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또는 한국화 범주에 속하는 민화는 민중에 얽힌 관습적 그림이나 오랜 역사를 통한 민중의 요구에 따라 같은 주제를 되풀이하여 그린 생활화를 말한다.
조선시대 민화는 현세적인 염원을 주제로 시대에 따라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형식에 있어서는 화조도, 설화도, 십장생도 등 정형화된 양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진채의 사용, 형태의 과장, 구성의 반복 등 기법에 있어서도 독자적인 영역을 이루어 나갔다. 민화는 비전문적인 화가나 일반 대중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직업 화가인 도화서(圖畫署)의 화원(畫員)이나 화공(畫工)이 그린 그림을 포함시켜 말하고 있다.
민화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일본인 야나기(柳宗悅)인데, 그는 “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을 위하여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서 구입되는 그림”이라고 정의하였다.
ⓒ 서초50플러스센터
서초50플러스센터에는 이런 민화를 그리는 동아리가 있다. 이경화 회장과 장선용 총무가 이끄는 ‘리본민화’ 동호회는 궁중민화를 그리며 이웃 간의 소통과 상생을 꿈꾸는 커뮤니티이다. 리본민화는 오는 12월 2일 서초50플러스센터 개관 기념행사에서 직접 민화를 그려서 제작하는 컵 받침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인터뷰에 응한 장선용 총무는 “아직은 멤버들이 6명에 불과하지만, 전시회를 통해 우리의 전통 민화를 지역민에게 알리고 지역 커뮤니티에 공헌할 수 있어 흐뭇하다. 향후 서초50플러스센터를 기반으로 우리의 전통 민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라고 했다. 섬세한 붓질을 더하는 서초 ‘리본민화’ 동호회원들의 모습에서 기자는 면면히 이어져 온 민중의 역사적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민화 동호회는 6년 전에 서초구 리본숲 작은 도서관에서 취미반으로 모임을 시작하였고, 2020년 7월에는 서초구 생활문화예술동아리들이 참가한 ‘달빛전시회: 연작(聯作)’에도 참가한 바 있다. ‘달빛전시회’는 서초구 전시 동아리들이 언택트 형식으로 진행한 릴레이 온라인 전시 프로그램이다.
▲ ‘리본민화’ ⓒ 장선용
민화의 작가는 도화서 화원과 화원의 제자에서부터 그림에 재주가 있어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그림을 그렸던 화공 그리고 일반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들은 대개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었다. 민화의 수요자는 왕실·관공서부터 무속(巫俗)·도교·불교·유교의 사당, 사찰·신당, 일반가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회와 대중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전하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민화는 겸재 정선의 금강산도이다. 김홍도나 다른 양식의 작품들도 있지만 겸재 화풍의 작품들이 월등히 많은데 이는 정선의 화풍이 개성적이 뚜렷하고 무명 민화 작가들에게는 따라 그리기 쉬웠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서초50플러스센터
한국 회화사의 주요 소재인 산수·화훼(花卉)·동물·초충(草蟲)·사군자·인물·풍속 같은 회화의 수요는 그림을 특별히 사랑하였던 선조들에게 큰 위안이었다. 나쁜 귀신을 쫓고 경사스러운 일을 맞기를 바라는 대중의 의식에 얽힌 그림, 장생도처럼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기원하는 그림, 집 안팎을 단장하기 위한 그림, 병풍·족자·벽화 같은 일상생활과 직결된 그림이 민화의 주류였다.
민화는 주제에 따라 몇 가지 큰 범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 종교적 민화와 비종교적 민화로 나눌 수 있다. 둘째, 작가와 작풍에 따른 분류로서 도화서 화원, 화원의 제자, 지방 관서의 화공 또는 이들과 버금가는 재주를 지닌 화가들이 그린 도화서 화원풍의 작품과 비전문적인 아마추어, 떠돌이 화공들의 순박하고 유치한 작품으로 나눌 수 있다. 마지막 분류는 화목별(畫目別) 분류이다. 이 분류는 그림의 소재, 즉 화목에 의하여 민화를 분류하는 방법이다. 현전하는 한국 민화의 실상을 파악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 볼 수 있다.
(분류 기준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50+시민기자단 이동신 기자 (ssjameslee@daum.net)