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강의를 이렇게 큰 강의실에서 진행한다고 하니 어제 먹은 게 얹혔습니다. ㅎㅎㅎ" 이렇게 말문을 연 분은 '펜 드로잉으로 떠나는 도시 여행'의 주인공 정연석 선생님. 서대문50플러스센터 2019년을 여는 첫 번째 수업은 기존 강의실 두 개를 합 친 큰 강의실에서 열렸습니다. 그동안 정연석 선생님은 센터에서 '기억이 머무는 풍경' 과 '추억이 담긴 풍경'이라는 소규모 펜 드로잉 실기 수업만 진행해오셨답니다.
선생님의 수업은 이미 수강생들의 그림 실력으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학습자들이 모인 커뮤니티 '기억이 머무는 풍경' 회원들 작품으로 만든 2019년 펜 드로잉 달력을 보셨지요? 한편 홍은동 포방터 시장을 그린 커뮤니티 전시회 또한 언론에서 주목을 받았답니다.('5060감성으로 그린 소소한 서대문 풍경' 기사 바로가기)
이렇게 유능한 강사님을 모신 수업이다보니 늘 수강 신청은 조기 마감,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리는 분들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상반기 '미리 만나기 강좌' 로 열린 이번 겨울 프로그램 가운데 첫 번째로 모셨습니다.
정연석 선생님은 20년 가까이 건축설계를 해온 건축가입니다. 지금은 '그림 그리고 글 쓰는' 프리랜서 작가로, 또 펜 드로잉 화실을 운영하며 제자를 양성하는 일이 본업을 앞지르고 있답니다. 그래서 스스로 이렇게 묻습니다.
대답은 현대 도시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 (Le Corbusier) 의 말을 먼저 전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여행을 할 때, 그리고 건축 회화 조각과 같은 시각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눈으로 보고, 본 것의 고유한 역사 안에서 내부로 들어가기 위하여 데생을 한다. 한 번 연 필로 그려진 것들은 계속해서 삶 속에 남아 있고, 기입되고, 각인된다._르 코르뷔지에"
또 정연석 자신의 언어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정연석의 그림과 함께 떠난 도시 여행은 서울의 '영등포-정동-서촌'을 거쳐 '부산 감천마을'로 이어졌습니다. 펜으로 그린 그림 속에 도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축물 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오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했습니다.
그가 좋은 도시란 "다양한 시간의 켜들이 많이 쌓인 곳"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펜 드로잉 그림 속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2시간 가까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이어진 여행의 마무리. 펜 드로잉을 통해 도시의 구석구석을 만난 여행자 정연석은 이렇게 말합니다.
"특별하지 않은 동네는 없다"
그곳이 어는 곳이든, 누군가의 기억이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펜 드로잉은 그런 '기억이 머무는 풍경'을 기록하는 일이라고.
정연석 선생님의 펜 드로잉 수업은 2019년 상반기에도 계속 됩니다. 곧 찾아옵니다!
지난 강좌 소개 바로가기추억이 담긴 풍경 기억이 머무는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