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시니어 모델 윤영주, 그녀를 만나다


도전하기 늦은 나이는 없다 사이특강 취재기

 

그녀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인이다. 20211MBN 방송의 오래 살고 볼일 어쩌다 모델편에서 최고령의 나이로 우승하면서 일약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방송, 잡지 등에 소개된 수많은 자료만 봐도 그녀에 대해 웬만큼은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미 너무 알려졌는데 새롭게 취재할 내용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인플루언서를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는 호기심으로 특강이 있을 서대문50플러스센터로 갔다. 최근에 칠십에 걷기 시작했습니다라는 도서를 출판하고 저자로서 독자들에게 시간을 내는 특강이었다. 저자와의 대화니 여러 인터뷰에서 담지 못한 그녀의 또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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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특강을 알리는 현수막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온라인 특강이 진행되는 스튜디오는 예전과는 꽤 다른 분위기였다. 뭔가 생동감, 활력이 있다고나 할까, 유쾌한 영주 씨가 뿜어내는 기운이 스튜디오에 가득했다. 기자가 다가가 인사를 하며 신분을 밝히자, “잘 되었네요. 기자님이 저 앞 의자에 앉아 있으면 제가 기자님을 마주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큰 미소로 반겼다. 기자는 카메라 뒤편 의자에 앉아 방송 시작 사인이 오기 전까지 즐거운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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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전 스튜디오에 밝은 분위기를 만드는 윤영주 씨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영주 씨의 스토리텔링에 흠뻑 빠지다

 

길이 있어야 걸을 수 있지만, 걸으면서 없던 길을 만들 수도 있어요책 제목을 풀어 설명하는 이 첫 마디는 오늘 강의의 요지가 될 만큼 강렬했다. 하긴 칠십이라는 늦은 나이에 모델을 시작했으니 보통 사람 같으면 쉬운 도전은 아니었을 것이다.

말문이 트이자 영주 씨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가 줄줄 나왔다. 첫사랑, 어렵게 입학한 이화여대에서 학생 신분으로 결혼하여 퇴학당한 일, 34대 종손의 며느리가 되어 엄격한 가부장적 집안에서의 힘든 시집살이, 집안의 반대에도 틈틈이 꿈을 키운 일, 50세에 복학하고 대학원에 진학한 일 등 여성의 신분으로 감내하기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할 때는 금방이라도 눈시울이 붉어질 것만 같았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이 있다. 그러고 보면 세렌디피티도 그저 우연한 것이 아니다. 시니어 모델이 된 것도 따지자면 칠십에 모델 학원에 등록하여 걸을 수는 있겠어요?”라는 수모를 들으며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한 결과였다. 시니어 모델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런 그녀를 드러내기 위해 준비된 하나의 과정이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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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윤영주 씨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황혼 로맨스를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

 

많은 수강생의 가슴을 울린 특강에 실시간 채팅창에는 궁금증들이 계속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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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채팅창 캡쳐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예정된 시간을 초과하여 일일이 답변하던 영주 씨가 말미에 유쾌하게 되묻는다.

이 나이에 사랑하고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선 왜 궁금해하지 않죠?” 사랑과는 거리가 먼 나이라는 일반적인 시각에 작은 도발을 하면서 특강은 마무리됐으나 이 질문은 내내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잠시 시간을 내어 그녀를 인터뷰하는 중에 황혼 로맨스에 대해 물었다. “비록 나이가 들었어도 나도 사랑할 수 있어요. 나이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제약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한 말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가십거리의 사랑이 아니라 진지한 대화가 되는 친교를 의미한다고 했다. , 아직도 영주 씨는 청춘으로 살고 있다. 삶에 진심일 뿐 아니라 열정이 넘친다.

 

 

인터뷰어라는 본캐를 드러내다

 

궁금한 점이 또 있었다. 이미 대중에게는 시니어 모델로 각인이 된 그녀의 또 다른 삶이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본캐가 있느냐고 질문하였다.

제가 남들 은퇴하는 나이에 대학원 학위(미학 전공)를 받았으나 그 지식을 전할 기회가 드물었어요. 몇 번의 칼럼을 썼지만 충분치 않았고 늘 그것이 마음에 걸렸지요. 그러다가 미술가 조셉 엘머 요아쿰의 작품 전시를 맡은 갤러리 르메르에 도슨트로 참가할 기회가 왔어요. 기자와 작가, 인플루언서 앞에서 성공적으로 도슨트로 데뷔하던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이런 일이야말로 제가 추구하는 삶과 일치하였어요

그동안 인플루언서로 인스타그램(@youngjuinstagram) 계정을 관리하고 있었는 데, 도슨트를 계기로 본캐를 찾게 되면서 얼마 전 유튜브 채널(IN HER CLOSET)도 열었다. 각 분야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일로 인터뷰이에서 인터뷰어가 되는 것이었다. 첫 영상은 1세대 패션디자이너 진태옥 편이었는데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라서 그랬는지 이야기할 때 한마디 한마디에 힘이 들어갔다. ‘시니어 모델에서 인터뷰어로변신의 서막은 올랐다.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즐겨라

 

마지막 그녀의 한마디는 울림이 어느 때보다 더 컸다.

라틴어 아모르파티(amor fati)는 운명에 순종하라는 게 아니라 운명을 만들어가라는 의미죠. 내 인생의 주인은 예요. 다가올 인생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칠십이 넘은 나도 이렇게 즐겁게 살려고 하는 데...”

 

본캐를 찾은 그녀의 인생 여정을 응원하며 유쾌한 인터뷰는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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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고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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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강 진행자와 모델포즈로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grnl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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