은 참으로 보람 있고 즐거운 활동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작할 때 무표정하던 객석의 노인들이 차츰 밝은 표정을 지어가는 걸 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악기로 노인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줄 수 있어서 좋았고, 동시에 자신에게도 기쁨이 되어 좋았다고 했다. 노인들을 대하고 보니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을 하게 되더라며 곧 다가올 자신의 미래를 보는 듯해서 더욱 마음을 다하게 되었다고도 했다. 그리고 이런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우리는 더불어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깨달음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우쿨렐레 사회공헌단을 이끄는 윤미선 씨는 오래도록 다양하게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자기가 가진 것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오래도록 다양한 곳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가 계속되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사회공헌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 우쿨렐레 사회공헌단의 윤미선 씨는 자기가 가진 것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회공헌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우리 마음의 온도와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사회공헌활동이란 사회에 속한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노릇이다. 좁게 보면 경제활동으로 가족을 돌보고 서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며 집의 공간을 쓸고 닦고 가꾸는 것도 사회공헌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사람의 마음 넓이는 딱 그만큼이어서 자기와 자기 집 안에만 머물기 마련이고 그런 평상심으로는 더불어 사는 세상에 힘을 보탤 수가 없다. 우리의 마음은 자기와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온도와 밝기가 급속히 떨어지는데 그 정도는 아마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듯하다. 두 치 건너에 미치는 우리 마음의 온도와 밝기는 한 치 앞에 미치는 그것의 4분의 1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니 작정하고 우리 마음을 더 밝히고 덥히며 우리 마음이 닿는 거리를 조금씩이라도 늘려나가야 한다.

인류 역사의 어떤 경제와 정치 제도도 사람을 골고루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좌표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경제력이 높아지고 의술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수명과 몸의 건강 정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빈부의 격차도 커지며 모든 사람이 물질의 풍요를 누리지 못하고 모든 사람이 몸의 건강을 지키지도 못한다. 그리고 부유와 가난에 그들의 행복지수가 비례하지도 않는다. 시대를 관통하는 현자들의 교훈은 더불어 사는 삶이 가장 행복하다고 가르치고 우리는 그 말을 들어서 잘 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렇게 살지 못한다.

세상을 밝히고 덥히기에 우리가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잘 알듯이 세상에 기아와 기근이 끊이지 않는 것은 세상에 음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나누지 않기 때문이고, 세상에 폭압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렇게 할 까닭이 충분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어둡고 협착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숙성하면 마음이 되고 마음이 깊어 동력을 얻으면 행동이 되고 삶이 된다. 우리 시대 중장년은 그렇게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한 의지와 경험 자산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 중장년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진 짐의 한 자락을 덜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이 두루 이롭게 되기를 기대한다.

▲ 협착한 마음을 한껏 부풀려 서로를 돌아보는 지금이 바로 은혜의 계절이다. 〈출처 : Freepik〉 

은혜의 계절

다시 세밑에 이르렀다. 문득 오래전 전방 막사에서 지내던 겨울이 떠오른다. 평소 모포 두 장을 가지고 깔고 덮으며 잠을 자던 병사들은 찬바람이 드는 이맘때면 둘씩 짝을 지어 모포를 겹으로 덮고 서로의 체온을 의지해 겨울을 났다. 어느 때보다 주위를 돌아보기 좋은 계절에 사회공헌활동을 다시 생각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삶이야말로 서로의 몸과 마음을 덥히며 사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진리를 삶으로 겪어온 중장년은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기에 참으로 적합한 조건을 갖춘 존재들이다. 이들에게는 세상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풀어갈 넉넉한 품성과 지혜가 있다. 더욱이 이들의 사회공헌활동은 세상 사람이 본받을 본이자 중장년 자신이 100세까지 살아갈 삶의 콘텐츠이고 세상을 더 고르고 따뜻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중장년뿐 아니라 생명을 가진 자마다 마음의 빗장을 풀고 협착한 마음을 한껏 부풀려 서로를 돌아보는 이 계절이 모두에게 은혜의 계절이 되기를 바라마지않는다.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cbsann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