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글로 풀어내는 나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그림책으로 만나는 나> 강좌 현장 스케치

 

작은 글씨로 빼곡히 쓰인 사회, 경제, 정치에 관한 글을 부지런히 읽어 오늘의 동향을 파악해야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고 스스로 닦달하며 살아온 중장년’. 그렇게 숨 가쁘게 살아온 그들에게 그림책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짧은 글귀와 그림만으로 채워진 그림책은 글도 그림도 없는 비어있는 곳이 더 많습니다. 그런 그림책을 읽고, 어떤 중년은 웬일인지 눈물을 흘리고, 어떤 중년은 희미한 웃음을 짓고, 어떤 중년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글자와 그림 사이의 빈 곳이 바쁘게만 살아온 그들을 멈춰 세웁니다. 그제야 우리는 턱 밑까지 차올랐던 숨을 가라앉히고, 나의 어제를 마주하고, 오늘을 바라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장년 수강생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며 그들이 스스로 돌아보고, 스스로 치유하는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이현주, 석혜정 강사. 그들은 87일부터 828일 매주 월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하는 강동50플러스센터에서 기획한 사람 품 학교 <그림책으로 만나는 나> 강좌를 강의 하고 있습니다.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홀가분해하는 수강생부터, 갑작스러운 자기 고백에 눈물을 흘리고, 자화상을 그리며 스스로 위로하는 수강생까지, 그림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며 천천히 자기를 마주하는 시간을 즐기고 있는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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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에게 추천하는 코리나 루켄 글 / <내안에 나무>(), 최남주 글/최승주 그림 <까막눈>()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중장년, 열정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나이!

 

저에게 그림책은 아이들의 정서발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휘력과 사고력 향상을 위한 도구였어요. 그런 그림책이 다르게 느껴진 것은 아이들이 다 자란 후였어요. 그림책을 읽으며 자기 고백’, ‘치유의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을 알았어요. 오늘 수업이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어요. 과거와 현재의 나를 돌이켜 보며, 나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솔직히 답하면서 울컥하게 되더라구요. 중장년이라는 시기가 문득 돌아보면 앞으로 얼마 안 남은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때인 것 같아요. 오늘 강의를 들으면서 강사님들과 다른 수강생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 안 남았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얼마 남지 않았으니 무엇이든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 보자라는 용기를 얻었어요.”

그림책을 좋아해서 그림책과 관련된 수업을 찾아 듣기도 하고, 그림책 강의도 하는 서은미 수강생의 이야기입니다. ‘자기고백의 시간을 통해 중년 이후의 삶을 열정적인 도전으로 채워야겠다고 다짐한 그녀가 한 시간 동안 완성한 자화상이 봄 햇살처럼 찬란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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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자화상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서은미 수강생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중장년을 위한 그림책 읽기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이현주, 석혜정 강사. 이현주 강사는 그림책을 함께 읽는 방법을, 미술을 전공한 석혜정 강사는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자의 역량을 사람 품 학교 <그림책으로 만나는 나> 강좌를 통해 중장년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중장년의 시기로 접어들면서, 그림책은 이현주 강사에게 다르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림책 속에 녹아 있는 인생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중장년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합니다. ‘중장년이 되면 정말 많은 것들을 돌아보게 되겠구나라고 말하는 석혜정 강사는 아직 중장년은 아니지만 중년 수강생들을 매주 만나며 자신의 중장년을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림책으로 만나는 나>를 통해 수강생들이 스스로 돌아보고 마주하는 시간을 충분히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현주, 석혜정 강사는 수강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림을 그리는 서툰 손짓을 정성스럽게 도와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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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기 이현주 강사(), 석혜정 강사()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읽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

 

이현주 강사는 그림책을 읽으며 명상과 자기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지만, 글을 쓰고 싶거나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를 가져 보지 못한 중장년들에게도 그림책 읽기를 강력하게 권합니다.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직장생활을 하며 바쁘게 살아온 우리에게 이현주 강사는, 두 번째 수업 주제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수강자들에게 온전히 자신을 마주한 시간이었기를 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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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기 좋은 책을 추천하는 이현주 강사와 수강생들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자화상 그리며 마주하는 나

 

석혜정 강사는 화가들도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신의 감정과 삶이 투영된다고 설명합니다. 중장년 수강생이 쉽게 자화상을 그릴 수 있도록 다양한 재료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수강생들이 책 읽기를 통해 스스로 마주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그림을 그리면서 열심히 살아온 스스로 다시 느끼고 그림이라는 결과물을 집으로 가지고 가서 나중에 또 오늘의 감정을 떠올리며 위로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석혜정 강사. 그림을 그리는 수강생들을 꼼꼼히 살피는 그녀의 시선에 수강자들이 즐겁게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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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에 대해 설명하는 석혜정 강사와 수강생들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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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그리는 방법을 설명하는 석혜정 강사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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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수강생들을 둘러보는 석혜정 강사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처음에는 별 기대가 없었어요. (웃음) 그런데, 좋은 책도 함께 읽고 읽을 만한 다른 책들도 추천해 주고, 다양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너무 만족스러워요. 학교 다닐 때 말고 그림을 단 한 번도 그려본 적이 없는데이 수업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정말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강사님 말씀처럼 그림을 그리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주경희 수강생은 마지막 완성된 자화상을 바라보면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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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희 수강생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빛나는 자화상

 

<그림책으로 만나는 나>의 두 번째 강의는 수강생들의 자화상 그리기와 함께 마무리되었습니다. 각자가 자신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자기 얼굴을 그려내는 수강생들의 열정과 몰입은 이현주 강사가 그림책을 통해 기대하던 "진정한 자아를 마주하는 순간"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완성된 자화상을 들고 미소를 지어내는 수강생들의 표정은 오늘 수업을 통해 힐링이 된 듯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림책으로 만나는 나> 강좌를 통해 중년 수강생들은 인생 2막의 시작 앞에 자아를 발견하고 치유하는 소중한 시간을 누리며, 풍요롭고 의미 있는 내일을 위한 도전을 이어 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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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금 수강생의 자화상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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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묘수 수강생의 자화상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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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옥 수강생의 자화상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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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자화상을 들고 있는 수강생들 ©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

 

 

 

 

 

 

시민기자단 황은미 기자(i@eunm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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